[15988] 제목 : [버터빵] 아우와의 대화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2/09 04:16 읽음 :1163 관련자료 있음(TL) ------------------------------------------------------------------------------ < 1 > " 얌마~!!! " " 왜 형~!" " 너 빨간거 먹으래짜너!! 파란거 먹으면 어떻해~!" " 난 뭐 먹구 싶어 먹었나? 그러는 형은 폭탄 내꺼 먹었자너~!" " 야~! 그건 니가 죽어서 튀어나온거 먹은거 아냐~!" " 하여튼~! 먹은건 먹은거 아냐`!" 쿠구궁~~ " 야~! 너때문에 다 죽었잖아~!!" " 왜 나때문이냐? 형이 정신 못차려 놓구선." " 안돼게꾼. 야 바꿔." 오락을 "라이덴"에서 "철권2"로 바꾼다. 형제는 무시무시하게 모니터를 노려보며 싸운다. 형은 하이아치. 동생은 킹. 그러나 형은 킹의 10연기술에 비참하게 얻어터지고 깨진다. " 야~! 얍삽이 쓰냐..비겁하다." " 형은 얍삽이도 못하자너. " " -_-; 하튼~!" " 억울하면 또 뎀벼." " ...으.. 좋아. 이번엔 퍼펙으로 깨 주게써`!" 그리고 잠시 후 형 퍼펙으로 깨진다. " 나아뿐 놈...한방만 때리게 해 주지..." " 형 어디가?" " 물집 생긴거 터뜨리러 간다!!" " 뭐 오락하다 물집이 잡히냐?" " 니두 몸 비틀면서 해 봐라. 안생기나." " 그래..형이야 오락할때 몸이랑 손이랑 따로 노니까. 쿠쿠..." " 으이구... 동생이라구 하나 있는게 형을 가지고 놀아요." " 쿠쿠... 담에 또 붙어줄께. 물집 나으면." " 그래...." < 2 >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아찔합니다. 전 동생이랑 년년생이에요. 원래 1년차이가 많이 싸운다고 그러죠. 정말..동생이랑 전 어렸을때 원없이 싸웠습니다. 맨날 싸우고 또 말 안하구, 그러다가 또 말 어울리다 또 싸우고. 거의 하루도 안싸우고 지나간 적이 없죠. - 상황 재현 - " ( 잘 놀구 있다가..) 형 근데 방형원의 "개똥벌래" 가사 알아?" " 누구?" " 방형원." " 푸하하하하~! 방형원이 아니구 신형원이야. " " 웃기지 마. 방형원이야." " 어! 이게... 신형원이라니까`!" " 억지쓰지마. 내가 어제두 텔레비에서 봤는데~! 방형원이야`!" " 신형원이라니까~!!! " " ( 분위기 상막해지며) 그럼 내기해~!" " 뭐?" " 이불 100일 깔기." " 정말이지? 너 약속 지켜`!" 잠시후 가요 톱 10이 끊난 후,. " 거봐. 신형원 맞지? 오늘부터 100일 깔어. " " 알았어... 근데 형." " 왜?" " 내 이불만 100일 깔꺼야." " 너 그런게 어딨어!!!!" " 나 이불 100일 깐다는 말만 했지 형 이불까지 100일 깐다는 말은 안했다.머." " 야~! 이 비겁한 놈아~!" " 뭐가 비겁하냐? 내가 말한대로 했는데~!" 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퍽!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당! " 씩 씩 씩 씩~~" " 엄마~ 어어어엉~~~" 거의 뭐..이런식이죠. 말꼬투리 잡고 싸우기, 먹을꺼 같구 싸우기, 비디오테입 누가 빌리나로 싸우기, 텔레비젼 리모콘 가지구 싸우기는 우리 형제의 주특기였습니다. 그날도 한바탕 대판 싸웠어요. 떡볶이에 계란 하나 남은거 먹었다고 그걸 가지고 또 죽여 살려 싸우구 나서 씩씩대다가 골목대장 민형이 형이 나오라 그래서 나갔죠. 우리 동네에 알루미늄 배트를 가진 애가 우리밖에 없었거든요. 하튼 그렇게 둘이 나가서는 전 열이 나서 방망이를 휙 휙 휘두르며 배팅 연습을 했죠. 그런데 막 휘두르다가 갑자기 뭐가 뿌악~! 제 동생이었어요. < 3 > " 야! 괜찮어? 야....동생아... 야... 정신 차려... 응?" " 야...너 동생 죽었나봐..." " 야~! 일어나 봐~! 야~.......엉엉엉엉..." 동네 애들은 슬금 슬금 하나둘씩 들어가버렸습니다. 남은건 정신을 잃은 체 넘어진 제 동생과 숨이 막히게 울고있는 저 밖에는. " 동생아..엉엉엉.... 엉엉엉..." " 엉엉....앞으로 떡볶이 계란 니 다 먹어도 좋으니깐 일어나라..응?......엉엉엉.." " 끅 끅... 엉엉엉..." 그렇게 계속 울고있으려니까 무슨 소리가 들리더군요. " ,........혀엉....." " 어? 야~! 야~!! 너 살았구나`~!!!! " " ...혀엉....." " 왜? 말해봐. 왜?" " ...계란.... 내가 먹어서.... 미...안... 해 " " ... 엉엉엉... 아냐...엉엉엉...내가 미안해..엉엉엉..." 그러고 한참을 우는데 엄마가 시장갔다가 오시더군요. 그리고 제 동생은 바고 병원으로 갔는데 다행히도 아무런 이상도 없다고 하더군요. 돌머리였던가 봐요. -_-; 하튼 그 날 이후로 저흰 참 잘 지냈죠. 전 동생한테 미안해서 잘 해주구... 동생도 제가 잘 하니까 또 잘 따르구. 쿠쿠쿠쿠..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년년생인데. 한 1달 그렇게 못가고 또 싸우기 시작했어요. " 야`~!!! " < 4 > 이젠 저도, 제 동생도 대학생이 되었어요. 이젠 싸우기 위해 얼굴 맞댈 시간조차 없죠. 가끔 어쩌다 얼굴이나 마주치고, 밥먹을때나 마주치고. 어쩔때 보면 옛날이 그립기도 합니다. 그 때는 우리는 싸우느라고 하루동일 같이 있을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요즘도 장난처럼 그렇게 싸우긴 하죠. 그러다가 서로 피식 웃고 그냥 말지만. 이젠 저도 제 동생을 정말 아끼고, 동생도 절 형대접 해주려 한답니다. 언젠가 동생 친구가 우리집 와서 술먹을때 저보구 그러더군요. 제가 대학 떨어진 날, 얘가 집에 전화걸구 와서는 자기 자리에서 한 10분 동안을 울었다구. 그렇게 우는 거 본 거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구. 그런데 전 그걸로 뭐 고맙다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저도 제 동생이 그랬다면 10분 아니라 1시간을 울수 있으니까요. 지금 퍼져 자고 있는 동생놈은 제가 이런 글 쓰는 줄도 모를 껍니다. " 야! 이불 덮구 자!" " 왜 불 켜 놓구 그래~! 나 자지도 못하게`!" " 알았어. 미안하니까, 그냥 자라. 응?" " 그래. 그럼 형 잘자..." " 그래. 잘 자라..." 잘 자라... 내 동생아. 짜식. < 끝 > [15490] 제목 : [버터빵] 사랑예감? 키스예감!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2/06 13:26 읽음 :1619 관련자료 없음 ------------------------------------------------------------------------------ < 1 > " 야, 그러니까 야그를 종합해 볼때, 니가 200일이 넘었는데도 아직 손도 한 번 못잡아 봤다, 이것이냐 시방? " " 그래. 나두 미치겠어... 으.... " " 딴 남자애들은 네댓번 만나고 나면 그냥 손 잡는다든디 니 친구는 뭐하는거냐? " " 글쎄말야.... 그렇다고 내가 먼저 잡기도 좀 그렇잖아...나도 어디서 몇시에 어떤 상황으로 잡을껀지도 다 생각까지 해 봤는데, 그래도 안잡히는 걸 어쩌라구.." " 니 남자친구 같은 애를 쑥맥이라 하는기다. 그냥 콱 잡아뿌리면 되는데 뭘 그리 이러코롬 발발떠냐? " " 글쎄말야... 얘가 워낙 그래서....." " 으이구.... 그냥 나 같으면 가시나고 사내고 맘 있으면 콱 잡아뿌리겠구만. 생각해 봐라. 남자애가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갸도 니 쪽팔리는 건 알틴데 설마 손 빼겄냐. 그냥 콱 잡아뿌려라. " " ....에이, 모르겠다! 그래. 하튼 고맙다. 잘 있어. 잘 살구." " 니 내 서울 올라갔을때도 아직 손 못잡으면 내 손에 죽는다 카이. 꼭 성공하기라. 알았재? 그럼 니도 잘 살아라잉. " 뚜뚜뚜뚜... 그래요.. 제 남자친구는 쑥맥이랍니다. 손도 못잡는 쑥맥. 우리 만난지도 벌써 200일이 넘어가요. 다른 여자애들은 뭐 만난지 일주일 만에 손을 잡았다느니, 어떤 애는 또 한달만에 키스를 했다느니 그러고 다니는데 우리는 아직 손도 못잡았으니... 여자들끼리는 둘 셋이 뭉쳐가면 항상 팔짱 끼구 가거나 손 잡고 다니거든요. 그래서 그게 뒤게 익숙한데, 얘랑 걸어다니면 좀 불편해요. 따뜻하게 손 잡고 다니면 더 좋을텐데 얘는 제 손에 뭐가 묻었는지 걷다가도 손이 맞닿으면 흠칫 뮈에 놀란 강아지처럼 손을 떼곤 하지요. 도대체 내 맘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좀 이상하죠? 여자인 제가 먼저 손잡고 싶어서 이러는거. 근데 뭐..남자나 여자나 다 똑같아요. 그리구 손 잡으면 서로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잖아요. 따뜻하다는거... 그것 때문에 연애하는 지도 모르구요. 푸훗. 그래요. 아직은 연애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요. 제가 얘랑 어떻게 만났냐 하면요, < 2 > 그게 언제였더라, 아, 마져. 그날 전 무지 속상한 날이었어요. 대학에 들어오구 나서 처음으로 그 파마티켓인가 뭔가 받아서는 파마를 했거든요. 그냥 심하게 할 껀 아니구 약간만 웨이브 진 머리루 할려구 그랬는데, 이 아줌마가 " 학상은 머리결이 좋아서 그냥 웨이브 하는 것 보다 이게 나을틴데." 하면서 뭘 막 하더니,...세상에. 끝나고 거울 보구 전 정말 울고 싶었어요. 완전히 아줌마 머리.. 그 있잖아요. 뽀끌뽀글 파마라구. 정말 전 죽고 싶었다구요. 그 머리로 이제 미팅이고 소개팅이고 뭘 하겠어요. 뭐 돈내고 다시 파마 풀러도 되지만 그럼 머리결이 정말로 엉망 된다는 얘기도 있구, 스크레이트 파마를 또 하자니 돈이 너무 아깝구... 그냥 매일 머리 세네번씩 감는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그 슬픈 머리를 하구 친구들이랑 재잘거리며 민주떡볶이로 공강시간에 떡볶이 먹으러 갔어요. 뭐 벌써 미팅을 10번도 넘게 했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자랑을 하는 희진이한테 " 그럼 니가 한 턱 내라~!!" 하고 압력을 가해 온 거죠. 부러웠어요. 전.. 뭐니뭐니 해도 일단은 이 머리 때문에... 하여튼 맛있게 그 많은 떡볶이를 먹고 있다가, 냅킨이 모자라서 전 주방쪽에 걸려있는 냅킨을 가지러 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저보구 말하는 소리가 들렸죠어. " 아줌마~ 여기 떡볶이 1000원어치만 주세요`~" 아줌마? 아줌마? 나? 나? 그렇지 않아도 머리때문에 온갖 스트레스를 덤탱이로 받고 있는데 아줌마? 전 정말 참을 수 없었다구요!! " 야~!!!!!!!!!!!!!! 니 눈엔 내가 아줌마로 보여어~!!!!! 꺅~~~!!" 순간, 얼마 되지도 않는 민주떡볶이 의자에 몸을 비집고 떡볶이를 먹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저한테 집중됐구, 전 너무 열을 받아서 계속 씩씩 댔어요. 그 동안 쌓인게 그냥 다 튀어나왔나봐요. 그러구 저한테 말을 한 남자애를 보니까 완전히 얼굴이 벌겋게 되서는... 저보다 더하드라구요. 그러더니 쭈삣 쭈삣 와서 한다는 말이, " 죄송해요, 아줌마. " .......... 푸.....그날처럼 제가 열받은 날도 없을꺼에요. 하튼 그러구 나서 그 남자애는 우리 떡볶이까지 다 사주구서는 그래도 미안해서 계속 우리 뒤를 줄레줄레 따라오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렇게 따라오지 말구, 우리 목마르니까 커피나 사 달라구. 그때부터 친해졌어요, 우린. 참 별나게 만났죠? < 3 > 별나게 만났으면 별난 일도 많아야 할텐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저만 만나면 얘는 항상 얼굴이 귀까지 빨개져요. 아직도. 내가 왜 그렇게 빨개지냐고 물었더니 자기도 모른대요. 그냥 날 제대로 쳐다 볼 수도 없대요. 우린 꼭 보통 연애하는 남자 여자가 바뀐것 같답니다. 제가 어디 가자고 끌고 가구, 어디 가서도 제가 음식 다 시키구, 얘는 그냥 빙글 빙글 웃고만 있구. 그래도 뭐... 왜 좋은진 모르지만 하튼 서로 좋은건 확실하니까요. 그날, 서로 전화통 잡고 1시간 넘게 처음으로 얘기한 날, 제가 전화 끊기전에 " 야, 너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지금 해봐. 내가 다 들어줄테니." 그랬어요. 뭐 나올 말이야 그냥 뻔한거니까. 그랬더니 얘가 한 30분 동안을 아무 말도 못하구 머뭇 머뭇 대다가 기껏 한다는 말이, " 저기.... 있잖아.... ..........나...... 좋아해~!" 하구는 그냥 콱 끊어버리더라구요. 전 그날 얼마나 웃었던지. 그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려구 30분 동안 속을 태우고 태우다가 그냥 소리 콱 지르는 얘 얼굴이 생각나서.... 푸후후훗~ 저도 참 좋아해요. 정말루요. 그래두.. 아직 손도 못잡았는데 우린 애인사이인지, 그냥 친한 친구사이인지 저도 가끔씩은 헤깔린다니까요. 그런데,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 4 > 제가 친한 여자애들이 5명이 있는데요, 아직 얘네가 짝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얘한테 얘네 과 남자애들 몇명이랑 같이 방학때 여행을 가자고 그랬죠. 그때도 얘는 꽤나 쭈삣거리더니 제가 하두 졸라대니까 그러겠다고 그러더군요. 우리 여자애들 4명, 얘네 남자애들 4명, 그렇게 8명은 밤 기차를 타고 동해로 갔어요. 한번 답답한 서울을 벗어나구두 싶었구, 바다도 보고 싶었구요. 바다... 좋잖아요. 그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본다면 더. 그렇게 5시간정도를 달려서 우린 정동진이라는데 도착했어요. 아세요? 그 모래시계에서 고현정이 소나무 옆에서 서 있던 장면. 그 소나무가 여기 정동진 역에 있는 소나무래요. 이름도 뭐 고현정 소나무래나. 하튼 그 소나무 밑에서 사진도 찍고 그 밑의 바다 내려가서 걷기도 하고 그렇게 한참을 밖에서 놀았죠. 겨울 바다라서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또 아니더라구요. 여기 저기 커플들이 많이 왔는데, 서로 손 잡고 막 달려가는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 얘는 정말 나 손도 안잡아 줄껀가.. 그리구 나서 한참 있다 잡아놓은 민박에 짐을 풀고는 남자애들은 밥을 하라구 시키구 우리 여자애들은 방에서 " 사랑한다면"을 보고 있었죠. 원래 엠티 오면 밥은 남자들이 하는 거라구 그랬더니 그냥 군말 않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그 누룽지 밥과 소금덩어리 국을 먹구 나서 우린 게임을 했어요. 뭐냐 하면 이중 모션을 하다가 걸리는 남자와 여자가 쪽지에 적혀있는 벌칙을 하는 게임이었어요. 그렇게 게임을 막 하다가... 실은 제가 게임을 정말 잘 하거든요.근데 그날따라 왠지 얘가 너무 신경쓰여서 그랬는지 걸리고 말았는데, 하필 남자가 얘가 아니고 그 4명중에 제일 짖궂은 한철이랑 걸린 거에요. 그래서 조마조마하게 벌칙이 뭘까 하고 있었는데.....정말...왜 그 벌칙이... " 두 남녀는 서로 뽀뽀! 하세요." 이거 분명히 여자애들이 저랑 걔랑 뽀뽀하는 거 볼려구 만들어 놓은 거 같은데, 하필 걔가 아니고 한철이라니.. 다른 애들도 그냥 어쩔줄 모르고 있는데, 갑자기 한철이가 절 콱 안더니 제 입술에 키스를 하는 거였어요. 아직 한번도 남한테 안 준 입술인데, ... 전 정말 울고싶었다구요. 그래서 확 밀치려고 그러는데, 퍼억~! 제가 밀치기도 전에 누군가 갑자기 달려나와서 한철이를 때려눕히더라구요. 누군가 봤더니...세상에. 얘였어요. 그 쑥맥이.. 얼굴이 벌게져가꾸선 계속 씩씩대고 있다라구요. 그러더니 " 한철이 너 사과해. " " 야, 장난인데 왜그래 너!" " 사과해. 사과하라구! " " 알았어 그래. 미안하다구. 미안해. 됐냐?" 그러더니 얘는 그냥 밖으로 휙 뛰쳐나가 버리더군요. 한철이는 아직도 어이가 없는지 그냥 멍하니 바닥에 앉아있었구요. 저도 얘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했을까 이해가 안가는 상태로 그냥 정신 없이 서 있었어요. 그래도 여차 저차 해서 그냥 그렇게 놀구 나서 잠을 자려는데, 아까 나갔던 얘가 조용히 절 부르더군요. 그러더니 절 끌고 간 곳은 아까 정동진 역의 고현정 소나무였어요. " 야, 추워. 왜 여기까지 온 거야? " " ... 민정아. 너...." " 알아알아. 그냥 그거 한철이가 장난 한건데 뭘 그렇게 신경쓰니? 그냥 됐어." " 그게 아냐. ..너 지금까지 내가 손도 안잡아줬다고 나 원망했지?" " 어.....야... 너 왜그래..." " 그게..난 이렇게 생각했었어. 다른 커플들이 깨지는 걸 보니까 너무 육체적인 관계가 빨리 나가서 깨지는 것 같더라구. 정신적인 친한 정도보다 육체적인게 너무 앞서나가서. 난 그러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최대한 진도를 늦추려고 했던거야. 널 정말로 좋아하니까." " 너....." " 민정아.... 사.랑.해." 그날 우린 고현정 소나무 아래서 진한 키스씬을 찍었어요. 전 얘가 이렇게 멋진 남자였는 줄 몰랐답니다. 참 저도 바보 같죠. 하여튼... 전 그렇게 얘랑 첫 키스를 했어요.. 아직도 그때 파도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요. 쏴아아~ 쏴아아... 쪽~ < 끝 > [15267] 제목 : [버터빵] 미스터 초밥왕 - 제 2 부 -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2/05 04:09 읽음 :1063 관련자료 없음 ------------------------------------------------------------------------------ - 제 2 부 - 새우 초밥의 비밀 드디어 봉초밥에 오게 된 우리의 마시따! 그러나 견습생이 되기 위한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길. 과연 마시따는 겐세이와의 한판 승부에서 승리할 것인가? 원래 내용상 당연히 승리하리라 생각하신 분이 있다면 그건...음...에...또..... 몰라몰라. 하튼, 우리의 마시따에게 격려의 박수를~!! ( 지금은 새벽 3시. 통신인에게 3시는 단지 초저녁일 뿐이지만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새벽 3시로 적는 버터빵을 이쁘게 보시고 부디 행복 한웅큼만 적선하옵소서.) 마시따: ( 새우 352마리와 초밥 842공기를 마구 주무르고 있다) 에이, 이것도 아냐! 아냐! 이것도! 으...아냐아냐! 안돼! 새우초밥! 아 니가 니가 니가 뭔데 도대체 니가뭔데 왜그래 니가 뭔데! ( 갑자기 슬그머니 겐세이 나타난다.) 겐세이: 야! 너 뭐하냐? 마시따: 아, 겐세이 형님. 지금 승부를 위해 새우 초밥을 연습하고 있었어요. 겐세이: 승부? 니랑 나랑 승부라고 할만한게 되냐? 그냥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 그냥 지금 그냥 시골로 내려가는게 어때? 마시따: 그건 절대 안됩니다!(불끈) 절대로! 겐세이: 왜? 마시따: 차비가 없습니다! 겐세이: -_-; 너도 만만치 않어.. 근데 너 지금 새우초밥 연습하는데 왜 새우는 안보이냐? 마시따: 어? 이게 새우잖아요. 여기 전부 새우인데.. 겐세이: 이런 바보! 그게 새우냠마! 그건 슈림프라고 하는거야. 그래가지고 나한테 이기겠다고? 푸하하하~!! 마시따: 어? 이거 새우 아녜요? 겐세이: 그램마. 슈림프라는 거다. 새우랑 슈림프랑 다른 것도 모르는게 어디서 초밥을 말하니? 포기해 포기! 마시따: ...이게 새우가 아니란 말야.... ? ( 이때 소정 화장실에 가는 도중 둘을 목격한다.) 소정: 아흐.....으.... 아까 몰래 먹은 생선이... 으..... 잉? 니네 거기서 뭐하냐? 마시따: 어? 소정아저씨 안녕하세요? 겐세이: 소정형님, 큰 절 받으십쇼. 소정: 왠 큰절이냐? 겐세이: 그냥요. 형님이 멋있게 보여서요. 소정: 흠..뭐..내가..좀 멋있지 ...큼큼... 마시따: 저기 근데요, 소정아저씨. 여기 슈림프 말고 새우는 없나요? 소정: 뭐? 새우? 니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게 새우 아니냐? 마시따: 어? 이건 겐세이 형님이 새우가 아니구 슈림프라구 그러시던데. 소정: 겐세이 너!!!! 또 겐세이 놨구나! 어떤지 나한테 큰 절을 하더라니... 이런 우라마시에 쫑으로 겐세이를 놀 놈!! 겐세이: 아앗! 들켰다..... 그럼 다음 이시간에 또. ( 후다닥!) 소정: 저놈 도망가는 건 꼭 검은별이랑 똑같구만. 바베크 형사는 언제나 올까... 세상을 조롱하는 검은별이라 해도 언젠가는 잡히고야 말 꺼야! 마시따: -_-; 저기..아까 화장실 간다고 그러시지 않으셨어요? 소정: ...그것이...에...... 뿌지직! .......음.... 이제 필요 없어.. ( 엉금엉금) 마시따: ........ ( 밤은 깊어만 가는데 마시따 여전히 새우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마시따: 어떻게 해야 맛있을까... 그냥 새우만으로는 평범한 새우초밥밖에는 만들 수 없어. 어떻게....과연 어떻게... 이러다 차비도 없이 쫏겨가면 아빠 그 큰 손으로 맞을텐데... 손...손? 손! 그래!!!! 손이야!!!! ( 다음날 아침 ) 사장: ( 하아푸움~~) 야!! 소정: 넹? 사장: 호 나는 대관령이 좋아...... 모두들: -_-; 만만치 않어요.. 사장: ( 쪽팔림을 둘러대기 위해) 큼큼... 자, 너희 둘 준비는 다 되었겠지? 겐세이, 마시따: 넹넹! 사장: 그럼 이제 시작해 보거라. 요이, 땅! ( 겐세이, 갑자기 무슨 톱밥 안에서 살아있는 새우를 꺼낸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녹색 광채의 보석같은 것을 주르륵 꺼내 놓는다.) 소정: 아니, 저것은! 사장: 어? 소정이 너 저거 아니? 소정: .....몰르는디유.. 사장: 이런 문딩자식. 저건 바로 "따시새우"라고 오오츠크해 연안의 깊은 바다와는 상관 없는 우리나라의 해변에서 잡은 새우지. 어떻게 저 새우를 구했을까... 그보다도 놀라운 건 저 녹색 보석같은 것!!! 소정: 저건 뭔디유? 사장: 이런 Munding2's son! 저건 "따시새우"의 알이야. 신선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저 알들은 다 색깔이 변하는 데 과연 저 새우알을 어떻게... 놀랍군. 그런데 마시따는 뭘 하지? 소정: 잉? 마시따 이놈 지금 어디 간겨? 사장: 아니, 지금 자리에 없단 말야? 도망쳤나? 이런..내 사람 잘못봤군. ( 이때 마시따 뛰어 들어온다.) 마시따: 죄송해요. 잠깐 이걸 사러 가느라고.. 소정: 이게 뭔데? 마시따: 후훗~ 그건 저만의 비~밀이에요~ 소정, 사장: 우욱.....( 징그러움에 치를 떤다) ( 시간은 흐르고....) 사장: 이제 그만! 선수들 제자리에! 마시따, 겐세이: 잠시만 시간을 더.... 사장: 초밥 하나 만드는데 6시간 줬으면 됐지 뭘 더 바래? 그만! 마시따, 겐세이: 크흑, 분하다. 시간만 좀 더 있었어도.. ( 사장 앞으로 나와 시식한다. 우선 겐세이 것 부터.) 사장: ( 와구와구) ....오오오오오옷~!! 이 맛은~!!! "따시새우" 와 알이 이렇게 조화로운 맛을 내다니! 혀 끝에서 감도는 새우알의 짭짤한 풍미와 함께 신선한 "따시새우"의 육질 가득한 새우 내음새가 입안 전체를 바다향기로 채워주는군!! 아주 맛있다! 마시따: 넹? 부르셨어요? 사장: -_-; 너 말구.. 하튼 기가 막히군. 겐세이, 이 새우는 어디서 구했나? 겐세이: 저희 어머님이 해녀입니다. 이번 승부를 위해 고향에서 여기까지.....흑... 사장: 음...근데 하룻만에 연락이 되었단 말이냐? 거기다 이 알은 과연 어떻게 된 것인지.. 이 알은 3시간만 지나도 색깔이 변색되는데 이건 정말... 어떻게 된거냐? 소정: 어? 사장님, 여기 제 애완 새우 못보셨어요? 사장: 못봤는데? 니 애완 새우가 어디 갔니? 소정: 네. 여기 임신한 새우가 한마리 있었는데....이상하다.. 사장: 뭐 설마 겐세이가 훔쳐갔겠어? 겐세이: ( 흠칫! ) ..... 그럼요, 절대로 그건 제가 어제 밤 4시에 몰래 나와 뜰채로 건져서 훔쳐간 것이 아닙니다. 그럼요. 사장: 오호... 그렇군. 하튼 굉장한 맛이었다. 자, 이번엔 그럼 마시따 것을 볼까? ( 마시따의 초밥을 본다. 별 특색이 없이 그냥 밥에 새우가 얹혀져 있다. 그러나 특이한 것은 밥에 검은 알갱이가 섞여 있다는 것. ) 사장: ( 덥썩 덥썩) ......잉? 아니...이럴수가... 소정: 왜요? 사장: ....이 맛은.... 마치 입 안 전체를 한마리 새우가 퍼덕이며 헤엄치고 있는 느낌.. 어떻게 이런 맛을... 오오오오옷~!!! 거기다 이 씹히는 맛 하며.. 어떻게 이런 바삭바삭한 맛을... 마시따, 이 맛의 비밀은 뭐지? 마시따: 이 맛의 비밀은.... (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짜안~!) 마시따: 새우깡입니다! 모두들: 오옷~! 마시따: 아까 뛰어나가서 새우깡을 사 온 거였어요. 그 새우깡을 잘게 빻아서 밥이랑 같이 섞은 거죠. 그럼으로서 밥에도 새우의 풍미를 가미하면서 동시에 바삭한 맛까지 넣게 된 겁니다. 그리고 검은 색을 내기 위해 오징어 먹물 새우깡( 500원. 비싸다..흑..T_T;)을 썼구요. 사장: 오....대단하군. 어떻게 그런 생각을... 마시따: 어제 연습하다가 우리 아빠 손 생각이 났어요. 손이 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어른 손 아이손 자꾸만 손이가. 언제든지 즐겨요 어디서나 맛있게. 누구든지 즐겨요~ 모두들: 농* 새우깡~! 마시따: 스낵은 농*~! 사장: -_-; 마시따 너도 만만치 않어... 하튼 둘의 대결 정말 훌륭했다. 겐세이의 "따시새우" 초밥과 마시따의 " 새우깡" 초밥... 그럼 이 둘의 승자는~! 자 , 과연 이 불꽃튀는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그 결과는 다음 이 시간에..... 죄송합니다. 저도 연재 만화 흉내 좀 내 봤슴다. 꼭 재밌는데서 끊더군요. 벅벅~ to be continued... 추신: 이 글은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만화를 패러디 한 것입니다. 만화책을 보시고 보면 더 재미있습니당.~~아 초밥 먹구 싶어~ [15244] 제목 : [버터빵] 미스터 초밥왕 - 제 1 부-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2/05 01:20 읽음 :1008 관련자료 없음 ------------------------------------------------------------------------------ - 제 1 부 - 마시따, 봉초밥에 오다. 여기는 동경의 어느 골목. 이 골목에는 세월의 유구한 흐름을 꿋꿋이 이겨내고 ( 음..머찐 표현이군..흐뭇~) 120년동안 초밥을 만들어온 동경 최고의 초밥집 봉초밥이 있는 곳이다. 이 봉초밥의 문을 세끼다치 현의 어느 초밥 요리사의 아들인 " 겐자히 마시따" 가 밀고 들어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짜안~~ 마시따: ( 문을 드르륵 열며 ) 아리가또 고자히마스데~~ 소정: 아리가또~ 마시따: ...... 소정: ...... 버터빵: ..... 죄송합니다. 한글로 하겠습니다. -_-; 마시따: 안녕하세요? 여기가 봉초밥입니까? 소정: 네, 그런데 어떻게 오셨는지? 마시따: 네.... 죄송합니다만.... 소정: 화장실은 이 열쇠로 따고 들어가세요. 마시따: 아니..그런게 아니고...저 여기 사장님을 뵐 수 있을까요? 소정: 왜요? 마시따: 저..일단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소정: 흠... 그러시죠 그럼. 그런데 아직 사장님이 나가셔서 안들어 오셨으니 여기 잠깐 앉아서 기라디리죠. 마시따: 넹넹~~ ( 마시따 의자에 앉는다.) 소정: 꼭 사장님을 뵙고 말씀드려야 합니까? 마시따: 네... 제겐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서요. 소정: 네.. 근데 너 나이 몇살? 마시따: 16살인데요. 소정: 쓰... 그럼 나 지금부터 말 놀께롱. 마시따: 넹.. 근데 왜 갑자기 사투리를? 소정: 난 말 놓으면 사투리 나온당께롱. 그것보다, 니 기다리기 심심한데 내가 만든 초밥 한 번 먹어볼텨? 마시따: 돈 없는데요.. 소정: 그냥 줄텡께 한 번 먹어봐. 잉? ( 소정, 초밥을 만든다. 한손으로 초밥을 쥐고 한 손으로 생선을 잡은 다음 단 1435번만의 손놀림으로 초밥을 완성한다.) 마시따: 오오오오옷~! 단 1435번 만에~!! 소정: 일단 맛이나 보랑께롱. 마시따: ( 한 입 베어문다.) 오오오~ 이 입안 가득 풍기는 향취와 혀 끝에 맴도는 진한 생선 뱃살의 내음새, 그리고 한알 한알 부스러지듯 입 안에서 뒹구는 초밥의 맛과 생선과의 조화로운 어울림~!!! 소정: 맛있재? 마시따: 네..정말 맛있네요. 그런데 이 초밥에는 문제점이 있어요. 소정: 뭐시기? 내 초밥에 무신? 그럴리 없당께롱. 마시따: 이 초밥 위에 있는 생선은 얼렸다 녹힌 생선이죠? 소정: 오오오오옷~!!!! 네가 그걸 어떻게? 마시따: .......그건.......별들에게 물어봐.... ( 갑자기 봉 초밥 전체에 싸늘한 한기가 돌며 생선들이 추위에 몸부림을 친다. 아이 추워~) ( 이때 문이 열리며 사장님이 들어온다.) 소정: 아리가또~ 사장: 아리가 또!? 아리가 또 무슨 짓을 했길래? 소정: -_-; 사장님도 만만치 않아요... 사장: ( 썰렁함을 극복하려 말을 돌린다 ) 음... 그런데 내가 들어오다 들으니 이 소년이 네 초밥의 잘못된 점을 정확히 지적하더구나. 아마도 이 소년은 얼렸다 녹힌 생선은 그 씹는 맛이 줄어들고 생선에 윤기가 사라지는 것을 알고 있던 것 같다. 그렇지? 마시따: ( 화들짝.) 네? .... 저기...그것이.. 사장: 우허허허`! 이렇게 겸손하다니~! 소정이가 기가 죽을까봐 얘기를 안한 것이로구나. 그렇지? 마시따: ( 우물쭈물 ) ...그....아...으...... 사장: 우헛헛헛~! 설마 그렇다고 찍은 것은 아닐테고.. 마시따: ( 흠칫~!) 소정: 야, 근데 너 사장님한테 드릴 얘기가 있다면서? 마시따: 아, ...저..사장님. 부탁이 있습니다. 저.... 가능하다면...절 여기 견습생으로 써 주십시오. 사장: 아니 왜? 마시따: 전 세찌구치 현의 어느 small 초밥 요리집을 운영하시는 아버지의 장모님의 딸의 남편의 부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리하야 무럭 무럭 grow하던 중, 저희 아버지 초밥집 side에 " 세시 초밥"이라는 큰 초밥집이 생기며 그만 저희 집은 단골을 모두 stolen당하고 말았습니다. 그 초밥집이 모든 선박을 매수해 버리는 술수를 썼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 복수를 하기위해 최고의 cooker가 되어 아버지께 돌아갈 껍니다. 주) small: a, 작은, 좁은, 시시한, 인색한. stolen: v,steal의 과거분사. 훔치다. 도루하다. grow: vi, 성장하다, 강해지다, 점점 .. 하다. side: n, 쪽, 겉, 변두리, 옆구리. cooker: n, 요리도구, 요리에 알맞은 과일. 사장: 음...그러니까 넌 세찌구치 현의 어느 인색한 초밥 요리집을 운영하시는 아버님의 아들로 아들로 태어나 무럭 무럭 강해지던 중, 너희 아버지 초밥집 옆구리에 " 세시 초밥"이라는 큰 초밥집이 생기며 그만 너희 집은 단골을 모두 도루당하고 말았기 때문에 복수를 하기위해 최고의 요리에 알맞은 과일이 되어 아버지께 돌아갈 꺼다, 이거지? 이익훈: 안녕하십니까? 이익훈입니다. 여기 보시면 마시따가 요리사란 단어로 cooker를 사용했는데요,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cooker에는 요리 기구의 뜻이 있을뿐 요리사라는 뜻으로는 cook을 써야 옳습니다. 그럼 저희 어학원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영어 배우실 분 손들어 보세...퍼억~! 마시따: 네...하튼 그런 겁니다. 사장: 음...네 사정은 알겠다. 그러나 우리 초밥집에 그리 쉽게 들어오지는 못해. 네 실력을 우선 보아야 겠다. 얘~ 겐세이야~ ( 주방에서 날카롭고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사람이 뛰어나온다.) 겐세이: 네? 왜요? 사장: 마시따야, 얘는 " 다시또 겐세이"다. 우리 봉초밥에 3년간 근무한 견습생이지. 이 견습생과 겨루어 이기면 내 너를 견습생으로 채용하마. 마시따: 네? 정말이요? 겐세이: 사장님.. 저런 꼬맹이와 무슨.. 사장: 쓰... 조용히 해! 우선 너희에게 과제를 줄테니 내일까지 이 초밥을 만들어 승부를 내기로 한다. 과제는... ( 꿀꺽... ) 사장: 새. 우. 초. 밥이다. 소정: 허억~! 그 어려운 초밥을.. 사장: 내일까지 이 초밥을 완성하여 내 앞에 보여라. 내가 시식하여 더 맛있는 초밥을 만든 사람을 승자로 하겠다. 이겨도 상금은 없다. 지면 ...쪽팔릴꺼다. 알았지? 겐세이: 사장님.. 그런게 ... 사장: 쓰... 승부는 내일까지~! 그럼 이만. /p 이제 승부는 시작되었다. " 겐자히 마시따" 와 " 다시또 겐세이"의 불꽃같은 대결~! 기대하시라~! to be contnued.. 추신: 전에 올리던 "라면의 황제가 되자"는 당분간 쉬겠습니다. 제게 하루에도 몇통씩 라면을 어떻게 끓이냐는 편지가 옵니다. 그런데 제가 이 편지에 전부 자세히 답장을 드릴수가 없어요.... 시간이 지나 제가 정말 라면의 황제가 되면 그때 다시 연재하겠습니다. 그동안 기다리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꾸뻑. 메일 주신 분들 죄송해요. 답장 못드려서.....이 자리에서 사과드릴께요.. 추신2: 이 글은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만화를 패러디 한 것입니다. 만화도 재미있으니 한 번 보세용~~ [14303] 제목 : [버터빵] 나도 웃기고 싶다~!!!!!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31 01:04 읽음 :1050 관련자료 없음 ------------------------------------------------------------------------------ < 1 > " 애들아 ~ 내가 오늘 무지 재미난 얘기 해 줄께." " 뭔데? " " 응. 이짜나, 코끼리가 개미들을 잘못해서 왕창 밟아 죽인 일이 생겼대. 그래서 개미들이 열받아가꾸 코끼리 죽이러 백만마리가 출동한거야. 근데 코끼리가 걸어가다가 50만마리를 죽이고, 뒷걸음치다가 40만 마리가 죽었대. 그래서 남은 개미들이 전부 도망갈라구 그러는데 개미 대장이 코끼리 목으로 올라가더니 개미들보고 뭐라구 그랬게?" " 몰라.. " " 개미들아 도망가지 마라! 내가 지금 코끼리 목을 조르고 있다!" ..... " 웃기지? 웃기지? 그지?" " ... 하나두 안우껴." " 정...말?" " 응." " 미안해....-_-;" " 근데.. 이거 원래 뒤게 재밌는 얘긴데 니가 하니까 재미 하나두 없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던 7월의 어느 여름날, 운동회 연습을 하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짝궁에게서 들은 " 넌 재미 없어." 라는 말은 제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버렸습니다. 난 재미 없나봐... < 2 > 왜 재미가 없는 것일까. 왜 난 다른 사람을 웃기지 못하는 것일까. 중학교 시절,우리 반엔 매일 돌아가며 짝을 바꾸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에서 제일 이쁜 미영이의 짝이 되던날, 전 친구들에게 떡볶이를 사주며 물어 물어 가장 재미있다는 얘기를 구해들었습니다. " 미영아? " " 왜? " " 저기..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께." " 해 봐." " 응...있잖아.. 미국에서 자전거 제일 못타는 사람 이름이 뭔지 아니?" " 몰라. 뭔데? " " 응..그건.... 못타싸이클!" " ...근데?" " 응? 근데라니?" " 웃긴 얘기 해 준대메." " 응...방금 전에 한 게 웃긴 얘긴데...." " 뭐야. 난 또 기대했더니. 하나두 안우껴. 너 정말 썰렁하다." "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전 웃긴 얘기를 하면 항상 미안하다는 말로 뒷마무리를 하곤 했습니다. 아무리 재밌는 얘기를 해도 제가 하면 어느새 심각한 얘기가 되어버리고, 아무리 웃기는 얘기를 해도 제가하면 모두들 언제 웃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절 말뚱말뚱 쳐다보기 일쑤였습니다. 어떤 애들은 말만 하면 다들 웃는데 왜 나는 안웃긴 걸까. 왜. 왜. 그리고 결국 전 결심했습니다. 이번 학예회때 애들을 꼭 웃기고 말겠노라고. < 3 > " 아~!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있어도 유리병 없이는 못마십니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닭다리 뜯고 삐약삐약~! 울레울레 울랄라~~!" 그 시절 한창 인기를 끌던 이경규의 눈 돌아가는 거나 배추머리 김병조의 " 지구를 떠나거라아~" 는 제게 너무 벅찬 거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코미디를 찾다 찾다 우연히 옛날에 녹화해 둔 " 웃으면 복이와요" 에서 서영춘씨가 하던 코미디를 보았을 때 전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그 날부터 전 한달간을 하루도 안빠지고 비디오를 돌려보고 또 보며 거울 앞에서 연습했습니다. 단지 아이들을 한번만이라도 웃겨 볼 수 있다면 좋아. 난 웃길 수 있어. 난 할 수 있어. 엄마가 화장실 거울 앞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그렇게 잔소리를 하셔도 전 오로지 웃겨보겠다는 신념으로 꿋꿋이 연습했습니다. 학예회날. 원래 중학교에선 학예회같은건 안하지만 저희 학교에선 남녀 공학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종업식 전날 담임선생님의 허락하에 꼭 학예회를 하곤 했습니다. 이때 자기 장기를 잘 보이면 가끔은 누군가 초코렛을 주기도 하고 책상서랍안에 편지도 들어있고 그래서 이날엔 모두들 뭐든지 시선을 끌어보려고 열심이었습니다. " 푸하하하~!! 너무 웃겨~~!! 야~! 우하하하하`!!" 우리반에서 제일 웃기다는 종범이의 "품바춤"이 끝나고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전 한껏 마음을 다져먹고 책상을 모아 만든 무대로 올라갔습니다. " 자~~! 여러분~! 여기를 주목하세요~! 아~~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있어도 유리병 없이는 못마십니다~!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닭다리 뜯고 삐약삐약~! 울레울레 울라라~~" 그렇게 온 몸을 비틀며 울랄라를 끝내고 아이들을 바라본 순간, 아이들은 모두 눈으로 " 너 뭐하는거니?" 하고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전 고개를 숙인채로 무대를 내려왔습니다. " 깔깔까르르르~~ 우하하하하~~ 푸하하하하~~!" 교실문을 뒤로 하고 힘없이 운동장을 나서설때 우리반에서 울려퍼지는 웃음소리는 제 가슴을 휭하니 뚫고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했는데.... 정말 열심히.... 입에선 웃음이 나오는데 눈에선 눈물이 떨어지더군요. 뚝. < 4 > 대학교에 처음 입학하게 된 3월의 어느날, 드디어 전 처음으로 미팅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번의 미팅 기회가 있었지만 아이들은 제가 나가면 분위기 썰렁해진다고 끝내 안데리고 나가려 하다가 사람이 모자랐던지 절 끼워주더군요. " 너 또 썰렁한 얘기 하면 안된다. 응? " " 알았어... 그냥 얘기만 할께. " " 넌 어짜피 안웃기니까 그냥 사는 얘기나 하라구.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알았지?" " 그래 알았어. 알았다구." 만나기로 한 커피전문점에는 미리 여자 3명이 나와 있더군요. 전 무심코 제일 왼쪽에 앉았는데 눈 앞을 보니... 이건.. " 야. 좋겠다. 니 앞에 퀸카다 퀸카." " 그래? 그래..이쁘긴 하드라 정말.." " 근데 퀸카면 뭐하냐. 여자애들은 웃긴애를 좋아한다고. 내가 그 자리에만 앉았어도..아흐~!" 잠시 앉아있다 같이 간 화장실에서 성철이는 저보고 그렇게 귓속말을 던지고 갔습니다. 정말....정말로 이뻤습니다. 어떻게든 이 애랑 잘 되고 싶었습니다. " 저기... 뭐 좋아하세요?" " 뭘 좋아하냐니요?" " 그러니까..영화 좋아하세요?" " 네. 그냥 자주 보는 편이에요." " 그러시군요.." 묵묵... " 근데..저.. 제가 웃긴 얘기 해 드릴까요?" 쿡. 알았어 성철아. 알았다구. 그래도 어떻게든 웃겨보고 싶어.. " 네. 해 보세요. " " 저기... 어느날 사냥꾼이 사냥을 하러 갔는데 곰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곰이.." " " 너 사냥하러 온 거 아니지? " 그 얘기에요?" " 네.. 아시는 얘기였군요. 이거 아시면 다른 얘기 해 드릴께요. 저기... 산토끼의 반대말이 뭔지 아세요?" " 집토끼. 죽은토끼. 바다토끼.안산토끼. 끼토산. 알칼리토끼. " " 다 아시는군요.....-_-;" 그리고 그냥 묵묵히 또 있다가 우린 밥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성철이 녀석의 " 짜식. 하지말라니까." 하는 소리를 들어가며. 그래도 놀긴 잘 놀았습니다. 6명이 어울려 노래방까지 가고 잘 놀고 나서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가는데 전 그 애에게 차마 전화번호 물어볼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나 같이 안웃긴 놈을 좋아할 리도 없고. 그러구 그냥 가는데 지하철에 타기 직전 그 애가 제게 뭐라 적은 쪽지를 몰래 건내주더군요. " 나 웃길 수 있으면 연락해. 015-137-1904 - 정선 - " 웃길 수 있으면... 그럼 웃길 수 없으면 연락하지 말라는 뜻인지.. 정말 모르겠더군요. 하여튼 기분은 왠지 좋았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죠. 정말로 꼭 웃겨보리라. < 5 > " 야. 그러니까 첨부터 다시 해 봐. 그러니까..응... 만득이가 어쨌다고?" " 아이구..이 밥탱구리. 야. 지금 몇번째냐? 으....." " 알았어 알았어. 내 밥 산다니까. 술도 살께. 그러니까 만득이가 뭐?" " 어쩌구 저쩌구 만득 가르르르르`~" " 응...그래. 오케. 그래. ...다 적었어. 이제 이것만 하면 웃길 수 있다 이거지. " " 근데 너 이거 가지구 누구 웃길려구 그러는거야?" " 응..좀 웃겨야 할 사람이 있어." " ..근데..솔직이.. 좀 걱정이다. 아무리 웃긴 얘기라도 니가 하면 안웃기드라. " " 그래.. 인정. 그래도 해 봐야지.. 어짜피 다른 걸로는 웃길 수 없으니까." " 짜아식. 그렇게 웃기고 싶냐?" " 응. 웃겨야만 해. " " 푸하하~~ 웃겨야만 해? 근데 내가 볼때는 니가 안웃기는 건 아마..." " 아마 뭔데?" " 넌 너무 웃기려고 애를 쓰는 것 같애. 원래 웃음이라는 게 그냥 억지로 해서 되는게 아니구 자연스럽게 그냥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내면 웃기는 거거든. 근데 네가 웃기는 건 꼭 코미디언들이 넘어져가며 억지로 웃길려구 그러는 것 같단 말야. 너 남을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거 있는거 아냐?" 웃겨야만 한다.... 웃겨야만 한다.... 짝궁도... 중학교 애들도.. 그애도... " ..그래... 그런지도 모르겠다.." " 원래 웃음이라는게 원시인들이 너무도 황당하고 예상치 못한 일을 당했을때 어쩔 수 없어서 웃은 거래잖아. 그러니까 갑자기 돌이 굴러와서 옆의 친구를 깔아 뭉개고 갔을때 우리 같으면 눈물이 났겠지만 원시인들은 감정이 워낙 서툴러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몰라서 그러다가 웃어버렸대. 지금 봐도 그래. 울때보다 웃을때 얼굴 근육이 더 많이 사용된다는 거 아니? 사람에게 웃음이라는 건 그리 자연스러운 것 만은 아니라구. 그냥 너 편한대로... 그냥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다른 방법으로 생각하면 웃길 수 있다구. " " 음... 니 말이 옳소이다. 그래..자연스러움이라.." " 어짜피.. 여자는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을 위해서 화장을 한다잖냐. 남자는 여자를 웃겨야 될 의무가 있는 거라고 말할수도 있는거라구. 잘 해봐라. 억지로 웃길려고 그러지만 않으면 너도 웃길 수 있을꺼야. " " 알았다. 그래. 고마워. 짜식. 역시 잘생긴 놈은 얘기도 잘한다니까." " 어이구, 내가 말 하자마자 이놈이 날 웃기네. 그래. 술 나중에 사줘~!" < 6 > 그리고 드디어 그 날이 왔습니다. 전 그애에게 삐삐를 쳐서 말했죠. 며칠 몇시까지 어디로 나오라고. 내 웃길 수 있다고. 그리고 저 멀리에서 그녀가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래. 난 이제 웃길 수 있어. 웃길 수 있어. 웃길 수 있다구. "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 " 정선씨?" " 네? " " 사랑합니다." " 네? " " 전 당신을 사랑합니다." ",..... 농담이죠?" " 네." " .......깔깔깔깔~~~ 깔깔~ 까르르~~!!" 그날 그녀는 엄청 웃어댔습니다. 숨이 넘어갈 정도로. 저도 몰랐습니다. 제가 남을 그렇게 웃길 수 있었다는 걸. 남을 웃긴다는 거... 그렇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더군요.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만 않는다면. " 그래.. 깔깔깔~~ 그럼 잘 있어~~ 너 너무 웃긴다~! " 아직도 그녀의 전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우리 한번 남을 웃기기전에 자신 스스로를 웃겨봅시다~!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끝 > [13708] 제목 : [버터빵] 공포의 사우나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28 12:17 읽음 :1855 관련자료 없음 ------------------------------------------------------------------------------ 목욕탕에서는 언제나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 양천사우나 때밀이 박동출 - Part 1. 오랜만에 사우나탕을 갔습니다. 그동안 벗기지 못한 때들이 이젠 표피의 마찰계수를 현격히 줄이고 있었기에 가야만 했습니다. 우선 목욕탕에 가면 열쇠를 받아서 옷장을 연 다음 옷을 벗죠. 여러분들은 어디서부터 벗으십니까? 전 윗도리-아랫도리-양말-런닝셔츠(난닝고)-팬티(빤쓰)-안경 순으로 벗습니다. 안경을 왜 제일 나중에 벗느냐고요? 그래야 누가 절 보고 있는지 확인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튼, 옷을 다 벗고( 음.. 상상하지 마십쇼. 이런 얘기 하는 저도 쪽팔립니다.-_-;) 욕탕 안으로 들어가서 우선 샤워기에 머리를 감은 다음 온탕에서 때를 불립니다. 전 속에서 100을 세고 나오기를 세번하면 기초적인 때 불리기는 완성된 걸로 봅니다. 하튼 그러고 핀란드식 사우나로 들어갔는데...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기억나십니까? "콩나물 심부름의 전설"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가끔 엄청난 투지와 집념에 휩싸여 남들은 하지 못할 이상한 일을 하곤 합니다. 저번에 콩나물 살때는 가락시장까지 가서 반바께쓰의 콩나물을 사왔었지요. 보통 집에서 이럴때는 교과서 등의 책을 쥐어주면 열정이 금새 사그라들지만( 이것이 문제입니다. 왜 책만 보면 열정이 식을까..) 사우나 안에 무슨 책이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열정과 승부욕이 사우나 안에서 발휘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난리 난 겁니다. 사우나 안에는 세명의 남자들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나이 지긋하고 배가 나오신 전형적인 할아버지, 한명은 40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 그리고 한명은 저와 비슷한 나이의 청년. 그리고 저. 이렇게 네 명이 있던 사우나 안에는 갑자기 저의 열정에 의해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전 이렇게 결심했죠. ' 내 무슨 일이 있어도 나 혼자 사우나에 남을때까지 나가지 않겠다. 오옷~!!!' 그리고 하나씩 내보낼 궁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은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겠기에 표정을 차분히 하고 전혀 덥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 청산~~~리~~~ 벽계에~~~수우~~야아~~ 좋타! " 순간 제 옆의 청년이 나가더군요. 아자! -_-; 하튼 한명을 보내고 이제 남은 것은 두명. 그러나 이 두명은 보내기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오랜 경륜에서 비롯되신 듯 물에 젖은 타올 하나를 들고 계셨고 아저씨는 ' 훅, 훅' 소리를 내며 열기를 몸 밖으로 내뿜고 있었습니다. 이제 이 두사람을 보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우선 남은 두 사람에게 절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방법으로 할 수 밖에. 전 일어나서 사우나 탕 창문에 놓여있는 모래시계를 뒤집었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더워 미치겠는듯한 표정을 지었죠. 저 모래시계만 떨어지면 나갈것 같은 표정으로. 그러자 할아버지는 전혀 표정의 변화가 없었으나 아저씨는 저만 이기면 된다고 생각했는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모래시계는 거의 다 떨어져 갔습니다. 마지막 한알이 떨어지는 순간 전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한 발짝 내딛는 순간 뒤의 아저씨도 일어나시더군요. 저를 이겼다는 의기 양양한 웃음과 함께. 그러나 아직은 승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 문쪽으로 한걸음 내딛는 페인트를 구사한 뒤 갑자기 방향을 틀어 모래시계쪽으로 가서 다시 한번 뒤집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돌변하는 아저씨의 표정. 그리곤 패배를 시인하는 듯 고개를 수그리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나가더군요. 아저씨는 저의 힘겨워하던 표정에 방심하고 남은 에너지를 전부 써버린 것입니다. 드래곤 볼에서 에너지를 한번에 다 써버리면 항상 뒤지게 맞던 걸 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번 승부는 저의 완벽한 한판 뒤집기였습니다. 아자!! 이제 남은 것은 할아버지 뿐. 그러나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습니다. 그 할아버지도 저를 의식했는지 위협적인 태도로 저를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땀에 젖은 수건으로 몸을 척 척 쳐대면서 " 우어~~! 우어~~!" 하고 괴성을 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무서웠습니다. 평상시의 저라면 바로 나갔겠지요. 그러나 전 이성을 잃은 초 샤이아버터빵은 그냥 나갈수 없었습니다. 버텨야지요. 이겨야지요. 그러나 할아버지의 공격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수건으로 몸을 척! 척! 쳐대는데 그때마다 땀이 저에게 튀기며 ' 너 나가!' 라는 암묵적이지만 가시적인 표현을 마구마구 해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괴성. " 우어~~! 우어~~!" 생각나십니까? "바야바"라고...바야바가 산을 내려올 때 지르던 괴성과 매우 흡사한 괴성을 지르며 할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 표정으로 앉아계셨습니다. 저도 그냥 지고 있을 순 없었지요. 제게도 땀을 튀길만한 무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머리카락!!! 할아버지는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버린 저만의 무기. 전 갑자기 고뇌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잊어버리겠다는 태도를 취하면서 머리를 마구마구 뒤흔들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저도 괴성을 질렀지요. " 아자붕~~! 아자붕~~! " 상상이 가십니까? 사우나 안에서 한 할아버지는 타올로 온 몸을 쳐대며 " 우어~~!" 소리를 지르고 있고, 한 청년은 머리를 해드뱅어 하듯 뒤흔들어대며 " 아자붕~~!"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하튼 시간은 게속 흘렀고 사우나밖의 사람들은 그런 저희의 모습이 무서웠는지 아무도 들어오지 않더군요. 무서울 만 했지요. 그러다 할아버지를 잠시 보니 살이 벌겋게 익어가고 있더군요. 그리고 제 살도 만만치 않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술 익는 마을. 살 익는 사우나. 이제 할아버지와 저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눈 앞에 냉탕이 아른거리며 손가락으로는 冷자를 계속 휘갈기고 있었습니다. " 젊은이? " " ( 화들짝) 넹넹? " " 젊은이 몇학년인가? " " 대학생인데요. " " 대학생이면 어른 공경할 줄 알지? " " 넹넹. " " 그래.. 어른 공경 해야지. 아무렴.. ( 그러니까 좋은말 할때 나가!)" " 그럼요.. 근데 요즘 젊은 것들은 영 버릇이 없어서..( 못나갑니다~!)" " 젊은이. 그거 내가 할 대사 아닌가? " " 그렇군요. 넹넹.~ " 이제 피말리는 접전도 종반전. 탕 안에 있는 우리들도, 탕 밖에서 지켜보는 관중들도 손에 땀을 철철 흘리며 ( 말 그대로 철철 흘리며) 과연 승자는 누가 될 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마지막 최후의 비기를 쓸 수 밖에. 전 잠시 오늘 아침에 먹은 음식들을 생각했습니다. 밥, 미역국, 김치, 그리고 후식으로 먹은 고구마. 그래! 바로 이거야! 고구마! BBooaaaaang~ 순간 밀폐된 사우나 안에는 CH3 가스와 NH4OH 가스의 향기가 적절히 조화된 이상적인 냄새가 조용히, 그러나 살인적으로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고구마를 먹고 난 다음의 방9는 사우나의 뜨거운 열기에 활성화되어 그 냄새라는 것은... 온 몸이 배배 꼬이고 혀가 굳어버리며 "크리링"처럼 코를 아얘 없애버리지 왜 코가 있는지 원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냄새 발사 3초후, 할아버지는 모든것은 체념한 듯 조용히 일어서시더군요. 그리고 밖으로 나가시며 한마디 하셨습니다. " ......You win." rmflrh tkdnsk ansdmf dusms...아... 그 냄새를 생각하니 잠시 정신이 없어서 오타가 났군요. 하튼 그리고 할아버지가 장렬히 나가는 모습을 보고 저도 다리를 휘청거리며 지옥과도 같은 사우나를 빠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냉탕으로 첨벙~! 아~! 바로 이 맛이야~! 그러나 아직 저의 모험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Part 2. 제가 냉탕으로 첨벙 뛰어드는 순간, 그 냉탕에는 아버지와 6살 정도 되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들: " 아빠. 저 형아도 물 튀기면서 노는데? " 버터빵: -_-; 아버지: " 저 형아는 어려서 잘 몰라서 그런거야. 냉탕에서는 물튀기면 안되다는 걸 몰라서 그런거니까, 이제 알면 안그럴꺼야. " 버터빵: ( 아무 말 없이 조용하고 사뿐하게 몸에 물을 붓는다.) 아버지: 저것 봐. 저 형아도 아니까 안그러잖아. 버터빵: -_-; 아들: 응. 그렇구나. 순간 아까 그 할아버지( <== Part 1의 공포의 할아버지)가 냉탕으로 들어오시더군요. 그리고 시작하신 건 접영. 일명 버터플라이. 냉탕에서 접영 하는 사람 봤어요? 아들: 저 할아버지는 수영하는데? 아버지: -_-; 아들: 저 할아버지도 잘 몰라서 그런거야? 아버지: -_-; 할아버지: 우어어~! 우어어~! 버터빵: 아자붕~~! 아자붕~~! 아버지: 아들아. 나가자. 아들: 우어어~!! 우어어~!! 아버지: -_-; Part 3. 그리고 이젠 몸이 발갛게 익어버린 저는 드디어 때를 밀기 시작했습니다. 목욕탕 들어오기 전에 산 빨간 이태리 타올로 손과 발을 깨끗이 밀고 다리도 밀고 온 몸을 깨끗이 민 다음 등을 미려는데, " 이봐 학생? " " 넹넹? " " 내가 등 밀어줄까? " " ( 순간 왠지 모를 두려움 엄습) 그냥 제가 밀어도 되는데.." " 이왕 목욕 왔으면 깨끗이 닦고 가야지. 이리내. 내 밀어줄께." " ...그러세요. 그럼.." 벅 벅 벅 벅 " 학생 때가 많네 그려. " " -_-; 네..제가 신체 대사가 워낙 잘 되서 노폐물이 좀 많이 나옵니다." 벅 벅 벅 벅 " 아저씨.... 아저씨..." " 왜그려? " " 아저씨...아..파..요..." " 아직 피도 안났는데 뭐가 아퍼? " " ( 허억..) 아...파...요..." " 쯧!! 그냥 내 깨끗이 밀어줄테니까 잔말 말고 있어잉." " T_T; 아...파...요...오.." Buck Buck Buck Buck " 학생? " " ......네..?" " 이따가 나가면 소독약 발러잉." " ......Blood가 나오나..요?" " 잉. " " 아...파...요...." " 때는 피가 날때까지 밀어야 다 나오는 것이여. 이제 깨끗하구마잉. " " 아..저...씨.. " " 왜? " " 대요... " " 뭘? " " 등 대요..." " 잉. 난 아까 때 밀었는데잉. 나 바빠서 나갈테니까 때 잘 밀고 나가더라구잉. 잘 있어잉~" " 아저씨...등 대요...제..바..알..." " 고맙다는 소리는 안해두 되는구마잉. 그럼 싸게싸게 일 보드라고." " 제..바..알......" 그날 전 온 몸이 벌겋게 익고 등에는 선혈이 낭자한 채로 사우나를 빠져나왔습니다. 이젠 사우나...안...가.. 우어어어~!!! < 끝 > 추신: " 라면의 황제가 되자~! ( 1부 2장)은 조속히 올리겠습니당. 꾸뻑. [13162] 제목 : [버터빵] 라면의 황제가 되자! ( 1부 1장)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25 03:01 읽음 :1306 관련자료 없음 ------------------------------------------------------------------------------ - Prologue - " 어무니~~!" " 왜? " " 밥 좀 주이소.." " 밥 없다. 그냥 라면 니가 끓여 먹어. " " 음.... -_-;" -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법 제 1 부 - 부제: 라면 종류에 대하여 < 제 1 장. 신라면 > 신라면. 현재 우리 동네 라면집에서 끓여주는 라면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비공식 조사( 서울리서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제가 조사했습니다.)되었다. 따라서 신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방법이야말로 진정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비결이 될 것이다. 1. 물을 대접으로 하나 반 넣는다. 주의하라. 라면 설명서에 보면 " 물을 550cc( 3컵 정도)" 를 넣으라고 표시되어 있다고 해서 비이커에 메스실린더로 550cc를 정확히 재어 넣는 사람은... 버터빵 말곤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어무니에 따르면 죽을때까지 써도 녹이 슬지 않는 초 울트라 하이 알루미늄 대접에 하나 반 넣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한다. 이것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볼때 사실이라고 검증되었기에 추천한다. 물 3컵정도를 넣으라고 하지만 어디 컵이 한종류인가. 커피 먹고 남은 종이컵 3컵 분량의 물을 넣고 라면을 끓여본 사람이라면 나의 비애를 동감할 것이다. 2. 끓을때 까지 기다린다. 이것은 정말 중요하다. 뗑그라미 다섯개. 물이 끓기도 전에 라면을 넣으면 면이 풀어져서 먹을때는 영 황이 된다. 끓는다는 것을 정의하면 " 끓는다는 것은 액체 내부의 기압이 외부의 기압과 같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 고등학교 2학년 물리 - " 이지만, 설마 76cm 수은 기압계로 물의 내부 기압을 재어 물이 끓는 것을 확인하는 바보 멍청이는 위 1번에 언급된 버..뭐라는 사람 말고는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냥 보아 거품이 작게 나오면 끓는 게 아니다. 왕따시 만한게 펑 펑 터져 나와야 끓는거니까 그 동안 지난 겨울 이후로 닦지 않았던 윌드컵 체인 부츠라도 닦으며 끈기있게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잡소리: 월드컵 체인 부츠의 체인은 기능성 부착물이 아니라 장식용이다. 다나 안다나 열라 미끄러우니 이거 믿고 뛰지 말라. 넘어지면 정말 아푸다. 3. 라면을 2조각으로 빠개서 넣는다. 2조각에 뗑그라미. 필자의 다년간 경험으로 볼때 빠개지 않고 한번에 넣으면 면이 엉켜서 젓가락으로 잡을때 줄줄이 엉켜나온다. 그렇다고 3조각이상으로 빠개면 표면적의 과다로 인하여 면이 불어터질 위험이 다분하다. 그냥 반으로 빠사삭 빠개서 넣어라. 부탁한다. 4. 스프를 톡톡 털어 넣는다. ( 초심자 ) 스프를 4/5만 넣는다. ( 라면 경력 5년 이상 ) 스프를 1/2만 넣는다. ( 울 엄마 ) 드디어 여기서 라면의 경륜이 드러난다. 초심자는 이것 저것 생각할 것 없이 톡톡 털어 넣으면 된다. 그러나 라면에 조금이나마 자신이 있는 사람은 스프를 4/5만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는 것이 좀 더 깨끗한 뒷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 라면의 황제다, 그러니까 난 매일 라면을 안먹으면 위장이 뒤틀린다 하는 사람이라면 스프를 1/2만 넣고 맛나와 소금으로 간을 하라. 이것은 심히 어려운 경지이므로 노약자나 임산부는 시도하지 말기 바란다. 5. 파를 설고 계란을 푼다. 파를 썰때는 어긋 썰기로 약 8~9조각의 파를 생성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실파나 쪽파는 쓰지 말고 대파를 써야 한다는 점이다. 실파나 쪽파는 씹는 맛이나 모양이 영 대파만 못하다. 집 냉장고를 열어보면 보통 나뒹구는 대파가 있으니 그걸 쓰도록 한다. 괜히 파 없다고 시장으로 가는 문을 여는 순간, 당신의 라면은 이미 라면의 이름으로 부를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말라. 그리고 계란은 라면의 필수품이다. 계란을 넣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내 취향에는 계란 없는 라면은 앙꼬 없는 찐빵이요 버터없는 버터빵이다. 그리고 계란을 깰때 가스렌지 가장자리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지 말고 자기 머리에 부딛혀서 깨라. 혹시 터질지 모른다는 스릴감과 함께 아픔뒤에 나오는 것만이 비로소 자신의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여 그렇게 해주기 바란다. 정 아플 것 같으면 동생을 불러놓고 뒤를 돌아볼때 내리 쳐라. 그리고 그렇게 깨진 계란을 보조그릇1( 일명 밥그릇)에다 넣고 젓갈로 휘저어 노른자와 흰자가 섞이도록 한다. 6. 4분 10초간 기다린다. 라면 설명서에 보면 " 4~5분 기다린다. " 라고 쓰여 있지만 1분이면 라면의 면발은 이미 식용 가능와 불가능의 선을 넘어버린다. 라면 면발은 조금 덜 익히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먹는 동안 조금 불기 때문이다. 따라서 4분은 너무 짧고 5분은 너무 길고, 경험에 의한 4분 10초를 제안하는 바이다. 정 10초가 마음에 걸린다 싶으면 맘대로 하라. 면 불어터진걸 먹든 말든 내 알바 아니다. 그리고 절대로 라면을 끓이며 만화책을 보지 말라. 라면을 끓이는 신성한 시간에 다른 짓을 한다는 것도 불경이거니와, 만화책 보다가 라면 태우고 그릇 태우고 가스렌지 날려먹은 사람이라면 내 말에 수긍 할 것이다. 라면이 타서 씨꺼먼 숯이 된 걸 본 사람 있는가. 난 봤다. 7. 6의 라면에 5의 파와 계란을 넣는다. 누구는 파를 먼저 넣고 누구는 계란을 먼저 넣지만 그건 자신의 취향대로 하고, 하여튼 다 넣어라. 그리고 조금 휘저어 준다. 일설에 따르면 파는 스프 넣고 넣는다는 말도 있지만 파의 아사삭거리는 맛을 원한다면 다 끓이고 넣어라. 계란도 마찬가지인데, 계란 노른자가 익는 온도는 60도이다. 그러니 그냥 다 끓이고 불을 끈 다음 계란을 넣어도 먹는동안 다 익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 굳이 계란을 꼭 익혀먹어야 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알아서 해라. 난 몰라. 8. 나무 젓가락을 준비한다. 꼭~!! 나무 젓가락을 사용하라. 이것도 뗑그라미 다섯개. 그냥 알루미늄 젓가락은 미끄러워서 면발을 잡을때 고생한다. 그리고 비열이 낮아 금방 뜨거워 지므로 젓가락에 혀를 데일 위험성도 다분히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나무 젓가락은 거칠기때문에 면이 쉬이 잡히며 먹는 동안 뜨거워질 염려도 없다. 또한 국물이 젓가락 끝에 배어들면서 항상 면이 국물의 영향력 안에 있도록 도와주므로 맛을 배가시킨다. 진정한 라면 매니아가 되려면 지금 슈퍼에 나가 나무젓가락 20개들이를 사서 자기도 먹고 옆집에도 조금 나눠주고 불쌍한 이웃집 영철이에게도 나눠주면 진정한 라면세상은 우리 앞에 펼쳐질...퍼억! 9. 김치와 물, 그리고 밥 한공기를 준비한다. 이것은 옵션이다. 하지만 김치는 옵션이 아니다. " 라면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라면을 먹을까 김치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 김치라면~~ " 이 노래로 김치와 라면의 모든 관계가 설명되었으리라고 본다. 김치는 필수품이다. 김치없이 라면을 먹으려 했다면 돈까스를 소스없이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 열라 맛없다. 그리고 밥 한공기는 옵션이긴 한데 이것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것이 맛도 좋고, 음식 찌꺼기를 남기지도 않으니 왕추! 적추! 하는 바이다. 들은 바에 의하면 라면 국물 한사발을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물이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10. 드디어 먹는다..가 아니고, 그 전에 어른에게 같이 드실꺼냐고 물어본다. 맛있는 건 어른에게 먼저. 11. 이제 먹는다. 먹을때는 뒤도 보지 말고 먹어라 . 우리 속담에 " 먹을때는 개도 안건드린다." 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개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런 위기감 없이 먹어라. 그리고 체면 따지지 말고 먹어라. 라면 먹다가 면발이 탁자에 떨어지면 그냥 버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 얼마나 치를 떨 일인가. 그토록 열심히 끓인것을 버리다니. 이는 라면 관련 업종에 근무하시는 산업 역군들의 피와 땀을 버리는 일이다. 그거 먹고 안죽는다. 그냥 먹어라. 12. 다 먹고 나면 밥을 말아먹고 트림을 한번 한다. 끄억~ 밥을 말아먹고 나면 꼭 트림을 해 보아야 한다. 만약 트림이 안나오면 이는 체하거나 소화불량이라는 말이니 제스탄이나 속청을 준비한다. 준비하는 김에 머리아플땐 계보린이다. to be continued... 다음 내용. < 제 2장. 사발면 > < 제 3장. 비빔면 > - 제 2 부 - 부제: 라면 끓이는 방법에 관하여 < 제 1 장. original 라면 > < 제 2 장. 스페샬 라면 > < 제 3 장. 라면 땅( 궁극의 라면) >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꾸뻑. 추신: 이 글은 울트라면과 아무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13146] 제목 : [버터빵] 아 버 지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25 01:07 읽음 :1943 관련자료 있음(TL) ------------------------------------------------------------------------------ " 터빵아 아이스 크림 사오너라. " " 뭘로 사올까요? " " 항상 먹던걸로. " " 네. 아버지." < 1 > 제가 기억할 수 없는 어린시절, 그때의 모습이 담긴 회색빛 사진들은 아버지의 책상 서랍 어느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젠 시간의 손길로 연노랑 색으로 퇴색되어버린 사진들 속에서 아버지는 볼이 어깨에 닿을 정도로 늘어진 우량아 터빵이를 안고 싱글벙글 하고 계시고, 목욕을 안하겠다고 발버둥을 치는 저를 힘겹게 닦아주고 계시고, 어리둥절한 표정의 저를 어머니와 같이 안고 빙글 빙글 돌고 계십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항상 입버릇처럼 이야기 하시곤 하셨습니다. " 니 애비는 쌀 살 돈은 없어도 꼭 외제 비누를 사다가 널 목욕시켰구만. 회사 갔다가 집에만 들어오면 발냄새 풍풍 풍기면서 너 한번 안아보고 씻겠다고 온 방안을 냄새피우면서 돌아댕기구... 참 극성이었어, 극성.." 하지만 가까스로 기억나는 6살의 어느날 이후로 전 아버지한테 한번도 안겨본 적이 없습니다. 한번도. < 2 > 6살의 크리스 마스에는 눈이 참 많이도 왔습니다. 차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며 전 어머니께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면 싼타 할아버지가 앞이 안보여서 우리집 못찾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고 있었고, 건담 조립식 상자는 어디 도망칠세라 제 오른손에 꼭 붙들려 있었습니다. 그러다 잠이 들었고, 눈을 떠 보니 전 아버지의 품에 안겨 집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참 따뜻했습니다. 이 따뜻함이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어린 시절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입니다. 그 이후로 기억나는 아버지의 모습은 " 잠만 자는 아빠, 놀아주지 않는 아빠" 였습니다. 집에만 들어오면 텔레비젼 앞에서 주무시고, 새벽에 나가셔서는 또 밤 늦게 들어오시고. 동네 아이들이 아빠랑 어린이대공원 간다고 자랑할 때 전 방에 처박혀 엉엉 울어댔고, 텔레비젼에서 하던 디즈니 명작극장에서 아버지와 함께 정원에서 접시를 날리는 내 또래의 꼬마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언제나 잠만 자는 아빠. 맨날 밖에만 있는 아빠. 터빵이랑 안놀아 주는 아빠. 아빠 미워. < 3 > 중학교 3학년때 전 과학 고등학교를 가려고 학원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보충수업 때문에 저녁 8시가 넘게 끝나서 집에 빨리 가려고 부리나케 일어서는데 친구가 부르더군요. 아빠차 타고 같이 가자고. 친구와 함께 차를 타는 순간 운전석에 앉아계시던 아버지가 물었습니다. " 너 fortune의 반대말이 뭔지 알아? " " misfortune이요." " 그럼 fortunately의 반대발은? " " unfortunately요." " 아깝다. 이건 모를 줄 알았는데. 좋아. 그럼 오늘은 빅맥 먹으러 가자." 빅맥이 뭘까. 그날 전 처음으로 맥도날드를 가서 친구 아버지가 사주시는 빅맥을 먹었습니다. 참 맛있더군요. 그리고 참 부럽더군요. 자식과 친구처럼 지내는 아버지. 집에 와서 전 여느때와 같이 주무시는 아버지 앞에서 울며 이야기 했습니다. 왜 아버지는 저한테 관심도 없냐고. 왜 아버지는 집에만 오면 주무시냐고. 나도 아버지랑 빅맥 먹으러 가고 싶다고. 그러자 아버지는 무슨 말씀을 하실 듯이 입술을 달착이시다가 아무말 없이 안방으로 들어가셨고, 전 아버지 마음도 모르는 자식이라고 어머니께 회초리를 맞았습니다. 그날 이불속에서 전 밤새도록 울었습니다. < 4 > 어느덧 시간은 절 얼마만큼 철이 든 고등학생으로 만들어 버렸고, 어느새 아버지한테 놀아주지 않는다고 떼쓸 나이는 지나버렸습니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면서 전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이해라기 보다는 포기라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사랑에의 포기. 저희 아버지는 참 힘들게 살아오셨습니다. 매일 술만 드시고 집을 나가시는 할아버지 밑에서 어린 세 동생을 먹여살리기 위해 아버지는 풀빵장사를 하셨다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가 노래를 정말 못 부르시는데, 그게 어릴때 풀빵장사를 하면서 소리를 하두 질러서 저렇게 된거라고 작은 아버지가 넌지시 말씀해주시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다가 백령도로 군대를 가게 되었고, 거기서 어머니를 만나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섬의 동굴로 도망을 가시기까지 하면서 두 분은 결혼하셨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작은 방 하나를 빌어 살림을 차리셨고, 얼마 뒤에 제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1년 뒤에는 동생이 태어났구요. 그 뒤 아버지는 당신과 같은 힘든 생활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하루도 안빠지시고 매일 새벽 5시에 출근하셨고, 그래서 밤 늦게 집에 들어오시면 피로에 지쳐 그냥 쓰러져 주무셨습니다. 비록 그렇게 이해는 했지만 아버지가 절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 어렴풋이 알게 된 건 제가 대학 입시에서 떨어진 날이었습니다. 침울한 집안 분위기 속에서 아버지는 울고계신 어머니를 위로하셨습니다. 괜찮다고. 내년에 다시 하면 된다고. 전 그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 만큼은 절대로 울지 않으실 단단한 분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밤 늦게 화장실에 가려다 본 소파에서 소리죽여 흐느끼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전 영원히 잊지 못할 껍니다. < 5 > 며칠 전 일요일, 전 아버지와 함께 사우나를 갔습니다. 온탕에 들어가서 몸을 불리고 사우나탕에 들어갔다 나오는데 아버지가 그러시더군요. 등의 때를 밀어주시겠다고. " 터빵아. " " 네. " " 내가 너 등 밀어주는 게 얼마만이지? " " 한 3개월 정도 되었을 껄요. " "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 됐어요. 이제 제가 아빠 등 밀어드릴께요. " " 아니다. 난 머리가 아파서 지금 나가볼란다. " " 사우나도 안하고 나가세요? " " 고혈압 환자는 사우나 하면 안된다고 그러드라. " " 아빠 고혈압이세요!? " " 그래. 이제 너랑 이런데 오는 것도 힘들겠구나.." 아버지가 나가신 후 전 뭐에 얻어맞은 듯 그냥 흐르는 물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오늘 집에 들어오는 길에는 아버지 좋아하시는 아이스크림 몇개 사가지고 와야 겠습니다. 그럼 어머니는 아빠 고혈압이신데 이런거 뭐하러 사오냐고 그러실꺼고 아버지는 제가 사온거니 먹겠다고 그러실 겝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사랑합니다. 아 버 지... - 이 글을 제 어린시절 기억 속에 있는 놀아주지 않으셨던 아버지께 바칩니다 - < 끝 > [12461] 제목 : [버터빵] 당신은 죽을 수 있습니까?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21 01:05 읽음 :1644 관련자료 없음 ------------------------------------------------------------------------------ 사랑할 수 밖에 없을때 그게 바로 사랑인거야. - 사랑을 했다고 생각한 어느 한 바보가 - < 1 > " 너 나를 사랑해? " " 응. " " 그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어?" " ..그건...음...으응." " 정말이야? " " 응. 그래. 정말이야." 하지만 정말은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다는 건 영화에나 나오는 얘기죠. 아니...요즘 영화에 이런 거 나오면 사람들은 소름 돋는다고 전부 나가버릴껍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쉽사리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전 그럴 수 없으리란 걸 알기 때문이죠. 하긴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렇게...믿고 있습니다. < 2 > 우린 어떻게 처음에 만났는 지 모릅니다. 남영역에서 친구를 기다리는데 이 놈이 1시간 넘게 안오는 겁니다. 그래서 할 일이 없어서 발로 땅이나 차고 있었는데 옆을 보니 어떤 한 여자도 저처럼 땅을 차고 있더군요. 그런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얼굴.. 어디서 봤더라. 분명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제가 자꾸 쳐다보니까 그 여자도 절 보더군요. 그러더니 뭘 곰곰해 생각하는 듯 하더니 저한테 다가오는겁니다. " 저... 죄송한데요, 혹시 저 아세요?" " 아뇨.. 그런데 어디선가 저 보신 적 없으세요? " " 글쎄.. 저도 어디선가 본 것 같기는 한데.. " " 어디서 봤죠? 저도 생각이 통..." " 하여튼 보긴 본 거 같네요. 그런데 기다리시는 친구가 안오나 보죠? " " 네.. 그럼 그 쪽도? " " 네.. " 그리고 나서 바로 둘이 밖으로 나가서 커피 먹고 뭐 하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그냥 그러다가 제 친구가 와서 헤어졌어요. 하지만 늦게 온 친구놈의 목을 조르면서도 머리속에는 계속 생각이 맴돌았습니다. 어디서 봤더라... < 3 > 우연이 많이 쌓이면 필연이 된다고 하죠. 제가 그 애를 다음에 본 건 한참이나 지난 어느 여름날이었어요. 대성리로 동아리 엠티를 갔었는데, 거기서 기차를 기다리던 다른 모임에 그 애가 있더군요. 왠지 엠티를 가게 되면 기분이 들뜨잖아요. 그래서 그랬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그랬는지 전 그 애에게 다가가서 아는 체를 했고, 그리고 나서 또 우연히 같은 엠티촌에 있다는 걸 알았고, 그 날 저녁 그 애가 토할때 등을 쳐 주면서...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알아갔습니다. 여름 방학이 지나고 우리는 소위 " 애인" 이라는 사이가 되었죠. 좋아하는 사이. 아니..사랑하는 사이. 사랑이란게 뭔지 모르지만 그냥 할 일 없을때 얼굴 생각나고, 같이 있으면 기분 좋고, 손을 잡으면 체온보다 더 따스한 게 느껴지면 그게 사랑아닌가요. 아니라도... 뭐 할 수 없죠 머. 제 눈에 안경이라고 그러잖아요. 근데 제 안경은 도수가 좀 높은가 봅니다. 하는 짓마다 다 이쁘게 보이니 이거야 원.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모르겠는건... 아직도 몰라요. 어디서 처음 만났는지. < 4 > 오늘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넌 나를 위해 죽을 수 있어? 죽을 수 있어? 팔 하나 떼주는 것도 아니고..목숨을 바친다는 거면.. 휘유. 아무래도 전 그런 사랑은 아닌가봐요. 아무리 생각을 하고 또 해도 목숨을 바칠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정말로 사랑하긴 하는데.. 그래도 역시 결론은 No. 하지만 우선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대답을 했으니, 결국 전 거짓말을 해 버린 셈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말을 듣고 그렇게 좋아하던 모습을 떠 올리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오늘 저희 집에 사촌 동생이 와서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하는 것 때문에 집에 바래다 주지도 못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습니다. 돌아가야겠습니다. < 5 > 헥헥 거리며 지하철을 바꿔타고 그 애의 아파트가 있는 대림동까지 가니 벌써 시간은 10시. 그래도 아까 어디 들렸다 늦게 들어갈꺼라고, 그래서 오늘 전화 못하겠다고 그랬으니 아직 집에 안들어갔겠죠. 그냥 집 앞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얼굴 보이면 가서 조용히 " 사랑해." 라고 속삭여 줄 껍니다. 쿠... 제가 이러는 거 엄마가 아시면 아마 며칠 밥 굶어야 될 껄요. 연애하는 사람들은 꼭 고양이 둘이 노는 것 같다고 하죠. 정말 그래요. 남들이 그러는 것 보면 소름이 쫙쫙 돋아도 자기가 그러면 그게 또 얼마나 좋은지. 지금 이러는 것도 남들 보면 정신 없는 놈이라 그러겠지만.. 인정해야죠. 정신 없는거. 그러면서 한 1시간을 기다렸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오더군요. 이상하다. 얘네 집 통금이 10시 반이니까 이제 들어올 때가 지났는데 왜... 결국 벤치에서 일어나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오는데, 아파트 저쪽 구석에서 남자들 몇이 여자 하나를 둘러싸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에이. 설마... 설마. < 6 > " 저기... " " 넌 뭐야? " " 아저씨들, 그러시면 사람 부를껍니다." " 이 자식 지랄하네. 야! 안가? 참견말고 가. " - 그 애는 겁에 질려 아무말도 못하고 있더군요. " 그 애는 제 애인입니다. 그냥 놔 주세요. " " 하, 이자식 웃기네. 그럼 뭐 우리가 그냥 놔줄것 같냐? 요즘 영화가 애들 망친다니까. 이런 **새끼야. 안꺼져? " " 제발 놔 주세요.. 무릎을 꿇으라면 꿇겠습니다. 제발요." " 푸하하하~ 니가 무슨 영화배우냐? 무릎을 꿇긴.. 이런 **할 새끼가. 너 죽고싶니? 너부터 죽을래? " - 너부터 죽을래.. 너부터.. " 그럴 수 있다면 그러죠. 맘대로 하세요. " " 하 요새끼봐라. 니가 우릴 우습게 아는 모양인데, 그래. 한번 니가 칼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겠꾸만. 나 칼꺼내기 싫으니까 그냥 가라. 응? " " 안됩니다... 아니 .. 안돼 이 개.자.식.들.아. " " 어쭈구리! 이제 이게 맛이 갓구나. 내가 진짜로 못찌를 줄 아는 모양인데.. " - 푸욱 " 재수 ** 없네. *발. 얘들아. 가자 가. 옴붙을려니까 별 거지같은게.. 퉤." - 털썩 < 7 >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하나도 생각이 안납니다. 배를 찔렸는데 아픈 것 보다도 피가 막 나오는게 너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 것 밖에는. 그 애가 그러는데 칼에 찔린 후 멍하니 서있다가 그냥 쓰러졌다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얘가 집으로 뛰어가서 아버지 불러서 차 타고 병원에 가고.. 그리고 여차저차 해서 지금 오른쪽 배 한구석에 그때 일 잊어버리지 말라고 긴 흉터 하나를 남겨버렸습니다. 그때 죽을 수도 있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도..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 거짓말장이가 아니거든요. 너 나를 위해 죽을 수 있어? 아니. 난 너를 위해 죽을 수 없어.... < 끝 > 추신: 이런 사랑을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나요? [12258] 제목 : [버터빵] 10원에게 박수를~!!!!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19 02:39 읽음 :1723 관련자료 없음 ------------------------------------------------------------------------------ < 1 > 어디선가 엄청난 크기의 얼굴을 가진 개가 날 쫏아오고 있었다. 난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고 있었다. 내가 도망가며 돌을 던지자 그 개가 짖기 시작하는데 너무도 시끄럽게 짖어서 난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개를 향해 팔을 휘두르며 조용히 하라고 했더니 조금 조용해 졌다. 그런데 갑자기 땅밑에 구멍이 하나 생기더니 무지하게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래서 개도 얼어버리고 나도 꽁꽁 얼어버린 순간, 아득하게 밥먹으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서 열린 창문을 닫고 땅바닥에 떨어진 자명종 4개를 제자리에 놓은 후 난 밥을 먹으러 갔다. < 2 > 집 문을 열고 엄마한테 " 갔다오겠습니다~! " 하고 인사 한 후 다시 집 문을 닫고 3걸음을 걸어 계단에 도착한 후 21개의 계단을 내려가 아파트 경비실에 도착한 후 경비 아저씨께 간단히 인사를 하고 6걸음을 걸어 아파트 밖으로 나와 약 300걸음을 걸어 진주상가에 도착했을때야 비로소 생각났다. 지갑을 안가져 나왔네. 주머니를 털어보니 현재 나의 총 재산은 560원. 다시 돌아가서 지갑을 가져오는 건 너무나도 심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노쇠함의 원인이 된다. 그냥.... 가자. < 3 > 지금 내가 가야 할 곳은 신촌. 친구 녀석이 밥사준다고 나오라 그랬으니 식비는 해결이고, 우선은 지하철 패스가 문제였다. 맘만 같아서는 최대한 얼굴을 어리벙벙하게 하여 " 아져찌. 어린이 표 주떼요." 하고 싶었지만 보는 사람이 워낙 많이 그러지 못하고 400원을 넣고 패스를 끊었다. 아까워서 눈물이 났다. 이제 남은 돈은 160원.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다 강변역에서 앉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신촌역이 되었다. 입가에 고인 아밀라아제 성분의 액체를 닦아내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레이스 백화점 통로를 향하여 길고 긴 통로를 빠져나가는데 갑자기 허리에서 누가 암마를 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삐삐다. 삐삐를 확인하려고 보니 현재 내가 가진 돈의 1/4를 써야 한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너무도 엄청난 금액이 아닌가. 이 돈을 이렇게 쉽게 쓸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60원이나 20원 남은 전화기를 찾아 다니는 건 배고픔을 초래하여 돈 없음의 가장 비참한 상태인 " 물끄러미 오뎅 처다보기" 나 " 탐스럽게 만두 만져보기"의 증세를 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백화점 옆의 초이스 당구장에 가서 괜히 친구랑 약속이 있는 척 서성이다가 계산대 앞의 전화기를 들었다. " 삐~ 야. 나 **인데( 예의상 이한범의 이름은 밝히지 않겠다.) 오늘 일이 생겨서 못가게 생겼거든? 미안하다. 내 담에 더 맛있는 거 사줄께. 미안하다. 딸깍. 뚜~...." ...... 망했다. < 4 > 지금 현재 내가 가진 돈은 160원. 집에 돌아가려면 최소한 지하철 패스비인 400원이 있어야 한다. 당구장 주인 눈치때문에 더이상 공짜 전화는 할 수 없었다. 당구장을 나와 어떻게 going my home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근처에 아는 사람이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땅에서 돈이 솟아나올 리는 없고.. 그리고 갑자기 닥쳐오는 이 느낌은... 온 몸이 칼로리의 공급을 부르짖고 있었다. 순대가 날 부른다. 떡볶이가 나에게 손짓한다. 그러나 참아야 하느니라. 난 유전자(有錢者)가 아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우선은 지하철 패스 파는데로 갔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나 붙잡고 240원만 달라고 할까. 아니면 저 장님거지 앞에 있는 돈 좀 가져올까. 어케 해야할까. 그러고 있자니 저 쪽에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어떤 여성이 날 향해 걸어오는 것 같았다. 설마.. 내가 돈 없음을 텔레파시로 인식하고 나에게 돈을 주러 오는 천사? " 실례지만...기에 관심 있으세요?" < 5 > 정확히 32분 동안 그 여자의 입에서 튕겨나오는 침과의 사투를 한 후 생각해보니 더이상 지하철 패스를 돈을 내고 끊는것은 불가능 할 것 같았다. 그럼 할 수 없이 최후의 방법. 몰래 넘어가는 수 밖에. 주위를 살폈다. 다행이 때가 때인지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한 걸음씩 다가가서 칸막이 앞에 도착했다. 이제 넘어가기만 하면 되는데, 히익. 아까는 분명히 안보이던 " 지하철 봉사요원"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녹색옷을 입은 할아버지가 저 옆에 서 계셨다. 난 거의 반 쯤 넘어갔던 다리를 원상복귀 시킨 후 할아버지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역공을 취했다. " 할아버지. 화장실이 어디에요? " " 저 쪽이다. " "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그럼 제가 올때까지 여기 꼬옥 계세요. 오래사세요 할아버지~ " " 오냐." 후다다닥. 난 반대편 입구로 달려갔다. 할아버지는 저 쪽에 아직 서 계셨다. 여긴 아무도 없었다. 이제 넘어가기만 하면 정말로 집에 갈 수 있다. 아자. 그러나 난 안다. 유머란에 있던 그 수많은 글들. 난 지하철 칸막이에 걸려서 넘어졌던 수 많은 선배들의 교훈을 되새김질 한 후 살포시, 아주 살포시 넘어갔다. 성공이다! 그리고 마음 편하게 계단을 내려가니 지하철이 오고 있었다. 난 왠 재수냐 하고 파다다닥 뛰어들어갔다. 그러나.. 지하철 2호선은 당분간 순환선이 아니었다. < 6 > 홍대입구역에서 하염없이 서 있자니 별 생각이 다 났다. 할 수 없었다. 남은 돈 160원으로 어케든 집에 가야만 했다. 160원으로 집에 가는 방법은 단 한가지. 딸깍. 뚜~~ 삑삑삑 삑삑삑삑 따르르릉~ 따르르릉~ " 여보세요? " " 엄마에요? 저 터빵인데요, 택시타고 가야 될 것 같으니까 돈 좀 준비해서 집 앞에 나와주실래요? " " 왜 비싼 택시를 타고 오냐? " " 그건 위의 < 1> 부터 < 5 > 까지 읽어보세요." " 음.. 그렇구나. 그럼 네 지갑에서 돈 꺼내서 나가있으마." 딸깍. 뚜~~ 철컥. 생각해보니 지갑에도 돈이 없었다. < 7 > 이제 남은 돈은 110원. 아까 공중전화에서 잔돈이 없어 50원을 넣고 했기 때문에 이제 남은 돈은 이거밖에 없었다. 그리고 택시를 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 아까부터 밀려오는 배고픔. 할 수 없이 훼미리마트에서 100원짜리 크라운 산도를 사 먹었다. 옛날엔 이거 1개에 50원이었는데. 산도를 다 먹고 나자 택시가 왔다. 택시를 타고 여자저차해서 이리저리하야 집에 와서 엄마가 돈을 내셨다. 그리고 집에 와서 또 일련의 과정들을 겪었다. 잔소리 기타 등등. 지금 내 옆에는 오늘 그 어려운 고난을 이겨내고 끝까지 꿋꿋하게 살아남은 1987년산 10원짜리 동전이 놓여있다. 이 10원에게 박수를~! < 끝 > 추신: 지하철 탈때는 꼭 방향을 확인하고 탑시다. [12001] 제목 : [버터빵] 1.17 만두 납치 폭행 사건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17 12:51 읽음 :1801 관련자료 없음 ------------------------------------------------------------------------------ 어제 생전 처음으로 스키를 탔습니다. ...아픔 뒤에 성숙해 지는 것을 믿습니다. 피해번호 53826-927 만두 납치 폭행사건에 대한 1차 공판 판사: 아빠 피고: 버터빵 원고: 엄마 방청객: 동생 사건 개요: 1997년 1월 17일 02시 14분을 기하여 다용도실 선반위에 올려놓은 17개의 만두가 행방불명 되었음. 이에 원고 엄마는 피고 버터빵을 만두 납치 폭행의 범인으로 아빠에게 고소. 고소장: 여보. 터빵이가 만두를 가져 간 것 같아요. 납치된 만두에 대한 상세한 설명: 밀가루를 반죽하여 손으로 직접 문질러 만든 두께 약 1mm의 만두피 위에 김치, 돼지고기, 당면, 두부, 야채, 갖은양념을 혼합하여 만든 만두속을 넣고 손으로 접어 모양새를 만들어 찜통에 넣고 물이 끓은 후 약 5분 뒤에 꺼내어 참기름을 바른 정통 버터빵엄마식 만두. 한 입 깨어물면 온 입에서 풍기는 그윽한 만두의 향내와 먹고 난 다음 입안에 남아 쫀득거리는 만두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득히 만두가 식어갈때 위에 바르는 참기름은 그 냄새만으로도 온 집안을 진동시켜 배고픈 식구들의 위장에 염산을 흘러넘치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원고 발언: 저 원고 엄마는 존경하옵는 재판관 여보 앞에서 발언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여보. 보너스 언제 나와요? 저는 전일 오후 6시를 기하여 그동안 모아왔던 쉬어버린 김치를 먹어버릴 걱정을 하던 중 불현듯 김치만두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시장에 가서 돼지고가와 두부를 사와 열심히 갈아 만두속을 만든 후 밀가루를 힘들게 반죽하여 만두피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없이 저 혼자 34개의 만두를 빚어 찜통에 쪘습니다. 이때 시간은 전일 오후 8시. 그리고 이때 집에 들어온 터빵이와 동생에게 10개의 만두를 공급하였고, 오후 9시가 되어 들어온 당신에게 술깨라고 7개의 만두를 공급하였습니다. 저 원고는 만두 하나도 먹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전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내일 남은 만두 17개로 맛있는 만두국을 끓일 작정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자면서도 내일 아침부터 만두국을 할까 아니면 저녁에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당신 출근 전에 맛있는 걸 해주려고 다용도실의 찬장을 열어 본 순간 그 귀한 만두 17개 어디 간다는 쪽지 하나 남기지 않은 채 고스란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여보. 그래서 오늘 아침에 라면 끓여준 거에요..미안해요. 하여튼, 우리 집안에 도둑이 들어오지 않은 이상 만두를 훔쳐갈 범인은 터빵이 아니면 동생인데, 이 중 만두를 좋아하여 시도 때도 없이 만두를 먹어대는 터빵이가 바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기에 이에 본 원고는 터빵이를 만두 납치 폭행 사건의 범인으로 고소합니다. 터빵아. 좋은 말 할때 불어라.. 피고 발언: 저 피고 터빵이는 존경하옵고 위대하시고 존업하시고 근엄하시고 왕 멋장이이시고 열라 잘생기시고 용돈도 잘 주시고 배도 안나오신 우리집의 영원한 돈줄( 퍼억~!) 재판관 아빠 앞에서 발언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전일 오후 7시에 집에 귀가하였습니다. 맨날 집에서 잠만 자다가 원고 엄마의 잔소리를 듣는것이 싫어서 오랜만에 시계 자명종 소리를 듣고 일찍 일어나 신촌에 가서 사랑스러운 그녀...를 만났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 이 추운 겨울을 솔로로 보내고 있는 터빵이는 눈물만 흘리며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잠시 재판관 발언: 만화책이나 볼라구 신촌까지 가냐? 너 용돈 30% 삭제다. 피고 재발언: T_T.... 아자아아아앗~! ( 용돈 깎인 고통에서 헤어나고자 질러보는 비명) 하여튼 그리하여 저녁 7시에 집에 귀가하자 제 위장을 고통에 비비 꼬이게 하는 황홀한 냄새가 저희 후각신경을 자극하였습니다. 그리고 전 바로 저의 대뇌 작용의 일부로 이것이 엄마의 만두 냄새라는걸 알아차렸습니다. 참을 수 없는 만두의 유혹에 이끌려 전 엄마가 공급해 주신 13개의 만두 중 동생 것 0.6개를 제외한 12.4개의 만두를 먹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전 행복에 겨워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제 방 옆에 붙어있는 다용도실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지만 꿈이려니 생각하고 그냥 디비져 잤습니다. 존경하옵고 위대하시고 존업하시고 근엄하시고 왕 멋장이이시고 열라 잘생기시고 용돈도 잘 주시고 배도 안나오신 우리집의 영원한 돈줄( 퍼억~!) 재판관 아빠님. 비록 제가 만두를 끔찍히 좋아한다지만 한 밤중에 일어나 만두를 납치할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아쉬비. 하여튼 전 그 시간 잠자고 있었고 따라서 전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재판관 발언: 피고 터빵이, 원고 여보의 발언은 잘 들었소. 만두는 사라졌는데 범인은 없다...흠.. 오늘 아침에 이것때문에 라면을 먹고 가서 회사에서 하루 종일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린 걸 생각하면 내 이 범인은 꼭 잡고 말리라!...잠시 휴정하겠소. ( 아빠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 재판관 발언: 기다리느라 고생 많으셨소. 그럼 재판을 계속 하도록 하겠소. 여보의 말에 따르면 만두 납치 폭행의 범인은 터빵이란 소리고, 터빵이는 또 자기가 범인이 아니란 소린데... 그럼 남은것은 동생! 동생아 이리 좀 와 봐라. 동생: 저...저..( 갑자기 당황하는 모습) 재판관: 입을 벌려봐라. 동생: 허억.. 재판관: 너도 용돈 깎이고 싶냐? 동생: 쭈아악~ 재판관: 여러분 여기를 잘 보시오. 여기 오른쪽 어금니와 송곳니 사이를 보면 고추가루가 끼어있고 왼쪽 어금니에는 고기 조각이 끼여 있소. 이는 뭘 말함이냐 하면... 어제 밤 이후로 이 놈은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어야 할텐데 이런것이 끼어있는 걸로 보아 저녁에 무언가 먹었다는 뜻이요. 그럼 만두 납치 폭행사건의 범인은 누구이겠소? 피고와 원고: ... 잘 모르겠는데요. 재판관: 바로 이놈 동생이 범인이요! 피고와 원고: 오홋~! 그렇군요! 재판관: 네 이놈!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동생: 흑흑... 재판관: 동생 네 죄는 내가 먹을 만두를 빼았아 저녁에 몰래 먹은 죄, 그리고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숨긴 죄, 그리고 마지막 죄는 오늘 아침에 이빨을 안닦은 죄. 네 죄를 식품가중처벌법에 의거하여 용돈 50%의 삭감 조치를 취한다. 동생: 아아악~ 저는 죄가 없어요. 단지 저는 형이 남긴 0.6개의 만두를 먹고 배가 고파서 더 먹은 죄 밖에는.. 만약 형이 몇개의 만두를 더 남겼더라면 이런 범죄는 일어나지 않았을 꺼에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재판관: 네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럼 터빵이도 동생의 만두를 남기지 않은 죄를 쳐서 용동 40%의 삭감조처를 취한다. 버터빵: 그럼..아까 30%랑 합치면 도합 70%...흑..나 이제 뭐 먹고 사나.. 재판관: 그럼 오늘 재판은 이것으로 끝낸다. 여보 이제 밥 줘. 사건을 마치며: 먹을때는 개도 안건드린다는데 만두 때문에 이런 가정불화가 생긴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는 이런 불화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엄마는 더 많은 만두를 우리에게 공급해 주었으면 한다. (퍼억~!) 흑... < 끝 > [11487] 제목 : [버터빵] 터빵이의 첫.사.랑 (2)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14 03:07 읽음 :1157 관련자료 없음 ------------------------------------------------------------------------------ 엄마는 섬그늘에 굴 따러어 가고~ 아기는 혼자남아 집을 보오는데~ .... ..... ........ 빰빠라 밤빰 빰빰 빠라바라밤빰 빰빰 와하하하~ .. 긁적 긁적 -_-; < 11259번에 있는 (1)의 줄거리 초간편 요약 > 버터빵. 중1. 토끼소녀 만남. 좋아함. 친한 친구가 연적이 됨. 터빵은 친구 편지 날라주기로 함. - 끝 - < 1 > 그런 것입니다. 연적... ( 보통의 코미디라면 여기서 붓글씨 쓸때 먹을 가는 연적을 이용하여 말 장난을 하겠지만 저는 그런 짓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보다 차원 높은 유머를 향하여 아자! ...라고 하면서 이미 말해버렸다... ) 하필 가장 친한 친구가 연적. 그리고 전 친구의 편지를 날라야 하는 운명. 슬픈 운명. 팽~ 그러나..약속은 약속인지라 전 몰래 몰래 토끼소녀의 책상에 편지를 넣었습니다. 그러나 코끼리도 꼬리가 길면 쥐한테 밟히는 법. 뭇 사내아해들과 여자아해들이 저의 이런 짓을 눈치 채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제가 토끼소녀를 좋아하여 편지를 넣는다는 방향으로 소문이 나더군요. 하지만 전 꿋꿋하게 편지배달부의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친구와의 의리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터빵이의 고귀한... 긁적 긁적... 역시 전 거짓말을 하면 온몸이 가렵군요. 긁적. <2> 시간은 분침과 시침의 절묘한 조화속에 흐르고 흘러 어느덧 여름 방학이 되었습니다. 방학! vacation! qkdgkr! 학생은 방학을 위하여 학기를 보낸다고 종로학원 전설의 8수생 임모형은 얘기했었죠. 하지만 중학생은 여름방학은 그리 만만한 방학만은 아니었습니다. 국민학교때 혹시 탐구생활이라고 기억 나세요? 그...변색 표지에 A4크기의 얇은 책. 그러나 방학 끝나기 1주일 전만 되면 그렇게 두꺼워 보이던 책. 물론 중학생이야 그런 건 없었지만 다른 숙제들도 있었잖아요. 이를테면 일기 같은거. 8월 12일. 날씨 맑음. 오늘은 엄마가 빵을 해 주셔따. 맛있다고 얘기해따. 다음부턴 거짓말 하지 말아야지. 8월 14일. 날씨 맑음. 지운이랑 놀이터에서 놀아따. 참 재미이써따. 하하하. 8월 16일. 날씨 맑음. 문득 하늘은 보니 어느덧 여름이 구름 너머로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바람도 이젠 더운 열기 뒤로 날렵한 단도처럼 뺨을 시리게 할 때가 있다. 삶이 그처럼 비밀스럽게 흘러가고 해거름 너머로 산자락의 모퉁이가 아스라이 흩날리는 저녁 오후. 난 오늘도 머리에 바람을 흩날리우며 어느덧 고독의 긴 한숨에 머리를 떨군다. 오늘 받아쓰기 연습 끝~ 8월 17일. 날씨 맑음. 날씨가 맑다. 오늘도 야구를 하고 놀아따. 배가 고파 들어와 보니 엄마가 버터빵을 사 놓으셔따. 빵을 먹으며 왠지 이 빵이 나중에 나랑 관계를 가질 것 같아따. 혹시 좋아하던 사람이랑 헤어졌을때 이 빵을 먹게 되는게 아닐까 걱정이다. 8월 15일. 날씨 맑음. 오늘 날씨는 16일이랑 똑같다. 그러고 보니 17일이랑도 같다. 참 신기하다. 이러던 어느날..일기를 쓰는데 갑자기 토끼소녀가 생각나더군요. 근데 이때 한참 유행하던 거 기억나세요? 이름 획수로 해서 사랑 % 나타내는 거 이짜나요. 이를테면 버 토 터 끼 빵 녀 6 6 6 5 1 5 2 2 1 6 6 4 3 7 2 7 0 9 7 9 % 이렇게 해서 버터빵과 토끼소녀는 79% 정도 좋아한다..뭐 이렇게 하는거요. 이걸 일기장 뒤에다 심심한 겸 해서 그냥 우리반 여자애들 중에서 맘에 드는 애들 이름 몇을 골라 해 봤죠. 보시다 시피 토끼소녀와는 꽤 높게 나와서 실실거렸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러나 이것이 나중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줄이야.. <3> 방학은 여름과 함께 다 가버리고 어느덧 개학이 되었습니다. 방학동안 터빵이는 평균 수면시간 14시간을 유지하여 인간이 얼마나 잠잘수 있는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했죠. 하튼.. 개학을 했고 숙제를 내는데 전 깜빡잊고 일기장을 안가져 왔지 뭐에요. 그래서 집까지 헐레벌떡 뛰어가서는 ( 집이랑 학교랑 무지 가까웠걸랑요. 엎어지면 코 닿을 데라고 하지만 제가 250번만 코가 닿으면 학교에 닿을 정도...) 일기장을 가져와서 가까스로 늦지 않게 낼 수가 있었죠. 다음날 아침 조회시간이었어요. 드르륵~ 어 이상하다? 왜 선생님이 내 일기장을 가지고 오시지? 음..혹시 선생님이 내 일기를 보고 너무 감동하셔서 애들에게 읽어주려고 그러신가 보다. 음화화화~ " 버터빵~ " " 넹넹~ ( 벌떡. ) " " 이거 너 일기장 맞지? " " 넹넹~~ ( 고개를 한번 돌리는 행동으로 자랑스러움을 표현함.) " " 김혜자, 고두심, 김자옥, 엄앵란, 토끼소녀, 이거 다 뭐니?" " 예...예? " " 일기장 뒤에 있던 이게 뭐냐고. " " ..그건......" " 잘 한다. 어린것이 벌써 연애질이나 할라 그러고. 애가 벌써부터 그래서 커서 뭐가 될래? " " ...... " " 일기장 뒤에 이런 낙서질이나 할 시간 있으면 일기나 제대로 쓰지 이게 뭐하는 짓이니? 너희 부모님이나 좀 만나봐야 겠다. 애 교육을 이따위로 시켜가지고선.." " 선생님... 잘못했어요.. " " ( 일기장을 던지며 ) 뭘 잘못했어 뭘? " " ..... ..... ........ " 땅바닥에 던져진 일기장을 주워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땅바닥에 떨어진 눈물은... 주울 수 없었습니다. 그 날 전 수업시간 내내 얼굴을 파뭍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얼굴보기도 너무 부끄럽고 더더군다나 그 일기장에 적혀있던 여자애들 얼굴 보기는 더더욱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저때문에 그 애들이 기분나쁠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 여자애들을 찾아가 미안하다고 얘기했죠. 하지만 모두들 너때문에 기분 잡쳤다는 식으로 쳐다보며 인사도 안하더군요. 마지막으로 토끼소녀에게 가서 머리를 숙이며 말했어요. " 미안해... " " 응. 괜찮아.. " 그러면서 살짝 웃어주는 토끼소녀에게 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얼굴만 붉히고는 제 자리로 돌아오는 수 밖에요. <4> 일이 안되려면 앞으로 넘여져도 코가 깨진다고..응? 하튼 일이 안될려고 그랬는지 집에 빨리 가서 그냥 처박혀 잠이나 자고 싶은 이 날 하필 청소당번이었습니다. 그리고 토끼소녀도 같은 분단이라 청소를 같이 하게 되었죠. 그렇지 않아도 얼굴 보기 그런데 청소시간에 또 마주쳐야 한다는게 참 고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아무말도 안하고 청소를 묵묵히 하고 있는데 어느덧 보니까 다른 남자애들은 쓰레기통을 비우러 나가고 교실에 남자는 저 밖에 없더군요. 그리고 여자애들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저쪽 구석에 동그렇게 모여 소근소근대고 있더군요. 또 내 얘길 하나보지... 그래 해라 해... 그러면서 계속 빗자루 질을 하고 잇었는데 갑자기 여자애들중 하나가 부르더군요. " 야 터빵아~ 이리 좀 와봐." " 뭔데." " 글쎄 와봐.." 여자애들이 부르는 대로 그냥 갔습니다. 그런데..그 애들 가운데 토끼소녀가 앉아있는게 아니겠어요. " 어...너..." " 터빵아." " 응? " " 너...나 좋아하니? " 쿵. 후다다다닥~! 전 그 말을 듣자마자 더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얼굴은 뭐 훔쳐먹은 놈 마냥 벌게져서는 후다다닥 달려나갈 수 밖에 없었죠. 그날 집에 오는 길에 하늘은 참 높았답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 <5> 그 날 이후로 전 토끼소녀랑 많이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글쎄... 그러고 보면 토끼소녀도 제가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편지 전달할때 소문이 이상하게 나기도 했지만.. 하여튼 실험시간에 둘이서 떠들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뒤로 나가 나란히 벌을 설 정도였으니. 하지만 문제가 아직 남아있었죠. 저의 가장 친구. 전에 저한테 편지를 부탁했던 그 애. 전 그날, 일기장 사건 이후로는 그 애에게 말조차 건낼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 배신자였으니까요. 미안하기도 했고.. 그리고 이젠 저 또한 토끼소녀를 그 애에게 빼았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묘한 삼각관계는 결국 끝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 날은 1학년 종례식이었습니다. 어떤 우연인지 항상 일이 있는 날은 전 청소를 하게 되더군요. 처음 엉덩이랑 머리랑 부딛힌 날도 그렇고, 일기장 사건때도 그랬고, 그날도 그랬어요. 그냥 그 날도 묵묵히 청소를 하고 있는데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군요. 그 애였어요. 그리고 그 애의 손에는 빨간 편지봉투가 들려있었습니다. 전 그 애와 눈이 마주쳤죠. 그애는 잠시 절 바라보고 나더니 옆에서 청소를 하던 토끼소녀에게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청소하던 애들이 전부 보는 앞에서 그 편지를 토끼소녀에게 건내주었습니다. 토끼소녀는 편지를 받고서는 한참을 그냥 서 있다가 절 한번 힐끗 보는 듯 하더니 편지를 ... 찢어버렸습니다. ......... < epilogue > 2학년에 올라가고 나서는 토끼소녀를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같은 학교라서 한번정도는 복도에서 마주칠 법도 한데 한번도 보지 못했죠. 그러다가 3학년때 교무실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다가 우연하게 마주치게 되었는데.. 서로 모르는 척 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날 하늘은 영락없이 그날과 같았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 < 끝 > 추신: 사랑하던 사람을 오랜 시간 후에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모르겠답니다. [11259] 제목 : [버터빵] 터빵이의 첫.사.랑. (1)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13 02:02 읽음 :1307 관련자료 없음 ------------------------------------------------------------------------------ 어제 왠지 잠이 안와서 그냥 할 일 없이 가정 의학 사전을 뒤적이고 있었죠. 그런데 우연히 펼친 항목이 "암" 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쭉 보고 있는데...잉? < 유방암의 증세 > 젖 속에 작고 때로는 빨리 자라는 멍울이 만져진다. 이 덩어리는 눌려도 그리 아프지는 않다. 환자는 일반 영양도 나쁘지는 않다. .. - 최신 가정의학 대사전 437p- 허억~! 요즘 오른쪽 갑빠(남자것도 유방이라고 하나요? -_-;)에 멍울이 만져지던데.. 오오..설마.. " 엄마~~!!" " 또 왜? " <- 또..라는 말에 주목해 보자... " 엄마...저....유방암인가봐요." " ........." " ........." " 터빵아? " " 예? " " 뒤 좀 돌아볼래?" " 예...." " 짜악! (<- 등판 싸대기 치는 소리) 이것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뭐? 유방암? 엄마도 그런거 신경 안쓰는데 네가 무슨 유방이 있다고 유방암? 그건 네가 맨날 잠을 하두 자서 근육이 뭉친겨 이놈아!! 맨날 새벽에 자고 낮 1시나 되서야 일어나서는 밥이나 먹고 또 자고, 다른 집 애들은 방학이면 학원이다 뭐다 맨날 바뻐서 난리라는데 너는 허구한날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기나 하고 할일이 없으니까 별 이상한 걸 다 생각해서는 어쩌고 저쩌고 ..." 32분 40초 동안의 잔소리를 듣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 유방암이 아니라서 다행이야. 흐.... < 1 > 때는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3월. 중학교 1학년에 처음 올라가는 터빵이의 가슴은 희망으로 가득 찼습니다. ' 드디어 나도 자유 연애를 하는거야~! 아자~!' 제가 다닌 중학교는 남녀 공학이었죠. 그래서 국민학생이라는 어린애의 틀에서 벗어나 어엿한 성인으로서 한발짝 내딛는 중학생이라는 이 엄청난 신분하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우선적인 권리는 자유연애라고 생각한 터빵이는 학교에 가는 첫날부터 오로지 여자 생각밖에는 없었습니다. ( 지금은 여자에 대해서는 목석입니다...퍼억~! .......색골입니다. ) 하튼 교실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 터빵이의 눈은 이경규 눈 돌아가듯이 팽그르르 돌아가며 1학년 6반의 모든 여자들의 얼굴을 스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걸린 어떤 얼굴. 눈은 초롱초롱허니 천년지경이 무색하고 코는 동그스름 앙증맞은것이 마치 원앙부리 같더라. 도톰하니 동백꽃을 따다놓은 듯한 입술에선 향기가 사방을 맴돌며 쫑긋하니 보이는 토끼이빨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버터빵 사설 시조 '옹헤야'의 일부 - 결판은 났습니다. 이제 터빵이의 중학생활에 서광이 비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토끼소녀 ( 그냥 이빨이 토끼처럼 쫑긋하니 나와서 토끼소녀라고 부르기로 했음) 와 함께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열심히 공부해서 새나라의 새일꾼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날, 입학식을 하고 난 첫날 벌써 토끼소녀와 전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말았습니다... 청소시간이었죠. 전 질풍같은 빗자루 후리기와 날렵한 쓰레받기 태클로 과감히 허리를 숙인채로 쓰레기통 문전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는데, 뭔가 물컹~ " 누가 내 머리위에 까스통 올려놨어~~!!" 하고 소리를 지르고 보니 저 쪽으로 도망가는 건 토끼소녀의 뒷모습이었습니다.... 행복하여라. 첫날부터 그녀의 엉덩이가 나의 머리에 ... 그 날 이후 10일동안 머리를 안감은 것으로 기억됩니다. < 2 > 시간은 변기 물 내려가듯이 콸콸콸 잘도 흘러갔습니다. 그리하야 어느새 5월이 되어버렸죠. 이제 애들하고도 왠만큼 친해지고 제법 어엿한 중학생의 모습이 갖추어 지기 시작하던 때.. 결국 사건은 터지고 말았습니다. " 야..터빵아. 일루 좀 와봐.." " 자아식. 비디오 아직 내차례 아냐 임마." <- -_-; " 으..그게 아니구.. 하튼 일루 좀 와봐." " 뭔데? " " 저기..너.. ***알지 ?" " ***? 이게 뭔데? " " 몰라? " " 별표 세개 해 놓으면 어케 알어 임마~! 이름을 얘길 해." " 아..안돼.. 통신에 올리는 공개적인 글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이름과 같은 직접적이고 적나라한 표현은 삼가는 게 그녀와 우리 모두를 위한 예의가 아닐까? " " 너...주거. 얼렁 이름 대. " " 토끼소녀(가명. 13. 학생) 알지? " " 응. 우리반이자너. 근데?" " 저기... 실은.....저기..그러니까.....그게 말이지..." " 안녕~" " 야! 잠깐만.. 저기..실은.. 내가 걜 좋아하거든.." 쿵. 이게 왠 날벼락이란 말입니까. 그럼 얘가 나의 연적. 오...하늘이시어 .. 하필 저와 가장 친한 친구를 이런 관계에 빠뜨리시면 전 어이하란 말씀이십니까.. " ( 아무렇지도 않은 척 ) 아 그래? 걔가 뭐 이쁘다고 좋아하냐?" " 아냐..이뻐... 요즘엔 얘 생각만 나서 미치게따.. 그래서 실은..내가 편지를 썼거든. 근데 난 도저히 이걸 걔한테 전해주지 못하겠어.. 그러니까 부탁인데 네가 이 편지 좀 나 대신 걔한테 전해주지 않을래?" " 글쎄... 나도 좀 그렇긴 한데.." " 야..부탁이다.. 응? " " 야..나두 쪽팔리단 말야.. 들키면 어떻해.." " 친구 좋은 게 뭔데..응? 더블드래곤 50판하고 핫도그도 사 줄께. 응? 응? 응? " " 알아써..." 그리하야... 터빵이는 자신의 연적의 편지를 전달하는 기이한 운명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럼 앞으로 터빵이의 사랑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그건.. to be continued... 추신: 이 글은 실.화.입.니.다. [11149] 제목 : [버터빵] 추억을 파는 사람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12 07:18 읽음 :1095 관련자료 없음 ------------------------------------------------------------------------------ 그냥 어떤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리고 이 사람은 추억을 팔 수 있다고 합시다. 그냥 그렇다고 합시다. 지금까지 겪어왔던 행복하고 즐겁고 기분좋고 아늑하고 따스하고 정감어린 모든 일들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습니다. 물론 팔고나면 그 추억은 다른 사람의 것이 되고 자신의 추억은 사라지겠죠. 그렇게 하나 둘씩 추억을 팔다보니 이 사람은 언젠가부터 눈을 감아도 생각나는 일들이 점점 없어졌습니다. 가까스로 생각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잡아내고 보면 그 추억에 웃음 지을 새도 없이 누군가가 와서 사가고 맙니다. 물론 그 돈으로 다시 추억거리를 만들어도 되겠죠. 그러나 추억이란건 기억이랑은 다르잖아요? 기억에 남는 일들은 우선 마음속에다 나름대로의 구멍을 내고, 그 구멍은 우리가 그 일을 다시 생각해볼때마다 여러가지 색의 물감으로 메꿔지는 것 같아요. 어떨땐 눈부시도록 깨끗한 화이트로, 어떨땐 여릿한 그리움의 핑크로, 어떨땐 소녀의 젖은 눈망울에 비친 그린으로, 어떨땐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그렇게 구멍이 다 메꾸어지면 바람과도 같은 시간이 서서히 퇴색시켜가고, 그래서 눈을 크게 뜨고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는 색이 되어버리면 우린 그걸 추억이라고 부르죠. 결국 살아가면서 우리는 계속 기억으로 마음에 난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는 거고, 죽을때 이 세상을 힘들게 살아왔다는 선물로 그 추억들을 가지고 가는게 아닐까요. 그럼 추억을 파는 이 사람은 ... 추억을 다 팔고 나면.... 죽음만이 마지막 빈 자리를 메꾸어 주겠죠. 추억을 파낸 자리를. 지금 당신은 혹시 현재라는 사람에게 쫏겨 추억을 팔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 < 끝 > [10525] 제목 : [버터빵] 우리나라 드라마 문제있다!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08 18:10 읽음 :2731 관련자료 있음(TL) ------------------------------------------------------------------------------ [제목] 우리나라 드라마 문제 있다. [목적] 우리나라 드라마의 천편일률적 배경과 등장인물, 그리고 안일하게 나누는 대화들에 대한 심각한 고찰속에 피어나오는 한송이 장미꽃을 머리에 꽂고 나는 오늘도 라면을 끓인다. [차례] 1. 물을 2컵과 2/3컵을 넣는다. 2. 물에 마늘 다진것을 조금 넣는다. 3. 식초 3방울 정도를 물에 넣는다. 4. 물을 끓인다. 5. 계란을 깨서 흰자와 노른자가 섞이도록 골고루 푼다. 6. 물이 끓으면 라면과 스프를 다 넣고 계속 끓인다. 7. 면이 약간 덜 익을때 쯤 해서 불을 끈다. 8. 5번의 계란을 넣고 휘젓는다. 9. 참기름 한방울을 떨어뜨린다. 10. 상에다가 냄비채로 가져와서 물과 김치와 함께 마시께 먹고 남은 국물에는 밥을 꼭 비벼먹는다. 11. 아..마시따~! [본문] 1. 드라마 인물들의 복장에 대하여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왕족들인가. 집에서 그냥 평상시로 나오는 모습을 보더라도 엄마는 투피스 정장에 한껏 틀어올려 멋을 부린 머리에다 아빠는 항상 V-neck의 스웨터를 걸치고 올백 머리를 하고 있다. 자식들은 또 어 떤가. 분명히 공부한다고 엄마가 과일 가져다 주러 가면 공부하는 놈이 복장이 꼭 어디 나이트 가는 복장처럼 화사하고 이쁘기 그지 없다. 생각해보라. 보통 평범한 가정에서 누가 집에서 그러고 있나... 내가 본 대부분의 집에서는 아빠는 추리닝, 엄마는 그냥 막 굴러다니는 옷, 아들은 나이가 좀 먹었으면 잠옷이나 티셔츠에 반바지, 심지어는 그냥 팬티에 런닝 차림으로 뒹굴고 다니다 엄마한테 등싸데기 짝~ 맞고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통 아닌가. 따라서 좀 더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노주현에게 회사 마크가 찍힌 퍼런 추리닝을 입히고 고두심에게 좀 뜯어진 장고바지와 요란한 70년대 무늬의 블라우스를 입히고 배용준은 그냥 런닝에 팬티 바람으로 집을 돌아다니게 해야 할 것이다.... 주1) 런닝셔츠=런닝=난닝고 주2) 팬티=빤쯔=빤쓰 2. 드라마속에 나오는 집에 관하여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깔끔순이 깔끔돌이인가. 집에 어디 하나 어질러 진 데가 없다. 보통 집을 가 보면 바닥엔 오늘 온 신문이 널브러져 있고 식탁에는 먹다남은 빵이나 떡이 놓여 있으며 친구 방에 가 보면 6.25때 폭격맞은 시가지처럼 몰골이 장난 아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아들의 방은 .....하튼 말도 안된다. 그 집 아들은 깨끗결벽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그리고 책꽂이의 책을 보면 또 장난 아니다. 동아 원색 대백과 사전이야 꽂혀있는걸 이해하지만 온통 무슨 전집에 소설모음에... 소품 챙기시느라 고생하는 건 알지만 드라마의 현실성을 가미하기 위해선 슬램덩크 몇권과 핫윈드 몇권 정도를 꽂아준다면 보는 이들은 감탄을 절로 금치 못할 것이다. ( 그리고 현실성의 극치를 달리고 싶다면 침대 밑이나 책상속에 노는소년을 하나 넣어두어도 좋을 것이다.. ) 또한 집은 또 왜그리 좋은지.. 그냥 나왔다 하면 2층집에 가구는 온통 번쩍번쩍에 심지어는 집 앞의 광활한 잔디밭까지. 우리나라에 그렇게 해 놓구 사는 집이 몇%나 될까. 그냥 집은 적당히 작고 가구들도 그냥 좀 헐은걸로 쓰고, 집도 좀 어지럽혀 놓고, 그래야 현실성이 팍팍 드러날 것 아닌가. 그리고 아얘 집을 좋게 할려면 눈요기꺼리를 좀 주던지. 올라가는 계단을 에스칼레이터로 만들고 벽장은 대리석에 전구는 왕따시 큰 샹들리에를 달고 바닥에는 금괴를 몇개 뿌려놓으면 구경하는 재미라도 있을 터인데. 아쉬울 뿐이다. 주3) 위의 방은 남자방의 관점에서 볼 수 밖에 없었음을 밝힌다. 여자방은 필자가 잘 모르니까.. 그러나 아마도 남자방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_-; 3.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들에 관하여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예절돌이 예절순이인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 정말 예의 바르기 그지 없다. 전에 본 어떤 드라마의 대사이다. 아버지: " 아들아. " 아들: " 예, 아버지." 음...누가 이런단 말인가. 보통은.. 아버지: " 얌마~! " 아들: " 왜요? " 이렇지 않은가? 뭐..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하튼 대사는 너무 천편일률적으로 고정되어 있다. 물론 대사를 너무 현실적으로 했다가는 방송윤리위원회에서 징계처리 먹을께 분명하니까 그렇다고 해도 얼마간은 현실성 있는 대화를 원한다. 지금까지의 3가지 이론을 전부 맞추어 잠시 매우 현실적인 드라마의 원고를 구성해보고자 한다. < 드라마 게임 - 엄마 때리지 마 > 배경: 25평짜리 아파트. 바닥엔 신문지가 내던져 있고 저쪽 구석엔 빨래감으로 던져놓은 팬티가 눈에 띈다. 식탁위엔 요구르트 먹다 만 병이 구르고 있고 라면봉지도 싱크대 위에 버려져 있다. 참고: 등장인물들 특유의 어투를 생각하며 보시길 바란다. 실제로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대사를 한다고 생각해보면 더 현실감 있을 것이다. ( 노주현 등장한다. 위 아래 퍼런 추리닝에 왼쪽 가슴엔 "육군7481" 이라고 마크가 찍혀있다. 머리는 봉두난발이다.) 노주현: 여보. 전화기 좀 가꾸와. ( 고두심 등장한다. 몇년을 입었을지 모르는 녹색 손뜨게 스웨터와 70년대 스타일의 펑퍼짐한 봉고바지를 입고 나온다. 머리는 역시 봉두난발이다.) 고두심: 머리위에 있는 걸 왜 맨날 가져오래요~! 자기는 손이 없나 발이 없나. 노주현: 쓰... 가꾸와. 고두심: 얘~ 용준아~! 전화좀 아버지 가따드려라~! ( 배용준 등장한다. 그나마 깨끗한 난닝고에 빤쓰 바람으로 슬그머니 기어나온다. 눈은 부시시하고 머리는..역시 봉두난발이다. ) 배용준: 왜 이런건 맨날 나 시켜요.. 아버지 여기 전화요. 고두심: 너 그렇게 빤쓰만 입고 돌아다닐래~! 배용준: 아녜요. 난닝구도 입었어요. 고두심: 이게 어디서 말대꾸야~! 배용준: 엄마는 내가 말만하면 맨날 말대꾸래. 고두심: 너 성적표 안가져와? 배용준: 엄마..잘못했어요.-_-; 노주현: 우허허~ 사내놈이 그러고 다니면 또 어때서. 배용준: 에이..들어가서 컴퓨터나 해야지. ( 배용준 자기방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켠다. 윈 95 로고가 뜨면서 바탕 화면에 이승연 사진이 뜬다.) 배용준: 역시 이뿌군. 흠..오늘은 사진 구경이나 해 볼까. ( ACDsee를 실행시킨다. 잠시 후 화면엔 살색이 가득..) ( 이때 고두심 과일을 가지고 방안으로 들어온다.) 고두심: 용준아, 과일 먹..아니~! 이게 뭐야~! 배용준: 아악~! 엄마... 고두심: 이것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이런거나 보구 있어`! ( 난닝만 입은 등판을 싸대기친다.) 짝~! 짝~! 배용준: 엄마~~ 잘못했어요`~ 고두심: 안돼~! 짝~! 짝~! 배용준: 아악~~ 때린데 또때리지 마요~ 엄마는 날 짖밟앗어. 하나 남은 사진도 빼았아 갔어~ H.O.T~ 고두심: 이게 맞으면서도 말대꾸네. 짝~! 짝~! 배용준: 엄마~~ 때리지 마요~~ 노주현: ( 밖에서 큰 소리로 ) 여보. 사진은 지우지 마. < 끝 > T_T...감동의 물결이.. 역시 드라마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결론] 따라서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마치는 글] 마쳤다. < 끝 > 추신: 이 글은 우리집과는 절대 상관 없음을 밝힙니다. [9510] 제목 : [버터빵] 웃음은 TV를 싣고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7/01/01 20:35 읽음 :1437 관련자료 없음 ------------------------------------------------------------------------------ 빰빠라 밤빰 빰빠라라밤~ 사회자: 안녕하십니까? 드디어 대망의 97년 새해가 밝았군요. 오...새해~! 새베돈은 많이 받으셨는지요. 요즘엔 경기 불황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세베돈 전선에 많은 차질이 있을 거라고 예견됩니다. 하튼, 오늘 뜻깊은 1월 1일을 맞이하야 저희 방송에서는 특별 프로그램 " 웃음은 TV를 싣고" 를 보내드립니다. 이 방송은 제목 그대로 몇명의 출연자가 어떻게든 사람들을 웃겨서, 가장 많이 웃긴 한사람을 선정해 TV를 주는 우리나라 초유의 프로그램인 것임니다.오..( 감격에 부르르 떤다.) 그럼 잠시 전하는 말 듣고 시작하도록 하죠. 전하는 말: " 여봐라, 게 누구 없느냐? " " 예이, 대령했사옵니다. " " 도대체 짐의 별명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날 보고 키득키득 웃으냔 말이다. 이봐라 내시, 내 별명이 무엇인고?" " 그것이..송구스럽게도.." " 어서 빨리 아뢰지 못할까~!" " 송구스럽게도..전하는.. 말이옵니다." 사회자: 예, 잠시 전하는 말 들으셨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들어가 보도록 하죠. 우선 심사위원님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떴다하면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는 전설의 코미디언 배삼롱씨~! 배삼롱: 안녕하십니까, 배삼롱입니다. 사회자: 우하하하하하핫~! 캭캭캭~! 역시 너무 웃기시는군요~!.-_-; 다음 심사위원은 나우누리에서 최고 인기를 얻으시다가 이제 다른살림(go author 23)차리셨지만 여전히 인기가 식지않는 유머란의 영원한 스타, 삐꼴로 님~! 삐꼴로: [삐꼴로] 고마워용. 미욘이 욜씸히 심사할께요. 사회자: 그리고 다음 심사위원은 하이텔 유머란에서 신화같은 존재로 군림하시다 1월 6일에 국방부의 부름을 받고 훈련을 떠나시는 왕우껴 정말우껴 승빈 님~! Seungbin: [승빈] 안녕하세요? 승빈입니다. 1등하신 분께는 제가 특별히 저희집 냉장고 관람권과 콩자반을 선물로 드릴 예정이오니.. 참가자들: 우웩.. -____-; 사회자: 예, 감사합니다. 심사위원님들의 면모를 보니 정말 한국 최고 수준의 웃음 경연잔치가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오늘의 하일라이트, 상품소개~! 상품소개걸: 짜잔~~ 안녕하세요~ 상품소개걸이에요~ 오호호호홍~ 저한테 관심있으시면 메일 주세요~~ 호호~~ 그럼 상품소개 할께요~ 요번에 받으실 상품은 " 14인치 이코노 칼라 텔레비젼 " 이에요. 관중들: 오오오옷~!!! 상품소개걸: 놀라셨죠? 이거 구하느라고 참 힘들었어요. 이 텔레비젼은 전설의 텔레비젼으로서 요즘 TV에서는 보기 힘든 2개의 빨래걸이를 포함하고 있어요.그리고 보시는 분들의 운동부족을 걱정하여 휴먼리모콘을 채택하고 있구요, 채널 선택 실수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다다닥 스위치가 달려있어요. 또 모니터와 같이 놓고 쓰실것에 대비해 모니터가 쪽팔리지 않도록 특별히 크기를 모니터와 같게 맞추었죠. 아~~ 너무 갖고 싶은 환상의 TV에요~~ 사회자: 놀랍군요~ 저런 상품을... 역시 심사위원이나 상품으로 보나 저희 프로그램은 최고의 프로그램이군요~! 그럼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회자 또한 최고일 것이 분명한 듯 합니다. 뽀호호~~ 관중들: ( 아무 반응이 없다.) 사회자: 우핫핫핫~~ ( <- 쪽팔림을 무마하기 위한 웃음) 그럼 이제 드디어 대망의 " 웃음을 TV를 싣고" 막을 올립니다~! 관중들, 참가자들: 짝짝짝~~ 사회자: 막을 올렸으니 이제 시작해 보죠. 우선 첫번째 참가자, 자칭 방배동의 황금돌이 한경석 군~! 한경석: 안녕하세요~ 방가워요 여러분~ 쩝 공일사일공 짜증날 정도로 느리네...힝.. ..작년 이었죠... 제 동생이 뒤에 따라오는 줄 알고...이상한 걸음으로.. 그러다 신나서 개다리 춤을 추면서 계단을 올라왔죠.. 흑....다 올라와서 엘리베이터 단추를 누르는 순간..이상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죠 '누군가 뒤에서 흐느끼고..있다..!!' (흐느끼긴.....--;) 얼굴을 돌려줄까 말까하다가.... 이거 혹시나 동생이 뒤에서 흐느끼는(?) 게 아닐까 하구.. 으허허.. 과감하게 돌아보면서 씨익~~웃어줬죠...이렇게..:) 으어어.... 그런데....제 눈에 비친 것은...흑... 우리 옆집의 옆집의...옆집의 후배...으억.... 걔한테 과외두 할 뻔 했었는데...얼마나 웃겼을까... 아직두...걔 보면...뭐 걸음걸이부터 단정히 하죠..흐어... ^^; 관중들: ........ 사회자: 끝난겁니까? 한경석: 예..(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회자: 자 다음 참가자는 천호동의 개날라리 니미럴씨~ 니미럴: 에이 니미럴. 야~! 이 쉐이들~! 니네 맞고 웃을래 그냥 웃을래? 카악~ 퉤~! 니네 안웃으면 10원에 한대씩이야~! 알간~ 이 쉐이들이...어이~! 거기 똥땡이~! 너 안웃어? 이 쉐이들이 ..야~! 웃어~! 관중들: 푸하하하하핫~! 우하하하하~! 캑캑~~ 깔깔~! 캬득캬득캬드드득~! 니미럴: 사회자~! 넌 뭐하냐? 사회자: (흠칫~!) 우하하하핫핫~! 푸게게겔~ 냐하하~~ 니미럴: ( 심사위원들을 째려보며 ) 알아서 해라잉~! 나 간다~! 휘리릭~ 사회자: 헥헥.. 공포와 서스펜스가 온 몸을 휘감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여튼 웃었군요.-_-; 다음 참가자는 충청도의 웃음보따리 나원참 씨~! 나원참: 안.........녕.......하....시......구.....만......이.....라. 뵙.....게........되......어....영..........광.......이......구....... ...만..........유...... 사회자: 제......발.....빨......리...좀.. 나원참: 알.....아.......구......만.........이.....라.... 어........느......날..... ...산......에......아.......부......지.........랑........아....들...... ...이.......랑..........나.......무......하.....러......갔.....는......데...... 관중들: 우에에엑~ ( 답답함에 온 몸을 비비꼬며 괴로워 한다.) 나원참: (신경도 안쓰며) 그........런......데......아......들........ ...이........아....부......지....한.......테.........."아......부...... ......지......돌.......굴.........러......와......유......".그...랬...... ..는......데......... 사회자: 그런데 아부지가 굴러오는 돌을 피했는데도 다시 돌에 깔려 죽으니까 아들이 " 돌 2개구만유~" 그런 얘기죠? 나원참:..........그............렇.........구....만...........유..... 관중들: (사회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짝~~ 사회자: 그럼 다음 참가자는 ....잉? 이 분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길 거부하셨군요. 그럼 대화를 잠시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나와주시죠. ***: 안녕하심까? 방갑슴다. 사회자: 특이하게 가면을 쓰고 나오셨는데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 냐하하하~~ 뽀호호호~ 다른 씨봉들이 볼까봐 썼음다. 사회자: 오호.... 혹시 이름이 어케 되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 oOo뽁큐~! 사회자: 음... 혹시..울트라면 아니십니까? ***: 오옷~! 어케 알았슴까? 사회자: -_-;... 그 말투 보고 모르면 죽어야죠.. 울트라면: 음화화화~! 저도 테레비 탈라고 왔씀다. 사회자: 그럼 웃겨주세요~ 울트라면: 9188 rodman96 허주송 12/30 1915 10 ##울트라면## 수요일엔 빨간팬티를.. 8903 rodman96 허주송 12/28 3161 13 ##울트라면## [옴니버스유머] 통장!! 8728 rodman96 허주송 12/27 2824 14 ##울트라면## 보리촌놈 서울가다.(2) 8317 rodman96 허주송 12/25 3142 18 ##울트라면## [X-MAS 특선영화] 라면맨! 8176 rodman96 허주송 12/24 3872 15 ##울트라면## 볼펜귀신 통신에 뜨다!! 7628 rodman96 허주송 12/20 4432 12 ##울트라면## 보리촌놈 서울가다.(1) 7333 rodman96 허주송 12/18 3917 13 ##울트라면## 소지품 검사와 삐삐.. 7118 rodman96 허주송 12/16 4635 13 ##울트라면## 기.말.고.사. 7005 rodman96 허주송 12/15 3422 14 ##울트라면## 까스 배달의 비밀.. 6707 rodman96 허주송 12/12 3323 15 ##울트라면## 영화를 보고 와서.. 6578 rodman96 허주송 12/11 3311 10 ##울트라면## 주숑이 올챙이적 시절.. 6323 rodman96 허주송 12/09 3764 11 ##울트라면## '과외선생' 주숑의 이야기 6097 rodman96 허주송 12/07 4073 11 ##울트라면## 네티즌의 하루.. 5104 rodman96 허주송 11/27 3321 10 ##울트라면## [논문] 통신용어의 유래 4935 rodman96 허주송 11/25 3645 12 ##울트라면## 주숑 통신생애 최악의 날 관중들: 음화화화화~! 우하하하핫~! 빠하하하하~! 냐하하하하하~! 캬드드득~! 사회자: 오오~! 정말 우끼군요~! 을트라면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참가자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그럼 다음 참가자는...성내동의 김영석씨 나와주시죠. 안녕하십니까? 지금 가지고 오신 물건은 뭔가요? 김영석: 예. 이 물건은 저희 8대조 할아버지부터 전해져 내려온 병풍입니다. 사회자: 음...참 귀하게 생겼군요. 그럼 감정 위원들 감정해 주시죠. 감정위원: 참 좋은 물건입니다. 사회자: 그렇군요. 그럼 감정가는 얼마인가요~? 감정가: (차각차각차각) 800,000 사회자: 네, 감사합니다. 근데..뭔가 좀 이상한데. 아~ 죄송합니다. TV 진품명품 대본이 여기 한장이 껴 있었군요. 죄송합니다..쪽팔린데 얼렁 다음 출연자 모시기로 하죠. 대방동의 김종철씨 나와주시죠. 김종철: ...... 관중들: 우호호호호홋~! 냐하하하하~! 꺄꺄꺌~! 니히히히히~! 파다다닥 우겔`! 캭캭~~ 사회자: 뿌하하하하~! 으하하하하~! ..헥헥. 넘 우껴서 숨이 다 차군요. 정말 우낀 얼굴입니다. 이 방송이 문자 방송인 관계로 얼굴을 보여 드릴수 없는 것이 정말~ 유감이네요. 그럼 다음 참가자 빨리 모시기로 하죠. 송파구의 양진호 씨~~ 양진호: [버터빵] 안녕하십니까? 사회자: 어? 양진호 씨가 버터빵이십니까? 양진호: <1> 예..하이텔에선 친구 아이디를 빌려쓰고 있어서 그렇구요, 제 본명은 양진호 입니다. 사회자: 오..그렇군요. 근데 왜 꼭 말할때 <번호>를 다십니까? 버터빵: 그건.........별들에게 물어봐. 사회자: 설마...이걸로 우끼시려는 건 아니셨겠죠? 버터빵: 우화화홧~! 그럴리 있겠습니까. (쿠욱~!) 사회자: 그럼 얼렁 우껴주시죠. 버터빵: 이때는....국민학교 3학년~ 흐...국민학교를 통털어 처음으로 학급 임원, 그것도 반장~! 을 해 본 학년... 하하...이때 반장이 어떻게 된거냐 하면 그때 제가 E.T 티를 입고 있었거든요..( 그때 E.T의 열풍이란...거의... 심지어는 저도...E.T인형을 안고 잤거든요...자전거만 타두..혹시나 하늘로 날아가진 않을까...혹시나 내 옷장에 E.T가 숨어있는건 아닐까...호호..) 그래서 자기 소개 할때 나가서, " 안녕하십니까?( 무지 예의 바르게) 전 E.T를 좋아합니다. E.T를 좋아하시면 저도 좋아해 주세요.( 흐..말이 안되죠?)" 그랬더니...폭팔적인 반응과....반장 선출... 근데...저희 반 부반장은 여자애 였어요...근데..이상한 것이... 학교를 나올때마다 항상...모자를 쓰고 있어요. 그것도 예쁜 모자가 아니라 머리 전체를 가리는....꼭 그런 모자만.... 전 이상했죠..왜 얘가 모자를 쓰고 다닐까..그리고 한번도 벗지도 않고... 그래서...쉬는시간에...또 장난기가 발동해서...몰래 얘 뒤로 간 다음... 모자를 확~! 벗겼는데.... 머리카락이 ...거의 없었어요..... 전 놀라서 아무말도 못하고....그런데 화를 낼 줄 알았던 얘는 조용히 저의 손에서 모자를 가져가더군요....어린..저의 마음에도..잘못했다는 생각이 막 막 들었어요... 그 뒤로...미안하기도 하고...그래서 얘랑 친하게 지냈죠. 무슨 병이 있던 것 같아요...그래서 그렇게 머리도 빠지고...그런데 제가 만약 그랬다면 남 들 앞에 나서지 못했을텐데...얘는 참 성격이 밝아서 모두와 잘 어울렸어요. 그...왜...포크댄스 아시죠? 국민학교때 추던거..( 전..초등학교라는 말이 왠지.. 너무 어색해요...괜히..낯설구...국민학교가...비록...별로 좋지 않은 말인건 알지만...정이가구...입에서 맴도는 말이네요..제겐) 남자가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서면 여자들이 그 안에 또 원을 그리고 서서 계속 돌면서 손잡고 춤추던 거요.. 근데...헤헤...그래도 그 나이에 또 부끄럼을 탄다구, 손을 안잡을려구 그러잖아요. 선생님이 막 안잡는다고 뭐라구 그러면 그제서야..마지못해 잡는 척...그래도 어떤 애들은 끝까지 손 안잡을려고 손을 옷 소매속에 넣고 잡았답니다. 지금이면 덥석~ 잡았을텐데.....배시시^^; 그런데 얘는 달랐어요. 너무도 쾌활하게...남자애들 손 덥석 덥석 잡아주구 저두 손을 잡아봤는데...순간 너무도 손이 따뜻해서....놀랐어요....왠지.. 얜 아프니깐 손이 찰 것만 같았거든요. 그리고 계속...날은 지나고...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고, 드디어 크리스 마스가 되었어요. 아..크리스마스....어릴때엔 그렇게 카드도 서로 주고받곤 했었는데... 서로 누가 더 많이 받았나 내기도 하고....지금은 거의..안오지만... 그날..전 거의 카드를 못받았어요. 왜? 흐..주질 않았으니깐...카드 재료 살 돈으로 호빵을 (아..야채 호빵 넘넘..맛있어서...) 다 사먹어서리...헤... 그런데...둘째 교시 끝나구선가, 화장실을 갔다와보니 제 자리에 카드가 있더군요. 흠....근데 열어보니 그냥 도화지로 만든 카드인데 밖에는 크레용이랑 색연필로 산타 그림을 그렸더군요. 전 에이...남들은 음악카드도 ( 아시죠? 열면 소리 나오는거. 띠리리링 띠리리리링~~) 받는데..난 이런 카드밖에 못받구....그랬어요... 그런데 열어보니...내용은.... " 이거 세시간동안 만들었어... 난 널 좋아해..... " 그애였어요. 순간..전 어찌해야 좋을지....몰라서,.... 그냥..그 애한테 아무말도 못했고...그 날은 그렇게 흘러갔고, 그 다음에도...그냥..시간은 흘러...갔답니다. 국민학교 4학년이 된 다음에도..거의보지 못했고... 그 이후로는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어떻게 되었다는 소식도 못듣고... 아마....병이...심각해진듯...싶어요.... 지금...전 ..그애가 앞에 있다면 꼭 말하고 싶답니다. " 나도....널...좋아해...." 그 크리스 마스는 화이트 크리스 마스 였고.... 창 밖에는 눈이 막 막 내렸어요....소나기처럼.... 화아악.... 안녕~ 사회자: ...끝난거죠? 버터빵: 예. 사회자: 근데 웃기는 시간에 이런 얘기 해도 되는겁니까? 뭐 물론 나쁜 얘기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긴 웃기는 장소인데요. 버터빵: 전.. 웃음이라는 건 결국 사람의 감정을 드러내는 어떤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한번 크게 웃는 웃음과 가슴 진하게 한번 느끼는 감동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다독거리는 거라는 것으로 보면 같은 게 아닐까요. 물론 웃기는 곳에선 웃겨야만 하지만 작은 감동이라도 느낄수 있는 글들도 가끔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습니다. 만약 마냥 웃기는 걸 찾으셨다면 죄송하구요. 하지만...유머란을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은 절 이해해 주실꺼라고 믿어요. ^^; 사회자: 흠...하여튼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드디어 대망의 심사 발표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관중들: 둥둥둥둥둥둥둥~~ 사회자: 어이~! 거기 둥둥둥 소리내는 사람~! 자기 배 때리지 말아요. 시끄럽게 .. 그럼 심사위원님들, 결과 발표해 주시죠. 삐꼴로: [삐꼴로] 호호홋~! 요로분들이 욜심히 하시는 거 미욘이 잘 보았어요. 그럼 심사 결과는~ 승빈씨가 하세요~~ Seungbin: [승빈] 예~! 심사 결과 " 14인치 이코노 텔레비젼"을 타실 분은~! 관중들,참가자들: 뚝뚝뚝~! (<- 긴장해서 손에서 땀이 떨어지는 소리) Seungbin: [승빈] 그건 우리 아부지입니다~! 모두들: (발라당~) #^%#$%#%#E%^#$!! 사회자: dsfl...아구. 당황하다 보니 오타가..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Seungbin: [승빈] 오늘 저 이거 가져가야 됩니다. 만약 제가 아부지 말을 안들을 경우에 제가 어떻게 되는지는...[승빈] 아부지 사랑합니다~ 시리즈를 참고하시죠. 사회자: (열심히 글을 읽고) 음.. 수긍할 만 하군요. 그럼 가져가세요.. Seungbin: [승빈] 아부지... 드디어 해냈습니다... -_-; 사회자: 네. 아쉽지만 이제 설날 특집 " 웃음은 TV를 싣고"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고 수고하신 여러분께 한마디 드리고 이 시간 마칠까 합니다. " 새 해 복 많 이 받 으 세 요~!!! " 감사합니다. < 끝 > 추신: 승빈님, 삐꼴로님, 울트라면님 제 글에 등장해 주셔서 감사~~ ^^; [8953] 제목 : [버터빵] 쪽팔림의 미학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29 00:00 읽음 :1611 관련자료 없음 ------------------------------------------------------------------------------ <1> 아...이 올마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인가. 머리맡의 시계들이 오랜만에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또 올마만이고, "아침" 이라는 것을 식탁에 앉아 다소곳이 먹어보는 것은 또 올마만인가. 새들은 째재잭 지저귀고 차갑게 느껴지는 아침바람도 내 마음을 상쾌하게 한다. 오랜만에 나가서 조깅이라도 해 볼까?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어? 쭈구리. 문이 안열리네. 으야야얍! 아자자자! 으...안열린다. 에라 그럼 발로 쾅! 쾅! 어, 그래도 안열려? 퍼억! 퍼억! 어, 이거 뭐야! 문이 날 차네? 내가 찼다고 너도 차냐? 퍼억! 퍼억! 어쭈..장난이 아닌데! 퍼버버버버벅! " 발로 차도 안일어나네. 야! 일어나! 점심 먹어!" 화들짝! 벌떡! ...오늘도 변함없이 침대옆에 널브러져 있는 시계들을 치우며 터빵이는 생각합니다. ' 뭐 저런 꿈을 꾸냐....-_-;' <2> 요리보고~ 조리봐도~ 음음~ 알수없는 터빵이~ 터빵이~~ 백마타고 내려와~~ 음음음음음음~ <- 바꿀 가사를 모름... 100만년전 옛날의 왕관이 그리워~ 오늘도 왕관 찾아 모두 함께 떠나네 아아~~아아~~ 외로운 터빵이는 귀여운 ...우엑~ 터빵 터빵 터빵이는~~ 왕자병 내 친구~~ 거울을 보며 터빵가를 부르고 있자니 옛일이 어슴프레 떠오르더군요. 전 걸어다니면서 항상 노래를 부르고 다닙니다. 그날도 밤 늦게 놀다가 집에 돌아오는데 갑자기..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Steel Heart의 "She's gone"을 부르고 싶었어요. 이 노래 모두 한번씩은 노래방에서 "악" 써보셨을 껍니다. 근데 그날따라 골목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오랜만에 조금 큰 소리로 "레디~ 레디~ 오 레디이이이이이~~ 으아아아~~!! 우에에에!!" 하고 몸도 막 비꼬면서 부르고 오는데 코너를 돌자자마 어떤 여학생 둘하고 딱!! 마주친 거에요. *.*!....-_-;... 이거 계속 불러 말어....으... 어짜피 골목 올때 다 들렸을텐데 안부르는게 더 이상할 꺼 같아서 지나치면서 계속 불렀습니다. 손에선 진땀이 나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더군요. " 레디~~~ 오 레디~~~ 레디이~~이~ 이 이 이.... " <- 이부분 가사밖에 모름. 헥헥. 내 이제 노래 다신 안부르고 다닌다. <3> 이건 제 친구 예깁니다. 제 친구가 치의예과를 다니는데요, 시험문제가 120문제에 OX문제가 70문제였대요. 요즘엔 예네들이 남녀 생식기에 관해 배우고 있는대요, 듣자하니 수업의 집중도가 하늘을 찌른다 하더군요.... 하여튼 문제중에, 남자의 성기는 영장류중에 가장 크다. ( O X ) 가 있었답니다. " 잉? 이거 뭐야? " 순간 제 친구는 말(Horse)이 생각났더랍니다. 시청각교재 "옥보단"에서 봤다시피 말이 제일 크지..아무렴. 그래서 X를 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말이 영장류가 아닌 것 같더래요. 음.. 말이 영장류일까 아닐까..으... 다른 때 같으면 이런거 그냥 대충 넘어가겠지만 얘가 저번 학기에 이 과목을 F를 맞아서 요번에 잘 못보면 예과 3학년이 되거든요. 심각하죠...하나라도 더 맞아야죠. 그래서 고민고민 하다가 결국 교수한테 질문을 했답니다. " 저 교수님! 저 여기요~!" " 뭔가 학생? " " (엄청 쪽팔려하며) 저....말이 영장류에요 아녜요?" 순간 남녀가 함께있던 교실에선 죽음과도 같은 정적이.. " 아! 말.. 영장류지 응. 말은 영장류지.." 그러다 잠시 생각하시더니, " 아냐아냐! 말은 영장류 아니다~! 원숭이여 원숭이. 원숭이가 영장류지. 응. " 그 순간 교실 전체에서 지우개 소리가 났더랍니다. ...으..모두 그 문제 풀때 말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_-; <4> 이건 제 친구가 자기 여자친구한테 있었던 일을 말해준 건데요, 때는 제 친구와 여자친구가 만난지 몇일 안되었을 때 였대요. 그래서 서로 왕 얌전 빼고.. 내숭 팡팡 부리고.. 그랬을 땐데, 하루는 손금을 보러 갔었답니다. 손금 보러 갈 때도, " 저기 우리 오늘 손금보러 가실래요? " " 아이, 어떻게 그런 걸 하겠어요..아이~ " " 그냥 한번 재미로 봅시다. " " 어머머..부끄러. 그럼 그 남자가 제 손을 만지나요?" " -_-; 안만져도 될 껍니다. " " 그럼 한 번 볼께요.. 원하신다면." " 제가 원하는 건 당신이 원하시는 겁니다...." 으..... 하튼 그러고 갔는데, 무슨 "계룡산 점팔도사"집인가..그런데서 봤대요. 근데 점집 같은데 가면 괜히 분위기가 엄숙 하잖아요. 앞에 앉아 있는 사람도 분위기 잡고. 그래서 예네 둘도 전부 빳빳이 긴장하고 있는데.. " 으흠~..아자부라비 궁그시리봉 오죠쵸코 따시봉~" " 어이, 이봐. 거기 처녀!" " (화들짝~ ) 네? " " 손 좀 내밀어 보시게." 샥~ 순간 감도는 이상한 기운. "...." "...." "... 뒤집어." ....&&&&&&&&&&&&& <- 펭귄 떼. 그날 둘이 점집 나와서 뒤집어지게 웃고 난 다음 그때부터 내숭이고 뭐고 다 팽개쳐버렸답니다. 진작 그럴일이지.. <5> 머리속에 떠 올리기만 해도 엄청 쪽팔리는 일들이 있죠. 저만 해도 국민학교때 메탈하던 기억부터 최근의 그 노래 사건까지 생각만해도 식은땀이 날 정도로 쪽팔린 일이 많습니다. 근데..가끔 이렇게 쪽 팔리는 일들이 나중에 생각하면 키득 키득 웃기는 일들이 되잖아요. 물론 여전히 쪽팔리기는 하지만. 우리 가끔은 서로 쪽팔립시다~~ 아자아자! -_-; < 끝 > 추신: 근데 쪽팔리다는 게 어떻게 생겨난 말이죠? 아시는 분은 관제엽서에 정답을 적어 우편번호 138-224 서울시 송파구 ...(퍼억~!) 에구 쪽팔려.^^; [8442] 제목 : [버터빵] 컴퓨터 말아먹기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26 04:40 읽음 :1874 관련자료 없음 ------------------------------------------------------------------------------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 어~ 춥다~ ..." ^^; <1> 오늘도 자명종 4개를 부수고 일어났습니다.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3000원 짜리 알람 시계를 보며 전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 미안허다... 피하지 그랬니... ^^;" 화려한 장미무늬가 그려진 잠옷 오른쪽 소매의 피빛 무늬가 인쇄된 것이 아닌 케찹의 흔적임을 느끼며 화장실로 가서 벅벅 머리를 긁고 설경을 잠시 감상한 후 세수 팍팍 이빨 쓱쓱 닦고 제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컴퓨터의 전원을 넣는 일입니다. <2> 제가 컴을 처음으로 대한 것은 중학교 1학년때 입니다. 그때 집 근처의 컴퓨터 학원을 다녔죠. 거기서 배운건 BASIC이라는 "언어" 입니다. 지금이야 베이직 하면 과자를 생각하시는 분이 더 많으실지도 모르지만 아이큐2000이 최고의 컴퓨터였던 그때는 ( 오오..아이큐2000. 지금도 생각하면 갑자기 오른손에 경련이 일어나며 스페이스바를 마구 난타하고 싶어집니다. 아시다시피 아이큐 2000은 오락 팩을 넣을 수 있잖아요. 그때 잘나갔던 오락이 하계올림픽 등의 올림픽 시리즈. 그거 하다가 부셔진 스페이스바가 한둘이 아닙니다. 누가바...바밤바...스페이스바...^^;) 베이직이야 말로 최대 최강의 언어였습니다. " 자, 오늘은 *표로 피라미드를 만들어 보죠. Input과 Ins 등을 이용해서 문자열을 칸수로 변환시키는 거에요. $는 문자 입력에 써도 되고요. 그럼 시작~ " 1분 후.. " 선생님~! 저요저요저요저요~!" " 오~! 터빵이~! 네가 왠일이냐? " <-- 주의해서 볼 표현. " 다 해쪄요. " " 정말?어디 볼까? " run * *** ***** ******* Sintax error " 정말 다 했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했지... 근데 왜 Sintax 에러가 나니? 프로그램좀 볼래?" 10 print " * " 20 print " ***" 30 print " *****" 40 print "*******" 50 inputins$ 60 end " ..... 터빵아." " 예? " " 그냥... 오락 해라 -_-;" " 넹넹~ " <3> 하여튼.. 학원을 오래! 다닌 덕분에 베이직으로는 오락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뭐..오락이래 봤자 미사일 나가고 피하는 게 다였죠.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그러나 컴퓨터를 잘 다루는 아이에서 컴퓨터를 잘 망치는 아이로 둔갑하는건 2년이 채 못되었습니다. 원인은 베이직이 사라지고 그 뭐시냐, Dos라는 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오.. Dos. 이 뭐시기? 제가 고1 때 알았던 도스 명령어라고는 눈치밥으로 배운 dir과 copy 명령어 밖엔 없었습니다. 제가 도스에서 제일 놀랐던게 copy가 명령어로 있었던 사실이죠. 예전 애플 시절엔 오락을 카피하려면 컴퓨터 상점에 가서 카피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써야 했거든요. 그 집 컴퓨터에 달려있던 2개짜리 5.25인치 디스크 드라이브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집에서 울티마 5 한번 하려면 디스켓 바꿔껴 주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하간, 각설하고 (이렇게 어려운 단어를~! 빠샤!) 드디어 고2가 되서야 컴퓨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정말 조르고 졸라서 산 거에요. " 아빠. 아이스크림 드시고 싶으세요?" " 뭐냐? 필요한게. -_- " " ^^; 예...그거시.. 음.. 요즘의 변화된 지구촌 1일 생활권에서 좀더 진취적이고 앞선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야 현재 전자 과학기술의 총아이자 메커니즘의 극한 기술을 총 동원한 "콤퓨타" 라는 초고성능 가전제품을 가지고 싶습니다." " 흠... 컴퓨터라..." 두근방 세근방 콩딱 콩딱 " 요즘 컴퓨터 사주면 매일 오락이나 한다는데?" 쿠욱! " 아닙니다~! 절때~!!!!!!!! 아닙니다! 오락은 오락실에서 하면 되지 뭐하러 현재 전자 과학기술의 총아이자 메커니즘의 극한 기술을 총 동원한 "콤퓨타"를 가지고 하겠습니까 아버지.." " 흠.. 컴퓨터라... 흠... " *_* <-- 긴장이 극에 달아 눈이 충혈된 모습 ".. 비비빅..." " 예? 아버님 뭐라고 하신겁니까? 예? " " 음... 나가서 비비빅좀 사 오너라... -_- " 털썩. " 그럼 사주시는 겁니까?..예?" " 그래. 뭐 그러지 뭐." 불끈~! 오옷~! 아자아자 아자자! 이 기쁨을 어이할꼬! 우선 마음 바뀌시기 전에 아버님께 빨리 아이스크림을! 휘리릭! " 앗! 잠깐~! " " 예? 왜요? ( 긴장.. )" " 음.... 2개 사오너라. -_-" " 예. " <4> 그 뒤 며칠 후 아버님은 제게 486 Dx2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컴퓨터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아버님 말로는 제일 좋은 컴퓨터라고 그러더군요. (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그 때 dx2면 정말 굉장한 컴퓨터였죠. 지금은..음.. ) 컴퓨터가 들어오자마자 신이 난 제가 제일 처음 한 일은... 친구네 집에 가서 " 스트라이크 커맨더" 라는 오락을 빌려오는 일이었습니다. 쿠욱! 근데 이것이 안되는 거에요! 분명이 오락 설명세 있는 대로 다 했는 왜 안되는 겁니까? 왜? 왜? 컴퓨터가 주인을 닮았으면 똑똑하고 영리하고 현명할터인데 왜?( -_-;) 오락을 시작하면 왜 항상 이상한 메세지가 뜨는 것인가? Insufficient DOS Memory 이게 뭐꼬? 사전을.. Insufficient [adj] 불충분한, 부족된; 부적당한 In!sufficient!! [adj] 매우 불충분한, 엄청 부족된; 열라 부적당한 - 엘리트 영한사전 1221 Page - 음..그런 뜻이구나. 그럼 직역하면 " 불충분한 도스 메모리." 근데 ..도스 메모리는 뭐야? 이게 뭐꼬? 다시 설명서를 잘 보니 " 도스 메모리를 560K이상 확보하십시오" 라고 적혀있더군요. 음.. 이상하다. M을 K로 잘못 쓴건가? 내 하드는 560M인데 왜 안되는 거지? ( <- 메모리라고 하니깐 무조껀 그냥 하드로 알고 있음) 아..하드에 뭘 넣어놔서 그렇구나..그러니까 560M가 안남지. 그럼 다 지우자. 우선 골치아픈 도스를 지우고, 다음 이거 뭐냐? Config.sys? 이거 이상한거니까 우선 지우고, 랄랄라~~ 다음엔.. 흠..autoexec.bat? 자동 박쥐냐 이건? 박쥐는 지워야지..룰루~~~ 라라랄라~~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빠떼루를 당했더레요~ 싸바싸바 으싸바 신데렐라 선수 금메달 줘얌니다~ 라라랄라~~ 라랄라~ 라..라.......... 라...... 잉? 부팅이 안되네? <5> 그 뒤 컴퓨터 회사에서 사람까지 불러서 고쳤는데도 역시 오락은 안되더군요. 그렇다고 아빠한테 이게 도스메모리라는 것이 부족해서 오락도 안된다고 할 수도 없고..결국 수를 냈습니다. " 아빠. 고구마깡 드시고 싶으세요? " " 뭐냐? 필요한 게... -_- " " 저기.. 아빠가 가져오신 컴퓨터요, 이거 나쁜 거 아녜요?" " 왜? 그게 얼마짜린데? " " 아니, 이게요.. 워드 프로세서도 안되고요, 한글도 안되구요, hwp도 안되구요, 에이치 더블유 피도 안되요." " 뭐 안되는게 그렇게 많어? " " 그러니까 나쁜 컴퓨터죠. 이거 바꿔오면 안되요? " " 그럼 그 컴퓨터는 회사에 가져가고 새로 가져오면 되겠네." " 정말요? 아빠... ( 감동..) " " 근데 왜 갑자기 허리가.." " 오옷~! 제가 암마를 해 드리죠. 빠샤빠샤~! " ..... " 헥헥, 이제 괜찮으시죠? " " 음....근데 갑자기 어깨가.." " 오옷~! 제가 암마를 또! 해드리죠 아자아자~! " ....... " 허거거걱.. 이제..괜..찮으시..죠오..?" " 음.... 근데 갑자기 다리가.." " 오옷 제가 암마를 또! 또! 해드리죠. 뽀숑뽀숑~! " ....... " 괜찮...으..신..거겠죠 설마...으..." " 음... 근데 갑자기 팔 다리 어깨 허리 머리 목 뒤꿈치가.." " 아버지.. 갑자기 화장실에 좀.." " 요새 컴퓨터가.." " T_T; 뒤꿈치부터 하겠습니다. 으라차차~! " ....그런거죠 머. <6> 그리고 나서 아버지가 가져오신 컴퓨터는 486sx였습니다. 이건 요새는 나오지도 않는 486 초기의 컴퓨터죠. 그러니까 처음 486 dx2보다 훨씬 나쁜 컴퓨터였어요. 근데 이건 누가 메모리 관리를 해 놓았는지 오락이 되더군요. 와~! 이렇게 좋은 컴퓨터가~~! " 이제 잘 되니? " " 예~! 역시 컴퓨터는 좋은걸 써야 된다니까..우허허~" " 좋은 거 맞니? " " 그럼요, 이제야 "스트라이크 코맨더"도 되는데요.( 아차~ T.T)" " 그게 뭔데? " " (진땀 줄줄..) 예..이게.."스트라이크"는 "때리다"라는 뜻이구요.."코맨더"는.."명령하는 사람"이니까.. 이거시 " 때리라고 명령하는 사람" 이니까...고조..그러니께니..아! 예! 그러니까 이게 학생 체벌에 관한 리포트를 쓰는 프로그램이에요. 오옷! " " 오..그런 것까지 된 단 말이냐? " " 넹넹~ ( 헥헥~ ) " " 그럼 그거 다 쓰면 나한테 한번 보여주거라. " " ( 화들짝~) 물론이죠! 우허허~~ (T_T;) " 그리고 시간은 계속 흘러.. 컴퓨터를 때려부수고 태워먹고 망가뜨리길 수십 차례. 그러면서 저도 점점 컴퓨터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7> 지금 제 컴은 펜티엄 120, 20인치 모니터, 램 64메가, MGA 64Bit 비디오 카드, 720 dpi 엡슨 스타일러스 프린터, gt8000 스캐너, 광 마우스, ISDN S카드 등등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 우째 컴 자랑 같다..^^;) 용산에서 직접 사다가 조립한 거에요. 실은 제가 컴퓨터 그래픽을 하거든요. 그래서 컴퓨터를 좋은걸 써야 된다고 아빠를 또 조르고 졸라서 한달전에 업그레이드 했어요. 그런데..비록 컴 사양이 좋아지고 오락도 정말 눈이 확 뜨일 정도로 환상적인 오락들이 나와도 전 왠지 예전만큼 재미있지 않더군요. 옛날, dir만 쳐 놓고 엔터를 안치구서 컴퓨터 다운됐다고 그러던 시절. 그 때 밤새고 디스켓을 손에 불나게 바꿔끼며 하던 울티마 5나 바즈테일 3 같은 오락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건 왜일런지. 에라. 그냥 컴퓨터 끄고 잠이나 자야 겠습니다. 오늘은 꿈 속에서 제 옛날 컴퓨터 "순돌이"를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옛날에 삼촌께서 낙도 어린이들 준다고 가져가신 제 옛날 컴퓨터 "순돌이". 지금도 열심이 순돌이의 스페이스바를 부시고 있을 또다른 작은 버터빵을 위하여.... 빠빠~~~ 추신: 우째 쓰다보니까 저희 아버님 얘기가 승빈님의 아버님 이야기랑 비슷하게 되어 버린 느낌이 드네요. 에구궁.. ^^; 추신2: 삐꼴로 누야.. 화이팅~! ( 싸우라는 게 아녜요. -__;) 힘내세용~~ [8321] 제목 : [버터빵] 라면아... 근데 말이지..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25 12:23 읽음 :1588 관련자료 없음 ------------------------------------------------------------------------------ <1> 넘 우껴서 죽는 줄 알았다. <2> 음화화화화화~~ 뽀호호호~~~ 나중에 네가 내 글에 주인공으로 나 올때 보자.. 뿌하하하하하~~~!! 추신: 술 못사줘서 미안~~ [7691] 제목 : [버터빵] 콩나물 심부름의 전설.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20 22:22 읽음 :1346 관련자료 없음 ------------------------------------------------------------------------------ <1> ........... ........ 띠디디딩 띠디디딩 띠디디딩 띠디디딩 저 소리는 한달 전 지하철 타고 오면서 산 3000원 짜리 알람시계 소리. 알람 시간을 9시에 맞춰 논 거니까 아직..한 15분 쯤 더 잘 수 있겠군. ........ ..... 리리리링~ 리리리링~ 리리리링~~ 저 소리는 엄마 신발 사고 사은품으로 받아온 탁상용 알람시계 소리. 알람 시간을 9시 10분에 맞춰 논 거니까 아직.. 한 5분 쯤 더 잘 수 있겠군. ........ ....... 음메~~ 음메~~~ 음메~~~ 음메~~ 저 소리는 작년 생일 선물로 받은 송아지 알람 시계 소리. 알람 시간을 9시 14분에 맞춰 논 거니까 아직.. 1분은 더 잘수 있다! .......... ...................................... ........................................ 드드드드등~ 드드드드드등~~ 저 소리는... 드드드등? 이런 알람 소리는 없는데. 뭐야.. 아. 삐삐 진동 소리구나....냠.. 삐삐? 잉? 앙? 지금 몇시야? T.T; 오늘도 대리 출석 성공했다고 밥 사달라는 친구놈의 삐삐를 듣고 하염없이 침대에 걸터앉아 시계를 보니 어느덧 시간은 1시 30분.. 아무래도 시계를 하나 더 사다 놔야 겠군. <2> 잠을 퍼 자고 나면 자신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한 없이 밀려듭니다. 어제 밤 머리를 감고 안말린채로 그냥 자서 윤대협 머리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화장실 거울로 바라보며.. 또 한숨을 쉽니다. 이렇게 살 면 안돼. 그리하야, 늦었지만 학교를 가서 공부를 해야지 맘 먹고 문을 박차고 나가려는 순간~! ... 넘 춥당. -_-; 후다다닥 다시 방으로 들어와 가방을 풀고 그냥 집에서 공부하기로 했죠. 내일 시험 볼 과목은 전자회로. 시험시간이면 연필 긁적이는 소리보다 머리 긁적이는 소리가 더 많이 나는, 이해는 가능하나 문제는 풀수 없는 공포의 과목. 시험 범위는 300 페이지. 1주일동안 나름대로 공부한 걸 빼면 남은 범위는 298페이지. 음. 포기 김치 포기 김치 포기 김치 포기 포기 포기 포기 안돼~~ 자식아~! 너 자신을 생각해 봐~! 오늘 잠자느라고 학교도 안 간 네 꼬라지를 보란 말이다~! 네 입에서 지금 포기란 말이 나와~! 그래!공부 하는거야. 폴디드- 캐스코드 연산 증폭기의 대역폭을 증가시키려면, 비우성 극점의 주파수를 증가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낮은 주파수의 비우성 극점은 공통 게이트단 Qc1과 Qc2의 입력단에서 발생한다. 특히, Qc1과 Qc2를 연결하는 마디선의 저항은....저하항..... 저... 표효효... 안돼~! 그렇게 잠을 자 놓고도 또 졸아? 너 제정신이야! 공부 해야지 공부~! 그래. 하자. 정신 차리고. 얍! 빠샤! 난 할 수 이쑴니닷! 특히, Qc1과 Qc2를 연결하는 마디선의 저항은....저항은......wjgkddms...에구 오타까지... 저..하..아..앙..으... .... <3> 꾸뻑 꾸뻑 졸다가 전 갑자기 뭐에 놀란 듯 소스라치게 일러났습니다. 벌떡! 시간을 보니..저녁 7시더군요. 음.. 벌떡 일어난 이유는 아무래도 신체가 너무 많은 잠을 이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잠이 무서버. 잠이 무서버. 전 정말 제 자신이 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이젠 셤이고 뭐고 다 제쳐 놓고서라도 어떻게 이런 정신 상태로 살아갈 수 있나 하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결론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살자~! 무엇이든 열심히 하자~! 아자~! 난 새로 태어난 거다~! 빠샤아~! 아자자자~! 지금부터 정력적인 삶을 살겠다! 그리고 이 순간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엄마의 부르심. " 터빵아~ " " ( 후다다닥~! 휘융~! 착.) 어머니! 부르셔쑵니까~! 뭘 할까요?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어머니!" " 으으응...너.. 괜찮니? " " 그럼요~! 말짱합니다~! 뭘 할까요 어머니! 어서 말쓰음을~!! 빨리!" " (두려움에 떨며) 그래...저..콩나물 좀 사 오너라.." " 콩! 나! 물! 오오옷! 알겠쑴닷! 어머니. 조금만 기둘리십쇼. 제가 없는 동안 저희 집의 안전은 책임질 수 있으시죠? " " 그그..그..그래.. " " 그럼 이만~! 가따 오게쑴다~! " 휙~ 후다다닥~! 퍼억! 발라당... ...벌떡. 후다다닥~ 휭~~ 끼익~ 쾅~! 문을 닫고 뛰어가는데 뒤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습니다. " 정신 병원 전화번호가 여기 어딘가 있었는데.." <4> 콩나물 사러가세 콩나물 사러가세 만세 만세 만만세. 지금 저에게 지상 최대 절대 절명의 목표는 오직 맛잇는 콩나물을 빨리 사오는 것 밖에는 없었습니다. 오.. 정력적인 삶은 이렇게 콩나물 심부름에서 부터 시작되는구나. 그래! 꼬오옥 맛있는 콩나물을~! (불끈~!) 그날 절 마주친 사람들 중에서 퍼런 목도리를 목에 꽁꽁 두르고 두 눈을 부릅 뜬채로 엄청나게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 사이를 헤집으며 걸어가는 무서운 아이의 목적이 콩나물 심부름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을 껍니다. 하여튼 그렇게 가열찬 심부름 정신으로 진주상가, 새진주상가, 미성상가, 시영상가, 장미상가 등 저희 집 주변 1Km 근방의 모든 상가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돌아다녔지만..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이제 좀 잘 살아보겠다고 맘 먹고 콩나물 심부름을 하는 제게 어떻게 이런 시련을 주실 수 있습니까. 어떻게 문을 연 가게가 하나도 없단 말씀입니까.. 마지막으로 달려간 클로버 상가의 식품점마저 짙푸른 셔터를 굳게 내리고있는 것을 보며 전 지금껏 불끈 쥐었던 주먹이 저도 모르게 풀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거봐.. 난 역시 안돼. 콩나물 심부름 하나도 정력적으로 못하다니.. 이제 난 그른거야. 틀렸어. 이제 이 세상 살아 무엇하리. 콩나물도 못사오는 바보 탱구리 버터빵. 차라리 그냥 이 세상을.. 아앗~! 아냐~! 잠깐~! 다시 주먹이 불끈 쥐어졌습니다. 아직 콩나물을 파는 장소가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라고... <5> 콩나물 심부름 하러 버스타고 간 사람을 목격하시면 우편번호 138-224 서울시 송파구 잠실.. ( 퍼억~) 예. 하여튼 전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까지 왔습니다. 오..문을 열었더군요 역시. 이제 전 드디어 콩나물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정력적인 삶도 다시 되찾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오.. 콩나물을 사러 드디어 시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어떤 의문이 제 머리를 강타하더군요. 콩나물은 채소인가 야채인가 작물인가 아님 뭔가? 이럴수가. 전 아직 콩나물이 뭔지도 자세히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뭘까 ..콩나물의 정체는 뭘까.. ( ^^; 아직도 모르고 있어용.) 하지만 이런 생각으로 심부름을 잠시라도 멈출수는 없읍니다. 제가 콩나물 사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계시는 우리 어머님을 위해서라도 전 빨리 사서 가야만 했습니다. 어서..빨리~! 얼렁~! 냉큼~! 그런 생각을 하며 시장을 횡단하는데 저쪽 구석의 가게에서 드디어.. 앙증맞게 귀여운 노란 머리와 날씬하게 쭉 뻗은 어여쁜 다리, 그리고 옹기종기 뭉쳐 있는 저 모습은..바로.. 콩! 나! 쿨! 아..오타당. 다시. 콩! 나! 물! 오옷! " 아줌마~!!! " " 어서오구려. 그래, 뭘 살랑가? " " 콩! 나! 무우우울!! 주쎄용! " " 학상.. 무섭네." " -_-; 하여튼 콩나물 주십시오! " " 그려, 얼마어치나 줄까? " " 단돈 200원 어치만 주십시옷!" " -_-;..이봐 학상.. 여긴 도매 시장이여.. 200원 어치는 안팔어.." " 그럼...으... 하여튼 주십시오! " " 학상, 그러지 말구 저거 얼마 안남았는데 다 사가지 그려. 원래 저거 한 5000원 어치는 되는데 그냥 떨이로 2000원에 줄텡께. 응? " 그래. 이것이 바로 노력하는 사람에게 오는 기회! " 예. 그럼 다 주십시오! " " 아이구, 학상이 시원시원 하기도 하지. 그려." " ^^ 우허헛! 과찬이십니다. 우허허헛~" " 예쑤. 받으시우." 그리고 공정한 상거래의 댓가로 1000원을 아주머니의 손에 쥐어드리고 나온 저의 손엔 비닐 봉지 하나 가득 하고도 넘치고 삐져나오는 콩나물 반 바께쓰가 들려있었습니다. ' 좀.. 많은 거 가따..-_-;' <6> 버스를 타고 오면서 제게 쏠리는 수많은 시선들을 억지로 무시하며 집에 돌아온 시간은 9시. 콩나물 사러 무려 2시간을 돌아다닌 겁니다. 내가 이렇게 콩나물을 어렵게 구해 온 걸 보시면 엄마는 뭐라고 하실까. 아마 대견한 아들이라고, 역시 내가 아들 하나는 잘 뒀다고 그러시겠지. 뽀호호~~ 스스로에 도취되어 퍼런 목도리를 다시 한번 꽉 조르고 벨을 눌렀습니다. " 데디디디 디디디..디..딩.. 데디디딩.. ( 건전지가 다 닳아서...)" " 누구세요? " " 어머니의 자랑스런 아들 터빵이올습니다." 덜커덩. 끼익~ 쾅! " 이렇게 늦게 오면.. 너.. 그거 뭐니?" " 우허허헛! 이것이 바로 콩나물 올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찾으시던 바로 그것이올습니다. 우허헛~!" " 이거... 너 ... 다 먹으려고 사 온거니?" " 뭐 이깟 콩나물 못먹겠습니까..우허허~ " " 너..내일 나랑 어디 좀 같이 가자. 전화 걸어 놨다. " " 그러시죠 어머니. 우허허허헛~" 그리고 전 어머님께 통신에서 전에 봤던 콩나물 요리법도 말씀드렸습니다. " 어머니, 콩나물이 아무리 많아도 이런 요리라면 전부 먹을 수 있을 껍니다. 우허헛~ 1. 콩나물 2. 콩나물국 3. 콩나물무침 4. 콩나물도리탕 5. 콩나물무쳐튀김 6. 콩나물무쳐튀김찜 7. 콩나물무쳐튀겨볶음 8. 콩나물무쳐튀겨쪄데침 9. 콩나물무쳐튀겨끓여조림 10. 콩나물무쳐빨아삶아끊여찜 11. 콩나물무쳐끓여던져받어튀김 12. 콩나물수육포떠또떠막떠다떠탕 13. 콩나물삶아건져담궈말려찢어중탕 14. 콩나물끓여식혀덥혀익혀말려푹쪄찜 15. 콩나물다시무쳐끊여돌려주고받아데침 16. 콩나물다시무쳐다시돌려다시받아다시찜 17. 콩나물먹어뱉어다시삼켜다시게워그걸무침 18. 콩나물심어길러뽑아갈아끊여마데쳐때려탕 19. 콩나물말아돌려풀어볶아아끓여갈아모아튀김 20. 콩나물훔쳐들켜튀어잡혀맞어터져부어그걸밟아국 21. 콩마물꼬셔벗겨입혀볶아데쳐튀겨씻어빨아말려조림 22 콩나물때려울려달래그걸볶아삶아무쳐쪼려다려불여탕 25.콩나물끓여식혀무쳐줬다뺏어다시끓여식혀무쳐푹삶아탕 26.콩나물짤라붙여갈아쪄무쳐던져받아놓쳐버려그걸주워볶음 27.콩나물꼬아말아붙여늘려그걸짤라갈아뿌려주워팔어키워무침 28.콩나물끊어말려갈아불려죽쒀개줘때려뱉어모아삶아빨아신선로 29.콩나물심어길러모아팔어골라골라때돈모아부어마셔망해다시길러찜 30.콩나물죽여살려밟어찢어꿰매늘려여당겨돌려뽑아짤라갈아볶아불려국 " " 아들아. " " 예, 어머님." " 니 다 먹으라. " " -_-; 우허허허~ .." [콩나물 반찬 만으론 정력적인 삶을 살기 힘들다. -버터빵.] 오늘도 그렇게.. 콩나물국은 식어갑니다. < 끝 > 추신: 위의 콩나물 요리법은 퍼 온글임을 밝혀둡니다. [7290] 제목 : [버터빵] 택시 드라이버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17 23:02 읽음 :2793 관련자료 있음(TL) ------------------------------------------------------------------------------ <1> 참 춥습니다. 아무리 차 온풍기를 돌려도 춥긴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일 막내라고 회사에서 폐차 직전의 차를 주다니. 택시는 다른 차보다 험하게 몰기 때문에 3년이 지나면 차를 바꿔야 되요. 폐차 되기 직전의 차는 마구 덜덜 거리고, 가끔 엔진 발란스가 안맞아서 경운기 소리도 나죠. 저야 괜찮은데 승객들이 차에서 소리난다고 하실때마다 신경이 많이 쓰이니까요. 원래는 택시 운전사를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대학을 나와서도 변변한 일자리 하나 못구해서 그냥 집에 박혀있기도 뭐하기도 해서 아는 선배의 도움으로 3교대 택시 운전사 자리를 얻었는데, 그게 어찌 하다 보니까 직업이 되어 버린 거죠. 지금은 그냥 열심히 운전해서 개인 면허를 따려고 생각중입니다. 개인 면허는 자신이 차를 소유하고 있든 없든 택시 운전 무사고 경력이 얼마 이상 되어야 딸 수 있거든요. 개인 면허를 가지면 생계는 유지할 수 있으니까.. 지금처럼 어렵진 않겠죠. 지금처럼. <2> 택시운전하다 보면 별 일이 참 많습니다. 제일 흔한게 취객들이 탔을때인데요, 바닥에타 구토를 하면 보통 세차비가 만원 가까이 나오거든요. 세차비보다도 우선은 냄새가 나니까 그날은 영업 종치는 거죠. 그래서 보통 취객들은 잘 안 태울려고 그래요. 그리고 또 집에 다 가서도 여기 아니라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그러기 일쑤구, 심지어는 절 다른 사람으로 오해하고 욕까지 하고 그럽니다. 그럼..참 .. 그래도 꾹 참고 일단은 데려다 드리긴 하는데, 가고 나서는 택시비가 보통땐 얼마 나오는 데 지금은 왜 몇배가 나왔냐, 너 내가 술마셨다고 사기치는거 아니냐고 멱살을 잡는데,.. 열 좀 받죠.머. 그리고 연인 둘이 타면.. 이게 백미러로 다 보이거든요. 근데 안보이는 줄 아는건지, 아님 알면서도 그러는 건지. 그냥 손 잡고 안고 있는 거 까지는 상관이 없는데, 완전히 여관 하나 차린 셈 치고 그러는 사람들은 정말 못참겠습니다. 뭐라 그러면 또 그 사람들도 얼굴 팔릴테니 그럴땐 그냥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 정도로 암시를 주죠. 그래도 모르면 .. 자꾸 신경 쓰면 운전하다 사고 날 위험도 높으니까 내리라고 그래요. 그럼 또 뭐 이런 택시가 다 있냐고, 고발한다고 소리를 지르다 가죠. 이럴땐 정말 힘 쫘악 빠집니다. 그날도 운이 안 좋았어요. 봉천동 사거리에서 택시 승합장소가 아닌 곳에서 태웠다고 딱지 떼이고, 오던 길에는 또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택시비 가지고 시비를 걸고. 메터기를 조작했대나 어쨌대나, 돈이 이렇게 나올리 없다고 생떼를 쓰다가 욕을 하고 가질 않나. 그냥 돈 없으면 " 아저씨. 지금 돈이 이거 밖엔 없는데 어떡하죠.." 그렇게 미안한 표정 지으면 우리도 사람인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데 오히려 돈 없는 사람들이 더 당당해요. 욕하고, 삿대질하고. 그러다가 보통 저녁 12시쯤 되면 택시를 몰고 성수역 근처로 갑니다. 거기서 승객 태우고 저쪽 길동 쪽으로 빠졌다가 명동 근처로 가면 장거리를 뛸 수 있거든요. 여자 손님 한분이 명동으로 가자고 그러셔서 신세계 백화점 앞에 세우는데, 어떤 할머니가 무슨 보따리를 들고는 여자손님 내리기도 전에 막무가내로 타시더군요. " 저, 할머니, 어디까지 가십니까? " " 나? 응. 춘천 가자. 춘천. " " 예? 춘천이요?" " 그려. 춘천. 춘천. 춘천가자. " 할머니가..좀 이상했어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 할머니, 춘천은 여기서 멀거든요. 거기가 집이세요?" " 그려. 우리 영길이 보러 춘천 가야혀." " 아드님 사시는 덴가 보죠? " " 그렇지. 우리 영길이가 거기 살지. 춘천. " " 저 할머니, 돈은 있으세요? 요금이 아마 꽤 나올텐데. " " 우리 영길이가 줄껴. 어여 가. " 그래서... 결국 새벽 1시즘에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지금 교대를 마치고 들어가야 하는 시간인데,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보고 다시 내리라고 하기 그렇더군요. 그리고 지금 안가시면 오늘 같은 날씨에 어디 가실데도 없는 것 같고. <3>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할머니가 말씀하시는대로 이름모를 국도로 들어왔는데, 어딘지 정말 모르겠더군요. 저도 아직 택시를 몬 지 얼마 안돼서 지리를 잘 모르고, 서울에서만 몰아서 이런 지방은 거의 모르거든요. 그리고 할머니가 과연 제대로 아시는건가 의심도 들고요. " 할머니, 이 길 맞아요?" " 그럼. 내가 이 길을 소시적부터 걸어댕겼던 길이여. 저쪽 길 가에 느릎나무 뵈지? 저 길에서 오른쪽으로 돌 면 되여." " 어디 느릎나무요? " .. 느릎나무가 뭔 지 알아야 보죠.... " 저쪽에 있잖여. 젊은 사람이 눈이 그렇게 허해서야 되겄어?" " 저 나무 말씀하시는 거에요? " " 그려. 그기서 바른편으로 돌아." .... 계속 때아닌 선문답을 하며 컴컴한 국도를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길이 점점 좁아지더니, 결국 차가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좁은 비포장 도로가 되더군요. " 할머니, 이제 더 못가요. 길이 없어요." " 응. 이제 걸어 들어가야혀. 이길 쭉 따라 감 나와. " 휘유... 이제와 돌아갈 수도 없고. 그냥 돌아가면 택시요금도 못 받을 테고.. 어떡한다.. " 할머니. 그럼 제가 집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 " 그려. 우리 영길이 보구 가. " " 근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요?" " 걱정은 붙들어 맴시. 내 이 길은 눈감고도 댕기니께. 나만 따라 오이소." <4> 할머니를 따라 가는 길은 돌이 자꾸 걸려서 빨리 가기 힘든 험한 길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안보이는데도 마치 훤히 보이듯이 잘만 가시더군요. 할머니 팔을 잡고 전 그냥 끌려가듯이 가야만 했습니다. " 젊은 양반, 이 길이 내가 영길이 매일 업고 핵교 보내던 길이여. 이 쪽에 성황당 근처 돌 무더기도 아마 태반은 내가 쌓은 돌일껴." 아니... 성황당이면.. 갑자기 무서워 지더군요. 혹시 이 할머니도 .. 말로만 듣던 유령에 내가 홀린 건 아닐까..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주룩 흐르면서 정말 겁이 났어요. " 왜 그러는겨? " "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 " 그럼 여기 꼼짝 말고 있어봐. 내 저기 가서 오줌 좀 누코 올맹케로." " 할머니~ 저..." " 그냥 꼼짝맬고 있음 되여. 기둘려." .... 꼼짝 할려고 해도 할 수가 있어야죠. 앞은 하나도 안보이고, 옆은 성황당이라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뭐가 튀어 나올 것도 같고, 발 밑에서 뭐가 스물 스물 거리는 것도 같고.. 어릴때 귀신의 집 정도는 그냥 감짝 놀라는 정도였는데.. 산 길이라서 춥기도 엄청 추운데다가, 그렇게 아무것도 안보이니 정말 죽겠더군요. 그러다가, 뭔가............... 콱~! " 으아아아악~! " " 왜..왜 왜그려? 무슨 일 낫나 시방? " " 아..아뇨. 할머님이시군요. 전 또.." " 젊은 사람이 그렇게 배짱이 없어서야 어디 쓰겄어! " " 어서 가죠, 할머니. " " 보채기는. 냉큼 따라 와. " 휘유... 머리털이 곤두선다는게 어떤 건지 알겠더군요. 정말로. <5> 그렇게 계속 가다보니 저 쪽으로 불이 켜진 몇 집들이 보이더군요. 정말 어떻게 이런 곳에 마을이 있다니.. 하여튼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앞이 보여서 이제 좀 살겠더군요. 할머니는 절 데리고 마을 제일 끝 집으로 갔습니다. " 영길아~ 핼미 왔다. 문 열어라." .. 아무도 안나오더군요. 결국 제가 울타리를 넘어서 문을 열고 들어갔죠. 집은 정말 아직 이런 집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헐었어요. 가까스로 서 있을 정도. 벽에는 신문지도 아니고 이상한 한자로 된 종이로 풀칠이 되어 있었고, 부엌엔 가마솥하고 찌그러진 남비 몇개만 있더군요. 이런 집에서 사시는 건가. " 할머니. 이제 다 온거죠? 그런데 영길이라는 분은 어디 계세요?" " 응. 어디 나갔나 벼. 좀 있음 올껴. 여기 좀 앉음시." " 할머니랑 같이 사시나 보죠?" 할머니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군요. " 영길씨세요? " " 저 거기 젊은 양반 이리 좀 와 보소." " 예? " " 혹시 저 할매가 뭐라 카면서 왔능교? " " 예.. 저.. 집이 여기시라고, 여기서 영길씨하고 같이 사신다고 그러시던데요. " " 에구.. 저 할매 또 그러셨구만. " " 예? " " 이보소 택시 기사. 저 할매 노망든교. 아들은 일찍 죽고 영길이라고 조카가 있었는데, 참 공부도 잘 했지. 할매가 매일 그노무 자랑 억수로 했는데, 갸가 서울가서 백화점 댕긴다고 그러더니, 왜 그 백화점 사고 난거 있잖소. 그때 죽었다 카요. 그때부터 저 모양 됨시롱 매일 서울 사고 영길이 찾는다고.... " " 설마요.. 저랑 같이 오실땐 아주 멀쩡하신것 같던데요?" " 딴 건 다 괘얀은데 영길이를 아직 살아있다고 믿고있는 것만 그려요. 젊은 양반 어카나.. 택시비도 못받았을터인데.. " 참.. 뭐라 해야 될 지 몰랐습니다. 그냥 아무말도 못하고 서 있는데, " 우리 영길이 맞는교? 우리 영길이 맞재? " " 할머니.. 저..." " 내 이노무 자식 들어오면 내 가만 안둘끼다. 일찍 일찍 댕기라고 그러코롬 말을 했는맹키롬. 여기 젊은 양반이 기다리고 있응께 얼렁 와야 될텐데. " " 할머니.. 저 영길씨는요, " " 됐다! 관두라! 꼭 올끼다. 분명히 갔다 온다고 그랬던 애란 말이여. 걘 거짓말 안하는 애여. 꼭 올끼다. " " ... 할머니... " "..........." " 여보시게 젊은이. 어짜피 이렇게 된거 그냥 오늘 재수 옴붙었다 생각하고 우리집에서 쉬고 가시게. 어짜피 지금 나가도 아무것도 안보이고 길도 찾기 힘들테니." <6> 그날 밤은 그렇게 그분 집에서 쉬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서울로 올라갈 채비를 했죠. 혹시나 하고 다시 할머니 집에 가 봤습니다. " 할머니, 계십니까? " " 할머니,~ " 대답이 없으시길래, 문을 열고 방을 봤는데 아무도 없더군요. 그래서 이상하다 하고 서 있는데 부엌문이 열리더니 할머니가 나오시더군요. " 젊은 양반, 미안케 됐소. 영길이가 안와서 그냥 가게 생겼꾸만. " " 예. 지금 가려고 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 " 이거 들고 가이소. " " 이게 뭡니까? " " 이게 쑥개떡이라고, 옛날에 영길이가 참 좋아해서 내 매일 만들어줬던기라. 이거 들면서 올라가이소. 참 미안케 됐수다. 내 영길이 오면 꼭 연락하고 할텡께로." " 예. 그러세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 " 그려. 잘가게 젊은이. 고맙소.~ " 그러고 다시 산길을 걸어오는 길에 어제 지나쳤던 성황당이 보이더군요. 성황당 앞에 돌 무더기가 쌓여있는데 보니까 돌이 다 한결같이 맨들맨들하게 되어 있었어요. 아마... 할머니께서 영길이를 학교에 보내시고 여기서 계속 돌을 만지면서 기다리고 계셨나 봐요. 이제는..영길이는 다시 오지 않을 껍니다. 할머니... <7> 그 일이 있은 지도 벌써 1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날 돌아와서 차장님한테 변명도 못하고 월급도 감봉당했어요. 그래도.. 그 쑥개떡은 참 맛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저번 그 길을 가고 있는 중입니다. 할머니가..돌아가셨대요. 할머니가 돌아가실때 그러셨답니다. 나한테 연락하라고. 그때 영길이 오면 연락한다고 제게 연락처를 달라고 그러시더니. 마을 성황당은 1년 전 모습 그대로 입니다. 그런데 성황당 앞에 돌 무더기가 하나도 없더군요. 나중에 마을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그 돌은 할머니 무덤에다 옮겨놓을꺼랍니다. 제 차로 운지까지 모시기로 했어요. 이거 차장님이 아시면 저 아마 짤릴껍니다. 그래도 영길씨를 대신해서 제가 해야만 되는 일이니까. 저랑 나이도 비슷할 껍니다. .. 할머니 모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할머니. 그 곳에 가시면 영길씨 만나시겠죠. 만나면 꼭 제 안부도 전해주십시오. 잘가세요.. 할머니. -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빨리 잊어버립니다. 이 글을 삼풍사고때 돌아가신 분들께 바칩니다.. - [7241] 제목 : [버터빵] 비록01401 - 올림픽 축구 ㅣ야기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17 16:30 읽음 :1054 관련자료 있음(TL) ------------------------------------------------------------------------------ 예. 죄송합니다. 방송 사고로 저번 아틀랜타 올림픽때 했던 비록01410 - 올림픽축구를 재방송해 드립니다. 실은..어제 아시안 컵 축구땜시 지금 방송국 사람들이 전부 돌아버려서... (-_-;)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다시 방송을 하게 된 비록01410~!! 저번회에 2000이 넘는 가구가 시청해 주신 덕분에 드디어 저희 방송사에서 비록01410을 위해 로고송을 제작해 주었습니다.!~~!!! 까~~~~! 발려보자 쫌스런 얘기~~ 후~~~~! 벼파보자 재밋는 얘기~~ 비~~~~! 록 01410~!! 아자 아자 빠샤 꺄! 후! 비! 꺄후비! 이 노래를 취입하기 위해 설운도, 현인, 김흥국 등 당대 최고의 초대형 히트 가수들을 섭외해 보았지만 전부 노래를 부르다 가사의 썰렁함에 발작을 일으키거나 토하는 사태가 벌어져 아쉽게도 음반으로는 제작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뭐가 이상하다구 그러지.. 제가 한번 불러보죠. 까~~~~~! 발려보자 쫌 스런 얘....우웩~!! 헥헥..예. 요번 비록01410에서는 오늘 개막식이 벌어지는 애틀란타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의 전사들을 만나보고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는 시간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 방송에서는 애틀란타 현지에 직접 와서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어짜피 안보이니깐 여기가 어딘지 어케 알어 클클...헉.NG다.. 이번 시간엔 월드컵과 관련되어 붐을 일으켰던 축구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과 인터뷰를 해 보도록 하죠. 이 자리에 황선옹 선수 전화연결되어 있습니다. 사회자: 여보세요? 전화기: Dial is late. Please call again. Dial is late. Pl.... 사회자: 황선옹 선수, 영어 잘하시는군요. 거의 본토 발음인데요.미국에 가기 전에 영어공부를 하고 가셨나 봅니다. 역시 대한의 건아들은 준비성이 철저하군요. 너무 열심히 연습을 하셔서 그런지 목소리가 쉬어서 여자목소리 처럼 들리네요.!!! 현재 연습은 잘 되고 있나요? 전화기: Dial is late. Pl... 사회자: 이런...다이얼 씨가 늦어서 연습을 못하고 있나 봅니다.큰일이군요. 식사는 잘 하고 계십니까? 전화기: 뚜~ 뚜~ 뚜~ 여보세요? 아..죄송합니다. 잠시 화장실에 갔다 오느라고..황선옹입니다. 무슨 얘기 하셨나요? 사회자: 아까 영어 한거 황선옹씨 아니에요? 전화기: 전 영어 못하는데요. 사회자: 음...잠시 혼선이 있었나 봅니다. 요즘엔 혼선이 국제적으로 되나... 하여튼 황선옹씨, 요번 올림픽에 와일드 카드로 뽑히셔서 팀에 합류하게 되셨는데요, 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화기: 예..제가 워낙 와일드 하다 보니깐...하하하!!! 사회자: 헐...참 와일드 하십니다. 예. 그리고..요번에 메달권엔 진입할 수 있을까요? 전화기: 당연합니다~! 저희는 요번 올림픽을 위해 지옥의 특수훈련을 겨쳤 습니다. 이제 저희팀을 이길 팀은 없을껍니다. 사회자: 어떤 훈련들을 하셨나요? 전화기: 정말..생각만 해도..너무도 힘들었습니다. 마라도나 씨를 특별히 초빙해 전수받은 헤딩하는 척 하면서 손으로 공 넣기, 인도의 요가다니엘 씨를 초빙해 전수받은 다리 360도 꼬아 뒤로 빽슛하기, 청계천 대빵거지 왕부자씨를 초빙해 전수받은 3달동안 머리 안감고 목욕 안하고 버티기 등등... 특히 마지막 기술은 연습경기때부터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아무도 근처에 오질 못하니 슛넣기가 훨씬 수월하더군요. 사회자: 아..슛 얘기가 나온김에 여쭈어 보겠는데요. 저번 월드컵때 병신 황선옹, 발삐꾸 황선옹등 수많은 별명을 탄생시키셨는데요..그 때는 왜 그렇게 잘 못하신 겁니까? 전화기: 아..그건 잘못 알고 계신건데요.. 실은 상대편 골대 뒤에 어떤 관람객이 자꾸 저한테 " Play, Play Hwang Sun Hong~!! " 이라고 그러더군요. 나보고 놀고있다니...정말 열받더군요. 그래서 너무도 열 받은 나머지 그 사람한테 공을 날린겁니다. 아직도 열받는군요. 영어로 욕하면 누가 모를줄 아나...사람을 무시하구 그래. 사회자: 그럼 가끔 들어간 슛은 어떻게 된 겁니까? 전화기: 실수죠. 사회자: ......헐..... 예. 오늘 대화에 참여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전화기: 예. 요번엔 저번처럼 절 놀리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황선옹 선수와의 전화통화였습니다. 아무래도 ...축구에선 메달을 따기 힘들 것 같은 예감이 스치는 군요. 요번엔 놀리는 사람이 없어야 할텐데.... 아~ 이번엔 나이키 광고모델로 유명해진 비운의 며루치 최용슈 선수가 연결 되어 있군요. 그리고 최용슈 선수랑 같이 시합을 한 말레이지아 팀의 골키퍼 무말랭이 씨도 같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번엔 동시 통화를 시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최용슈: 안녕하세요. 무말랭이: 안녕하세요. 사회자: 그럼 시간 관계상( 실은 전화비 많이 나온다고 국장한테 욕먹고 있는 중)단도 직입적으로 질문하죠. 저번 예선전 중 무말랭이씨와 최용슈 선수가 갑자기 경기중에 서로 껴안는 일이 벌여졌는데요, 그 이유가 둘이 서로 사귀는 국제 호모라는 둥...별 소리가 많았습니다. 이걸 좀 해명해 주시죠. 최용슈: 예. 그러죠. 제가 상대편 골대 앞에 있자니 무말랭이씨가 저한테 갑자기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흔드는 겁니다. 그래서 전 '아...나보구 한 골도 못 넣었지?' 라고 놀리는 것임을 특유의 직감으로 재빨리 파악하고 두 골은 넣겠다는 저의 의지를 표시하기 위해 두 손가락을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주먹을 쑥 내밀더군요. 그래서 전 ' 아... 쑥 내민 주먹처럼 힘찬 골을 넣어라.'라고 응원해 주는 것임을 알고 감사하다는 의미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지요. 그랬더니 무말랭이 씨는 갑자기 감격하는 표정을 짓더니 저를 껴안는 겁니다. 아무리 내가 이쁘기로서니..껴안다니... 무말랭이: 정말 최용슈 선수는 진정한 스포츠 맨입니다. 골대 앞에서 자꾸 얼쩡거리길래 꺼지라고 뻑큐를 했더니 아니다, 자기는 승리할 거다 하면서 승리의 V표시를 하더군요. 그래서 우끼지 마라 하면서 주먹을 내미니깐 그러지 말고 페어플레이를 하자 하면서 저한테 인사를 하더군요. 정말이지 전 이렇게 진정한 축구선수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감격한 나머지 용슈 선수를 껴안고 말았습니다. 사회자: 음......참....어케 이런 일이....예. 하여튼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예. 잠시 최용슈 선수와 무말랭이 선수와의 동시 통화를 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 비쇼배트 올림픽 대표팀 감독님을 직접 모시고 대화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화는 통역 없이 제가 직접 여러분께 해설해 드리죠. 사회자: 안녕하세요? 비쇼베트: 안녕하세요? 사회자: 오...안녕하세요는 할 줄 아시는 군요..하긴...우리나라 오는 외국 연애인들 중에서 이건 다 하는 거니깐..잘 지내고 게십니까? 비쇼베트: 짜르이주이스키. 사회자: 예. 잘 지내고 계시는군요. 그럼 지금 자식분들은 몇이나 되십니까? 비쇼베트: 아드라나 따라나스키. 사회자: 아들 하나, 딸 하나라시는 군요. 그럼 이제 본격적인 질문을 해보도록 하죠. 훈련은 잘 되고 있나요? 비쇼베트: 발빠 닥땀 나게열 심히하 지이스키 사회자: 다행이군요. 아...여기 감독님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있습니다. 지금 전화로 감독님을 사모하는 한 여성분과 연결되어 있는데요, 제가 한번 받아서 통역해 드리죠. 사회자: 여보세요? 전화기: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사회자: 어디서 많이 들은 목소리 같은데.. 비쇼베트 감독님을 사모하신 다고요. 뭐 여쭤 볼 말씀 없으신가요? 전화기: 통신 하시냐고 좀 물어봐 주세요. 사회자: 에이티 디티 모뎀 치지직 아라몰라스키? 비쇼베트: 응아라스키. 사회자: 통신 하신다는 데요. 전화기: 그럼 나중에 통신 들어오시면 꼭 go chatin하셔서 13번 방으로 오셔서 ID가 섹시처녀인 저를 좀 찾아달라고 얘기 좀 해주세요. 비번은 왕껄떡. 사회자: 음...조춘자씨, 빨래는 다 하셧어요? 전화기: 어머, .. 뚜~ 뚜~ 뚜~ 뚜~ 사회자: 예...그만 전화를 끊어버렸군요. 조춘자씨를 모르시는 분은 비록01410-성희롱 편을 보세요. 그리고 비쇼베트 감독님, 저 분이 전화를 저렇게 끊어서 더 할 얘기가 대본에 없는데요. 이만 끝내야 겠군요. 비쇼베트: 니꼴리는 대로해스키 사회자: 예..그럼 안녕히 가세요. 휘유...예. 오늘 비록 01410에서는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선수와 감독들과 잠시 얘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점점 불안해 지는 메달권...그러나 360도 발돌려 빽슛이나 왕냄새 작전으로 나간다면 얼마만큼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 아틀랜타로 가서 선수들을 응원해 줍시다. 이를 위해 내일 오전 8시, 동해안에서 " 아틀랜타까지 수영으로 죽든 살든 한번 가보기" 행사가 있으니 꼭 참여합.....퍼억~! 예. 비록 01410은 언제나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아~아~아~~. 왜 몸이 흔들려.. 아, 삐삐가 왔군요.잠시 삐삐를 듣고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삐삐: 빨래 다 했다 이 자식아~!!!! 예..헐.. 그럼 안녕히~~ 추신: 에구..실망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군요..제 글 스타일이 이런게 아니니까. 지만 저 나름대로는 ..어떤 고정된 모습만을 보이는 것은 싫어서.. 그냥 예쁘게 봐 주세용 ~~ ^^; [7240] 제목 : [버터빵] 비록01410 - 성희롱 이야기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17 16:26 읽음 :1460 관련자료 없음 ------------------------------------------------------------------------------ 비록01410- 성희롱 문제~!! 예. 안녕하십니까? 저번 때부자 사건의 열화(..??)와 같은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일주일 뒤에 방송 예정이었던 비록01410-성희롱 문제를 앞당겨 방송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방송사가 이렇게 프로그램을 바꾸는 바람에 스포츠 조선, 일간 스포츠, 스포츠서울을 비롯한 티메즈(Times), 뉴옥 티메즈(NewYork Times), 인민일보 등 세게 유수의 신문사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다시 찍느라고 수십억원의 돈이 재투자되었다는 소문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군요. 그럼 오늘도 변함없이 요즘의 성희롱 사태에 대해 전문가 성희뎡 여사(48)를 모시고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런 ..문제가 생겼군요~ 성희뎡씨가 지금 밀린 빨래를 하느하고 스튜디오에 못 나오셨군요~! 예. 그럼 하는수 없이 현대과학기술의 총아인 통신을 이용한 채팅으로 성희뎡씨를 만나보겠습니다. ATDT 01410 27590ㅛ 8934759ㅛ ㅐ3 ㅛ458ㅛ 34ㅅ 져ㅅ 97345 9ㅛㅗ이런제길24ㅛㅅ98ㅛ ㅅ4 4ㅅ94ㅛㅅ98750안걸려71497863498ㅛㅗ ㅐㅎ뎌ㅗㅛㅑㅐㅗ히; 굣효ㅔ3689ㅅ4ㅛ 390뵤 9034ㅛㅅ NO CARRIER ATDT 01410 NO CARRIER ATDT 01410 NO CARRIER ATDT 01410 NO CARRIER ATDT 01410 NO CARRIER ATDT 01410 못난이 하이텔 01410 느리고 불편한 조선통신 구내전화 ====================== H i T E L 서 비 스 ====================== %% 한국통신의 하이텔에 오신 것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 약부호/상품코드로 입력하여 검색하시면 불편합니다. 번호를 모르시면 그냥 나가세요. [ 선택 서비스 ] [ 상호접속망] 1. HiTEL INFOSHOP 10. HiNET-P 2. HiTEL 정보세계 20. 한국인터넷 (KORNET) 3. HiTEL 30. DNS [ 안내 서비스 ] 99. 약부호 안내 ---------------------------------------------------------------------------- 원하는 번호/약부호/상품코드를 입력하세요 :나우 종료 : X ---------------------------------------------------------------------------- 서비스 번호가 틀렸습니다. 다시 입력해 주십시오. 젠장. 못난이 하이텔 01410 느리고 불편한 조선통신 구내전화 ====================== H i T E L 서 비 스 ====================== %% 한국통신의 하이텔에 오신 것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 약부호/상품코드로 입력하여 검색하시면 불편합니다. 번호를 모르시면 그냥 나가세요. [ 선택 서비스 ] [ 상호접속망] 1. HiTEL INFOSHOP 10. HiNET-P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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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누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It's lie/sc25/0030)!!---------------------- 나우ID가 없는 분은 '손님' 또는 'GUEST'를 입력하십시오. 나 우 ID : 사회자 비밀번호: ************************************************* 비밀번호가 틀립니다. 영문 비밀번호는 대소문자가 서로 구분이 됩니다. 확인후 다시 입력해주십시오. 자꾸 신경쓰이게 하면 접속을 끊겠습니다. 비밀번호에 관한 문의는 나우누리 고객 한풀이실(015-590-3800)로 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밀번호 : ******* 최근 종료 시각 : 83/03/11(화) 22:31:53 총 이용 횟수 : 4회 이번 접속 시각 : 96/07/15(월) 22:38:46 총 이용 시간 : 12713시간 49분 08초 * 영화 "허재부인 워킹했네(The Wife of He Jae does walking)" 특별 상영회 안내 GO 한일시네마 1 * ─────────────────────────────── * 한여름밤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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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nuri ─────────────────────────────────── CHATIN 대화참여 1/50 ─────────────────────────────────────── << 대 기 실 >> 대기자 :134182명 참여자 : 13명 깊고푸른(버터빵) 돌아버려(나우컴) 먹고죽자(왕거지) 5925100(안걸려) 나너좋아(뻥이야) 30가락(말도안돼) 03좋아(안기부) 96만세(초등생) 모기시러(왕파리) Fkiller(재수강) 여보사랑(김여보) 젓소부인(진도희) 빠다(코코낫) aJuguri(아쭈구리) OB꼴찌(LG만세) LG바보(OB만세) blues(나제비) BOYS(서퇘지) 골라잡아(아주싸) 곤도라(재미써) 우라마시(쫑친구) 가락빵꾸(뽀루꾸) 시끼초구(왕잘쳐) 흰공떡(칼다마) 기타등등 134158명 ─────────────────────────────────────── 명령어안내(C) 초기화면(T) 직접이동(GO) 종료(X) 선택> Nownuri ─────────────────────────────────── CHATIN 대화참여 4/50 ─────────────────────────────────────── << 대 화 실 >> 참여자 : 13명, 열린 대화실 : 3개 [ 1] 공개 ( 4/ 6) 중고딩이만 와라~!! 딴사람들 오면 주거~!!! 대학생(나이뽀?) 대딩이(뻥까지마) 초등생(형아~) 유치원생(♥♥♥) [ 2] 비공개( 2/ 3) 나랑 섹시한 얘기 하실분? 얼렁 들어와~!! 조지베스트(병신~!) 섹시처녀(성희뎡) [ 3] 공개 ( 7/12) 겜방~!! 초특급 슈퍼겜방~!! 겜 교환 해요~!! 겜그지1(겜좀줘) 겜그지2(나두줘) 겜그지3(난안줘?) 겜그지4(한번줘봐) 겜그지5(^^;) 겜그지6(뿌려줘) 난거지아냐(겜구걸) ─────────────────────────────────────── 명령어안내(C) 초기화면(T) 직접이동(GO) 종료(X) 선택> 5 Nownuri ─────────────────────────────────── CHATIN 나랑 섹시한 얘기 하실분 얼렁 들어와~!! ☎ 02-590-3800 ─────────────────────────────────────── *** 사회자(01410)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조지베스트(병신~!) 아아아~~~아~~~ 섹시처녀(성희뎡) 아~아잉~~ 사회자(01410) 여기 성희뎡 님 게세요? 조지베스트(병신~!) 어~! *** 조지베스트(김용팔)님이 나가셧습니다!! 사회자(01410) 음.....빨래하신다면서 여기 계셨어요? 섹시처녀(성희뎡) 잠깐 사는 얘기나 할려구.. 사회자(01410) 그렇군요. 헐..... 그럼 오늘 주제인 성희롱에 대해 얘기좀 해 볼까요? 섹시처녀(성희뎡) 예. 그러죠. 우선 성희롱을 막기 위해서는 채팅과 같은 얼굴을 마주보지 않는 곳에서 먼저 성적인 대화를 금하고 정숙하게 행동하는 것을 생활화 해야 합니다.!!!!! 사회자(01410) 빨래...나..하세요. 섹시처녀(성희뎡) 감사합니다. *** 섹시처녀(조춘자)님이 나가셨습니다. 사회자(01410) 본명이 조춘자엿군...음.. 자 그럼 여러분, 어짜피 이렇게 된거 여기서 기둘리다가 새로운 분이랑 얘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사람을 불러모으기 위해 제가 잠시 여자 이름으로 바꾸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정소녀) 자..이제 기다립시다. ─────────────────────────────────────── Chat : 성욕폭팔(아싸리) => 너 일루와. 내가 안아줄께... 너먹을래(왕섹시) => 저...저 혹시 본 기억 없으세요? 이리로 잠깐 오실래요? 지나가다(들렸어) => 소녀님...나이가 몇살이세요? 정주엉(현돼) => 소녀는 언제부터 그렇게 이뻣어? fucking(콘돔싫어)=> 장충동 오매불망여관 402호실로 와. 안오면 메모폭탄 남긴다. you(흐흐흐) => 소녀님 너무 이쁠것 같다. 나중에 우리 한번 만날래요? 치마좋아(다좋아) => 소녀님~~~ 소녀님~~ 안녕하세요? 저 모르시겟어요? 너먹을래(왕섹시) => 전 소녀님 본 기억 있는데..저 모르세요? 너먹을래(왕섹시) => 하하..역시 소녀님은 매너가 있으시다니깐.. 너먹을래(왕섹시) => 이제 거의 다 먹은... 어~! 실수닷~! *** 사회자(01410)님이 통신장애로 퇴장되었습니다. Nownuri ─────────────────────────────────── CHAT 대화실 ☎ 02-590-3800 ─────────────────────────────────────── [ 공개 대화실 ] [ 끼리끼리 ] 1. 대화 참여 11. ANSI 대화실 2. 대화실 메모 12. English Chat 3. 대화실 이용안내 +------------------------------------------------------------------------+ | ## 대화실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리며 명령어를 안내합니다 ## | | 사용중 불편사항,개선사항등은 그냥 꾹 참아주십시오. | | 대기실 명령 : 참여(J) 개설(O) 현황(ST) 찾기(FI) 대화명(AL) | | 대화실 명령 : 대화실 안에서의 모든 명령은 / 다음에 입력 | | 초대(/IN) 현황(/ST) 찾기(/FI) 종료(/P /Q /M) | | 대화명(/AL) 메시지(/TO) 귓속말(/EAR) 다시보기(/Z) | | 거부(/EX) 퇴장(/OUT) 신고(/JUDGE) | +------------------------------------------------------------------------+ ─────────────────────────────────────── 명령어안내(C) 초기화면(T) 직접이동(GO) 종료(X) 선택> to 너먹을래 나 남자야 이 자식아.~! => 너먹을래님께 쪽지를 보냈습니다. 명령어안내(C) 초기화면(T) 직접이동(GO) 종료(X) 선택> to 너먹을래 그렇게 살지 마..응?. => 너먹을래님께 쪽지를 보냈습니다. 명령어안내(C) 초기화면(T) 직접이동(GO) 종료(X) 선택> x * 서비스 이용을 마치시겠습니까?(Y/n) y 사회자(깊고푸른)님의 이번 이용시간은 129453분 06초 입니다. 언제나 나우누리의 바가지를 참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나날 되세요. @ CLR PAD 000 헉헉...예...정말 무서운 세상이군요. 이런 세상에서 성희롱을 안당하는게 이상할 정도 입니다. 위의 쪽지 외에도 너무 많은 쪽지가 쇄도하여 거의 통신이 불가능 했 습니다. 아...우째 이런일이.. 역시 우리나라의 성희롱 문제 심각하군요. 어서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정부당국에서는 모든 남성의 눈에 안대 착용을 생활화 시키고 손과 발을 묶는 밧줄을 전국으로 유통시키며 여자들은 남자 눈에 뜨이면 벌금형에 처하는 법령을 어서 빨리 공포하여...퍼억~! 예. 죄송합니다. 이것으로 마치겟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삐삐~ 삐삐~~ 아..잠깐 삐삐를 확인하고 마치죠. 삐삐: 야~! 너 장충동 공원으로 안나올래? 내 마누라 안데리꾸와? 너 주글래? 아...흠...헐....예. 감사합니다. 비록 01410은 언제나 여러분 곁을 찾아갑니다. [7238] 제목 : [버터빵] 비록01410 - 때부자 이야기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17 16:19 읽음 :1014 관련자료 없음 ------------------------------------------------------------------------------ 비록-01410! 오늘은 때부자..과연 이래도 좋은가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때부자...이 말이 불길처럼 퍼지기 시작한 것은 10년전 Stonefly님의 의학적인쾌거, " 아나퍼정말"을 발견 하신 후 부터 비롯되었는데요. 이 자리에 Stonefly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사회자:안녕하십니까? Stonefly: 안녕하십니까? 사회자:안녕하십니까? Stonefly: 안녕하십니까? 사회자:안녕하십니까? Stonefly: 안녕하십니까? 사회자: 안녕하십니다. Stonefly: 감사합니다. 사회자: 우선 "아나퍼정말"을 발견하게 된 경위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Stonefly: 아니요. 사회자: 힝....설명해줘잉~~ Stonefly: 알아써잉~~~ (-_-;) 때는 바야흐로 10년 전으로 넘어갑니다. 그 때만 해도 전 새내기 의학도로서 잠두 안자구 의학 연구에만 골몰하던 시기 였죠. 어떻게 하면 암에서 전 인류를 구해낼까... 이 생각에 잠도 못자고 목욕도 못하고 골몰하다가.. 한 3달정도 목욕을 못햇습니다. 걱정하느라구.그러던 어느날 불현듯 암세포가 어떻게 생겼나 보고싶어(->걱정만 하고 암세포가 어케 생겼는지 보지도 않았다.) 현미경을 관찰하는순간...3달간 목욕을 안해 생긴 때가 몸을 움직이면서 부스스 떨어져 암세포에 떨어지더군요. 그 순간 갑자기 암세포가 활동을 멈추는 겁니다~! 오 놀라워라 처음 보는 이모습~ 매일 이렇다면 모진 이세상도 참 살아갈 만 할 꺼에요~~ 그 후로 연구에 골몰하여 드디어 때 속에 함유된 " 아나퍼정말"을 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 오..정말 눈물겨운 감동의 대서사 스토리로군요.. 오늘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Stonefly: 벌써 끝인가요? 사회자: 끝입니다. Stonefly: 이럴줄 알았으면 오늘도 목욕 안하는 건데...아까비... 예. 지금까지 Stonefly 박사님과 함께 "아나퍼정말"을 발견하게 된 경위를 들어보앗습니다.그러나..이 발견은 이후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때를 1kg모으면 1억원씩 받을 수 있게 되자 너도 나도 목욕탕에 가는것을 피하고 때를 고이고이 모으는것이 유행처럼 번져나갔습니다. 이 결과 사람들은 평균 3년에 한번정도 때를 빼 내게 되엇고 이로 인해 서로 몸을 접촉하는 모든 행동들이 사라져 갔습니다. 악수도 사라지고 연인들 사이의 키스도 사라지고...부부생활도 없어지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세수도 못해서 얼굴이 전부 씨꺼매져서 인종간의 차이도 없어지고, 불어난 때로 인하여 모든 사람들이 평균 3kg 정도 몸무게가 늘었으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때 로 인한 불결함 때문에 오히려 암보다 때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에 편승하여 또한 재미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옛날에 거지라 불리우던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때를 축적하는 비법을 개발하여 신흥 "때"부자로 불리우게 되었고 , 씻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이젠 가장 착한 아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세계 곳곳의 인사말마저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 " 때 많이 모으셨어요?" 중국: " 때마나~" 미국: " 해브 어 나이스 때~" 소련:" 때모아모아스키~" 프랑스: " 때쥬리~"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때 사태..이 사태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목욕탕 때밀이 대표 얜진호님을 모셧습니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얜진호: 아니요. 지금 안녕이고 나발이고 하게 생겼스? 사회자: 사태가 그렇게 심각한가요? 얜진호: 내가 지난 5년동안 2사람밖에 때를 못 밀었으...이 2사람도 때가 너무 많아 조금만 벗겨내겟다고 온 사람들인데.. 한 5시간을 밀어도 끝도 없이 나오더만. 사회자: 그럼 지금 생계는 어케 유지하고 계신가요? 얜진호: 때밀이 하던 기술을 살려 "한국 때수집 중앙회" 회원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한 사람당 11시간은 밀어야 하얀 살이 보이니..이건 차라리 막노동을 하고 말지. 사회자: 힘드시겠군요. 얜진호: 너두 한 번 밀어봐..때가 가래떡 처럼 나오는거 봤으? 사회자: 우욱~ 헉헉.. 예. 이렇게 때모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잇습니다. 이 자리에 때 모으기로 기네스 북에 오른 때때로 군을 모셧습니다. 사회자: 안녕하세요? 때때로: .... 사회자: 왜 아무말도 없으신가요? 때때로: 말하면 얼굴에서 때 나와. 사회자: 지금까지 최고로 때를 많이 모으신 것은 얼마나 되나요? 때때로: 하루는 까만게 눈앞에서 계속 떨어져서 비내리는 줄 알고 우산을 폈더니 나중에 보니깐 눈 깜빡이면서 밀리는 때더만. 이때 한 10kg 모았나? 사회자: 와..대단하시군요..그럼 정말 때부자 되셨네요? 때때로: 짤이쥐. 내가 왜 때때로인데.. 사회자: 지금까지 때를 모으면서 가장 힘드셨던 일은? 때때로: 우리 하니랑 손도 몬잡는 다는 것이쥐. 사회자: 감사합니다. 때때로: ( 말하면서 흘린 때를 챙기고 있음) 네. 이렇듯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킨 때 사건과 이로 인한 때부자 소동..이제 하루 빨리 여기서 탈피 해야 겟습니다. 이를 위하여 우선 정부에서는 지속적인 투자로 때모음 전문인을 양성하여 하루빨리 이 사람들에게 때를 모으는 일을 전담시켜야 할 것이며 국민들은 서로 때 모으는 것을 자제하여 더 이상 때로 인하여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럼 이만 오늘 대담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추신1: 비록 01410은 이전에 올렸던 것을 수정하고, 덧붙여 다시 올립니다. 추신2: 하이텔 유머란에도 지금 글을 올리고 있거든요? [버터빵]으로요.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추신3: 작은아이님, iwing님, denti76님, 12345lkj님, aym0331님, 자유전사님 추천 감사드립니다. 글구...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과 유머란을 이용하시는 모든분들께 행복이 함께 하시길.. [7129] 제목 : [버터빵] 그녀와 2박 3일 -마지막 날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16 16:23 읽음 :1558 관련자료 있음(TL) ------------------------------------------------------------------------------ <1> 에구 지금이 몇시여. 시계를 보니 벌써 오전 11시. 오오옷~! 너무 이르군. 더 자자. 쿨쿠르르.. 아냐아냐. 어제 당한걸 생각해 봐. 희정이보다 일찍 일어나야지. 벌떡. ... 역시 오늘도 변함없이. 또 어지러 놓은거 치우고 있자니 배가 고프더군요. 어제 희정이 잃어버리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저녁도 안먹은 거 같은데. 희정이도 배고프겠구나. 뭘 먹어야 하나. 아. 근데 오늘 희정이 가는 날이구나. 아, 드디어 간다~! 나도 이제 이 지긋지긋한 방치우기에서 해방이다~! 내 방도 안치우는데 희정이땜시 완전히 청소부 됐었다. 이제 방 치우기도 끝`! 우허허`~ 그런 의미에서 맛있는 걸 먹어볼까. 해방 기념 피자를~! " 희정아, 우리 피자 시켜 먹자." " 그래. 근데 오빠야. 어제 그 사탕 먹어쪄? " " ( 흠칫~! 후다다닥`!) 응. 그래. 먹어쪄.. 삼촌이 마시께 먹어쪄." " 근데 오빠야. 우리 피자 먹구 놀이터 가자. " " 휘유... 네가 하자면 해야지 내 무슨 힘이 있겠니. 피자나 먹고 나가자.." 도미노 피자에 전화를 걸어 " 아저씨~! 여기 체다치즈피자 큰거하구요, 콜라 1.5리터하구요 빨리 맛있게 보내주세요~!" 하고 끊고는 혼자서 대견. 와..그 어려운 체/다/치/즈/피/자를 안틀리고 발음했어. 오오오.. 난 천재가 아닐까. 근데.... 헐. 주소를 말 안했더군요. <2> 다시 전화를 걸어 욕 바가지로 먹고 주소 얘기한다음 정확히 28분 지나서 ( 30분 지나면 2000원 깎이구요, 45분 지나면 무료라는데.. 시키면 정말 칼처럼 28분이나 29분 지나서 와요. ) 배달된 피자를 먹고 아까 약속 지키느라고 놀이터를 갔어요. 놀이터에 와서 놀아본지도 얼마나 오래전인지.. 예전엔 놀이터만 오면 그냥 신나서 동생이랑 둘이 날 새는 중도 모르고 놀았었는데. 그때는 그네도 제가 제일 잘 탔었고, 비오면 모래를 파서 댐이랑 그런것도 제일 잘 만들었었는데. 이젠 놀이터를 와 도 별로 재미가 없더군요. 당연한건가. 하여튼 어릴때 제 키보다 몇배나 높았던 미끄럼틀을 이제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 눈높이는..뻥이 좀 심했다.) 지나간 세월의 아픔이 저를 감싸고 후회와 회한이 제 머리를 날리면서, 저 먼 동쪽 하늘에는 오늘도 하얀 구름 한점이 산을 친구하여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고, 나 또한 그 바람에 실려 한줄기 느낌으로 저 먼 어릴적 잊어버린 꿈들을 잡으러 흘러가고 있는데.. 있는데.. 여섯살 짜리 어린애를 놀이터에 그냥 둔다는 것은 애를 가장 Dangerous하게 두는 일이다. - 애보기 경력 10년 면목 8동 조춘자 - 아아아아앙~~ 왠 울음소리가 들려서 홱 돌아보니 희정이가 그네에서 떨어져서 울고있더군요. 아이구.. 이런. 내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얼렁 가서 보니까 무릎에서 피가 나고 있었어요. 이런..여자 다리에 상처 생기면 나중에 시집갈때 안돼는데. 에구.. 내 잘못했다. 희정이를 업고서 정신없이 막 집으로 뛰어갔죠. 뭐..상처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상처였는데 저한테는 그때 꼭 생명의 위협이 되는 상터만큼 크게 보였거든요. 그래서 집으로 들어와 우선 물로 씻고 빨간약을 발라주면서 호호~ 해주고 있는데, " 희정아. 아프지? 미안해. 오빠가 잘못했다." " 아냐아냐. " " 희정아... 너 나중에 크면 오빠 말 잘들어야 된다. 알아찌?" " 네~!" 하이구, 구여운 것. 집 안어지르면 이러케 귀여운 것을. 넘 귀여워서 갑자기 꼭 껴안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꼭 안고 있는데, 끼이이익. " 터빵아`~ 엄마 아빠 왓다~ " " 히익~ 엄마..저 변태 아녜요.. 그냥 넘 귀여워서.." " 누가 뭐래냐. 집 잘 보고 있었어?" " 예. 잘 치우고 있었어요. -_- " " 희정이는 괜찮지? 밥은 잘 먹였구?" " 예. 그런데 언제 가요? " " 아. 그렇지 않아도 삼촌이 지금 밖에 차 시동 걸어놓고 있다.네가 데리고 나가라." 이제 희정이랑도 마지막이구나.. 희정이 손을 꼭 붙잡고 밖으로 나가니 삼촌이 와 계시더군요. " 아, 희정아` 잘 있었어?" " 응. " " 터빵이 수고했다. 자, 이거 네 용돈이다." " 예..고맙습니다..." " 그래. 희정아 이제 우리 갈까?" " 응, 아빠." " 오빠 잘있으라고 손흔들어야지. 자`" " 오빠 안녕~~ " " 그래. 희정아 잘가. 삼촌, 안녕히 가세요." " 그래. 그럼 잘 있어라. 엄마한테 말씀 잘 드리고. 그럼 안녕.~" 부우우웅~~ 희정이는 전혀 슬픈 기색 없이 삼촌 차를 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전 삼촌에게 받은 10만원을 손에 쥐고 집으로 올라왔습니다. 손익 계산을 해 보니 어제 롯데월드 간거랑, 피자 시켜먹은거랑 제하니까 얼마 남지도 않더군요. 차라리 돈 드리고 희정이 다시 데려올 수는 없나. <3> 그렇게 희정이는 우리 집에 2박 3일동안 머무르고 갔습니다. 그동안 방 치우느라고 힘들었고, 해달라는 거 해주느라고 고생했지만 ..오랜만에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책상 위에 어제 희정이가 먹으라고 줬던 사탕이 놓여 있었습니다. 버릴까 어떻게 할까 생각하면서 한참을 그냥 보고 있다가 그냥 와드득 깨물어 먹어버렸습니다. ..... < 끝 > 추신: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기억해주신 분 들 감사드려용~~ 뽀뽀 쪽~ [7128] 제목 : [버터빵] 그녀와 2박 3일 -둘째날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16 16:21 읽음 :1508 관련자료 없음 ------------------------------------------------------------------------------ <1> .... 음...그래. 뽀뽀해도 괘얀타. 뺨에 한다구? 그래 뭐....뽀뽀는 입술에 해야 제 맛인데. 아아~ 야, 너무 세잖아. 아아! 이거 장난이 아닌데! 야! 벌떡. 눈에 보이는 것은.. 제 뺨을 부여잡고 흔들고 있는 희정이 얼굴과 언뜻 비치는 바닥의 널브러진 잡동사니들. 실수다. 희정이보다 먼저 일어났어야 하는데. -_- 한참을 또 어지럽혀진 집을 치우고 있는데 희정이가 그러더군요. " 오빠야, 우리 롯데월드 가자~ " " 희정아. 갑자기 왠 롯데월드냐. 우린 집에 꼼짝말고 있는게 국가와 민족과 사회를 위하는 길이며 나아가 인류 평화에 이바지 하는 길이란다. 알아찌? " " 가자 가자~ 응? 오빠야, 가자~ " " 오빠야는 돈이 없어서 안돼. 미안해 희정아, 응?" " 이상하다. 울 아빠가 오빠한테 돈 많이 준다구 그랬는데." -_-; 뭐 할수 없죠. <2> 롯데월드 어드벤쳐에는 뭘 구경하러 가는건지 가끔 착각이 일곤 합니다. 퍼레이드 구경하러 가는건지, 사람 구경하러 가는건지. 때는 토요일, 사람 가장 많은 시간에 돈이 없는 고로 Big5를 끊어서 들어온 우리는 계속 사람들에 치여 걸어다녀야 했습니다. 전 어드벤쳐에 참 많이 와 봤어요. 저희 집이 잠실인데다가, 제 친구 형 때문에. 그때는 아직 매직 아일랜드가 지어지기 전이었거든요. 그래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주위를 철망으로 막아놨었는데, 그 철망에 있는 개구멍을 형이 발견한 거에요. 그래서 그 침투 루트를 통해 어드벤쳐 안으로 들어갔죠. 표는... 자유이용권을 공짜로 얻어썼구요. 한 5시나 6시쯤 되면 출구 에스칼레이터 앞에 서 있으면 돼요. 그럼 유람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힘드셔서 일찍 나가시는데, 보통 자유이용권을 끊어가지고 오시죠. 그게 제일 좋은건줄 아시니까. 그래서 나가시는 할머니한테, " 저..저희가 표를 잊어먹어서 그러는데 나가실때 버리는표 저희한테 주실래요?" 하면, 거의 대부분 그냥 주십니다. 그래서 그 표를 가지고 10시까지 노는거죵. 그 덕택에 어드벤쳐 지리에는 훤해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풍선여행이라고 있죠? 위에 매달려서 돌아가는 거요. 그걸 타고 돌다보면 성의 깃발중에서 딱 하나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요. 거의 아무도 모르죠. 그래서 예전에 저희가 한참 놀때는 맨 처음 오면 무조껀 풍선여행을 타는 거에요. 그래서 그 깃발을 12시 방향으로 돌려 놓죠. 그러면 다음에 우리 파 애들이 오면 그 깃발을 보고 우리가 와 있는줄 아는거에요. 그래서 찾아다니면 ( 그때는 삐삐가 없었거든요.) 만나게 되죠. 갈때는 6시 방향으로 돌려놓구 나가구요. 하여튼... 풍선여행은 고사하고 그 재미 없다는 어린이 열차마저 사람이 워낙 많은 고로 1시간 너머 기다려서 타야 했어요. 아직도 귀에서 맴도는 어린이 열차 앞의 스피커 소리. " 쪼꼴렛이에요 쪼꼴렛.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쪼꼴렛." <3> 그렇게 계속 기다리고 타고, 기다리고 타고 그러다가 희정이가 배가 고프다구 그래서 햄버거 사줄려고 가게를 갔다 왔는데..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희정이가 없.어.졌.어.요!!!!!!!!! 어디 간거지! 분명히 여기 그대로 앉아 있으라고 그랬는데! 주위를 둘러봤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서 찾기도 힘들었어요. 어떡하지..난 이제 죽었다. 희정이 잃어버린거 삼촌이 알면 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케든 찾아야 될텐데..어떡하지. 어떡하지. 방송으로 찾아볼까. 아냐..그냥 내가 찾아보는게 더 나을 꺼 같다. 그래서 결국 생각해 낸게 바이킹 타기. 전 옛날에 하두 바이킹을 타서 비아킹에 대한 공포심은 거의 Lim (x->0)를 취합니다. 근데 그 바이킹이 무지 높이 올라가잖아요, 그래서 올라갔을때 위에서 보면서 희정이를 찾으려 했던 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어케 찾으려고 바이킹을.. 하여튼 바이킹을 탔어요. 제일 뒷 좌석에 탔는데, 또 뒤가 제일 무서운 건 알아가지구 어떤 연인 둘이 제 옆에 탔더군요. 여자는 아마도 비명을 지를 것이고, 남자는 웃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그러겠지. 에라, 난 상관말고 희정이나 찾자. 끼이이익~ 바이킹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전 눈을 밖으로 고정시킨채 사람 찾기에 열중했죠. 그런데 좀 올라간다 싶으니까 갑자기 옆에서, " 우겔겔게르르~~ 우아아아아악~~ 끼야야야~~ 만드그아아으아으아~~ " 인간 말종의 비명소리가.. 홱 돌아다보니 아까 옆에 탄 연인중에서 남자가 그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그 옆의 여자는 엄청 쪽팔렸는지 그냥 포기한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더군요 -_-. 하여튼.. 이제 바이킹은 최고 높이로 올라갔고, 전 계속 겁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 하긴, 워낙 정신이 없었어요. ) 밖에만 보면서 희정이를 찾아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제 얼굴을 정면으로 퍼억~! 휙 보니까 아까 소리지르던 그 남자가 무섭다고 손을 번쩍 번쩍 올리다가 제 얼굴을 친 거였어요. 그래서 안경이 바닥에 떨어졌고 전 갑자기 앞이 안보이게 되었죠. 제가 눈이 무지 나쁘거든요. 남들은 뵈는게 없으면 겁이 안난다는데, 전 앞이 캄캄해지니까 두려움 엄습. 지금까지는 겁이 요맨큼도 안났던 바이킹이 갑자기 무서워 지드라구요. 그래서 저도 그 남자와 듀엣으로, " 푸갸갸갸갸갹~~ 꾸헤르르르~~ 우게우게우커커~ 뿌후호쇼우자차카으따시리부이앙~ " 둘이 요란 법썩을 떠니까 정말 정신 하나도 없더군요. 그리고 바이킹 돌리시는 아저씨는 또 우리가 재밌어서 그러는 줄 알고, 다 내려왔다가 다시 " 한바퀴 더 갑니다~ " 그러면서 또 돌리고. 음....T.T 하간..그런 개 쪽을 먹으면서 질질 기어나오는데, 입구에 왠 많이 본 듯한 여인네. 아아아악~! 희정이잖여~! " 희정아!!!!!! 너 여기서 뭐하니~!" " 오빠야, 이거 무지 재밌게 타드라. 사람들이 다 오빠보고 웃구 그래쪄. 그래서 나두 탈라구 이러구 이쪄." " -_-; 근데 너 어디갔었니? " " 거기서 기다리다가 오빠가 어디로 막 가길래 쫏아왔쪄. 근데 이거 탈려구 들어가길래 나두 탈라구 그랬는데 난 키가 작아서 안된대." " 으.... 내가 너 땜시~~~ 으....." " 오빠야, 우리 저거 타러 가자~ " 그래도.. 정말 눈물 왈칵 쏟아질 정도로 반갑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희정이 손 꼬옥 붙잡고 타자는 건 다 탔어요. 어린애가 힘도 좋지. <4> 그리고 나서 집에 오니까 저녁 11시. 이거 엄마가 알면 애랑 늦게 들어왔다구 무지 혼날텐데. 그래서 희정이한테 얘기했죠. " 희정아, 오늘 우리 논거 엄마한테 이르지 마. 알아찌?" " 응. 근데 오빠. 나 사탕 먹고 시퍼." " 협박이냐? 오냐. 사주마." 전 안먹고 희정이만 사줘서 사탕을 쪽쪽 빨면서 집으로 오다가, 갑자기 희정이가 저한테 먹던 사탕을 불쑥~! " 오빠야. 이거 먹어라." " 야, 남이 먹던걸 드러워서 어케 먹냐." " 그래도 먹어라." " 에휴.. 차마 못먹겠다고 할 수는 없구. 그래, 내 나중에 먹을께 이리 주라." 그래도 먹던 사탕을 주는 걸 보니 제가 오늘 힘들었던거 알긴 아나 봅니다. 구여운 것. 쿠쿠쿠. 나중에, 한 10년 후에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그래 볼까. 아니다. 그때는 내 나이가 이미 30을 넘었을테니 그때까지 장가 안가면 안돼지. 아, 나두 장가가서 이런 애 하나 낳고 잘 살아 보세.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샤워를 하고 나오니까... 이런 애 낳고 잘살아보세? 헐... 낑낑대며 또 어지러 놓은거 치우니까 집안을 휭휭 돌아다니던 희정이가 또 다가오더군요. 이번엔 또 내게 무슨 짓을.. " 오빠야. 우리 짝짝꿍 하자." " 넌 힘도 안드냐? 오빠는 힘들어서 안돼요.. 이거 치워야지. 으..." " 아빠 오심 내가 오늘 논거 다 얘기할께 그럼." " 협박이냐? 오냐. 해주마."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싸바싸바 으싸바. ~~ ...... ..... " 오빠야. 나 이제 졸려.. " " 아냐~! 한판 더!!!!!!" to be continued... [7127] 제목 : [버터빵] 그녀와 2박 3일 -첫째날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16 16:20 읽음 :2235 관련자료 없음 ------------------------------------------------------------------------------ <1> 어머니, 저한테 어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아직 새파란 숫총각인 저에게 이렇게 애 하나 달랑 맡기고 놀러가시면 전 어쩌란 말입니까? 그것도 여자애를... 삼촌, 저한테 어찌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저번에 오셨을때도 용돈하라고 3만원 주고 가셔서 역시 삼촌은 좋아 좋아 했었는데 그것이 이번 일의 포석이었단 말입니까? 우째 그럴수가 있단 말입니까? 동생아, 네가 나한테 어찌 이럴 수 있니? 너마저 날 버리고 친구들이랑 놀러가면 이 황량한 집은 무슨 수로 나 혼자 치워낸단 말이며 연약한 내 몸으로 희정이를 어찌 그 무서운 도둑과 강도의 무리들에게서 지켜내리오... 그리고, 난 또 나한테 어찌 이럴 수 있나? 끝까지 못한다고 떼를 쓸 것이지. 그 때 그런 말에 넘어가지만 않았어도.. - 상황 재현 - " 터빵아? " " (흠칫!) 예? " " 지금 뭐하니? 들어가도 되니?" " (후다다닥~) 예, 들어오세요." " 공부하고 있었구나~ 장한 내 아들. " " 그럼요... -_-" " 근데.. 요번 주말에 엄마 아빠가 여행간다는 거 알고있지? " " 예. 저번에 말하셨잖아요." " 그런데.. 그래서 집을 너 혼자 보게 됐었는데, 어제 삼촌이 전화가 왔더라. 해외 출장을 가시는데, 희정이를 데리고 갈 수가 없게 생겼대. 그래서 우리 집에다 좀 맡긴다고 그러시던데. 네가 맡을 수 밖에 없게 생겼는데.. " " 어! 안돼요. 절대 안되는데! 저 공부해야 돼요!! (쿠욱! <- 찔리는 소리)" " 그래? 그럼 할 수 없구나.. 고모 집에다 맡기라고 해야겠네. 삼촌이 애 잘보면 10만원 주신다구 그러던데, " " 음..그런데 생각해보니 공부보다는 삼촌 오실때 까지 희정이를 잘 보살피는 게 더 중요할 것 같군요. " " 그래. 내새끼, 생각 잘했다. 아이구 이뻐라~ " " 근데 엄마." " 왜? " " 돈은 통장에 입금을... -_-" " 알거따. -_- " 희정이를 2박 3일동안 보면 용돈을 10만원 주신다는 돈의 유혹에 차마 굴복하고 희정이를 맡아보게 되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엄마 아빠 두분이 이번 주말에 여행가신다는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전화 돌려서 친구들을 집에다 왕창 불러 놓고 화려한 망년회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지금 집에는 썰렁하니 찬바람 휭휭 불고, 소파에는 멀뚱한 숫총각 하나와 6살짜리 말총머리의 여자애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과연..2박 3일을 제대로 버텨 낼 수 있을까요. <2> 희정이는 삼촌 딸 이름입니다. 나이는 여섯살인데, 애가 워낙 똑똑해서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고 있죠. 생긴 것도 귀여워서 어디 데리고 나가면 사람들이 다 쳐다봐요. 같은 핏줄 맞냐고.. T.T 희정이가 태어난건, 어케 보면 우연이었죠. 삼촌이 한참 연애하시던 시절에, 두 분이 길을 가시는데 어떤 무지 무지 고급스런 레스토랑이 보이더래요. 그래서 분위기가 좋아보여서 들어가려는데 겁이 나더래요. 옷차림도 좀 그랬고, 돈도 무지 비싸보여서. 그래서 숙모는 안들어 가려고 그러는데 삼촌은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어서, " 야, 들어가자. 그냥 뭐 어때," " 안돼. 무섭단 말야." " 괜찮아. 뭐 들어가면 안되는 곳인가. 일단 들어가면 괜찮을 꺼야. 들어가자니까." " 우리 아직 저런데 들어가기는 좀 어리잖아." " 우리가 뭐 어린앤가. 그냥 들어가자. 응?" "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줘.." " 아유. 참내~ 뭐가 무섭냐! 그냥 들어 가자!!" 그런데 이 대화를 듣고있던 어떤 할아버지가 갑자기 다가 와서는 지팡이를 쿵쿵 찍어대시면서, " 이봐, 총각~! 그러면 안돼지. 여자가 가기 싫다는데 왜 자꾸 데리구 갈려구 그러나. 젊은이들은 함부로 불장난을 하면 안돼요. 거기다 이런 환한 대낮에 어딜 들어갈려고! 둘이 결혼할 사이래도 그렇지, 여자가 싫다는데 함부로 데리고 들어가면 안돼는 것이여. 쯔쯔..요새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어." " 예? 무슨 말씀이세요? " 알고보니... 레스토랑 옆에는 무슨 여관이 있었고, 그 할아버지는 삼촌이랑 숙모랑 하신 대화를 레스토랑에 들어가자는 말이 아니고 그 옆 여관으로 가자는 말인줄 착각을 하셨나 봐요. 하여튼, 그 할아버지한테 아무리 오해라고 말을 해도 막무가내로 30분을 길에서 훈계를 듣고, 그러고 나서는 그냥 욱 하는 마음에 두 분은 정말로 여관으로.... 뭐 모르죠. 희정이가 그때 생긴건지, 아님 훗날에 생긴건지. ^^; <3> 하여튼, 희정이를 맡게 되었으니 잘 보살펴야 겠죠. 그래서 오늘 저녁에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희정이 먹고 싶은 걸 먹기로 했어요. " 희정아, 너 뭐 먹고 싶니?" " 스테끼." " 스테끼? 설마 고기중 최상등급의 부위를 잘라서 연한 불로 가열하여 위에 갈색 소스를 뿌려 감자와 같이 먹는 요리 중의 고급요리 스테이크를 말하는 거니?" " 옹." " T.T; 희정아, 그건 나중에 네 아빠 오시면 나랑 같이 사달라고 조르자.... 희정이 라면 좋아하니?" " 응." " 그럼 라면 먹자. 같이 나가서 사 올까? " " 싫어. 희정이 그냥 집에 있을래." " ( 어린 것이 벌써부터 귀찮은 건 알아가꾸서는..) 그래, 그럼 오빠가 사 올께. 좀만 기달려~" 그리고는 전 후다다닥 달려갔죠. 비록 희정이땜시 내 황금같은 주말은 날라갔지만, 그래도 귀여운 동생을 잘 보살펴야지 하는 천사같은 마음에 조금이라도 빨리 라면을 끓여주려고 날쌘돌이 잽싼돌이 바람같이 슈퍼로 가서는 신라면 두 개를 집어들고 평소하던 계산대 누나와의 윙크 교환도 생략한 채 다시 집으로 후다다닥 달려와 문을 연 순간..... 여섯살 짜리 애를 집에 혼자 둔다는 것은 집안의 모든 물건들을 Dangerous하게 두는 것이다. - 애보기 경력 10년 면목 8동 조춘자 - 이것이 과연 10분전의 집이란 말입니까. 온 방에 널려있는 신문 쪼가리와 책들, 널브러진 전화기, 엎푸러진 인형과 도자기들, 그리고 거실 중앙에 놓여있는 화장실 분홍 쓰레빠 한짝.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수가. 그리고 이 사건의 주인공 희정이는 열심히 제 방 침대에서 팡팡 뛰고 있더군요. 얼굴에 담을 뻘뻘 흘리며. " 희정아! 지금 뭐하는 거니! " " 오빠야, 일루 와서 나랑 같이 뛰자~!" " 오빠야는 어른이라서 안돼요.. " " (어린 애의 슬픈 눈빛 공격) .... " 그리고 얼마후, 라면은 퉁퉁 불어텨져버렸읍니다. 제가 침대에서 뛰느라고 불 끄는 걸 잊어버렸거든요. <4> 그리고 그 불어터진 라면을 다 먹고 나서는, ( 침대에서 뛰다보니 배가 고파져서 불어터진 라면도 맛있게도 냠냠) 시계를 보니 벌써 저녁 10시가 다 되었더군요. 저야 원래 새벽 3시까지는 안자지만 어린애는 일찍 재워야 될 것 같아서 .. 그런데 막상 자려고 하니 희정이를 어디다 재울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내 침대에서 안고 잘까.. 에이. 그래도 여자앤데 어떻게 그럴수가. 아냐..내가 이럴때 아님 언제 희정이랑 같이 자 보겠어. 나중에 20년 쯤 후에 희정이 신랑한테 " 내가 희정이와 한 침대에서 잤었지." 하고 말하는 것도 재밌잖아. 아냐.. 요즘 애들은 워낙 조숙해서 알 꺼 다 아니까 나랑 같이 잤다고 삼촌한테 이르면 삼촌은 날 변태로 보시구, 그럼 용돈도 날아가겠지. 그럼 어디다 재운담.. 에이, 그냥 같이 잘까. 아냐. 그래. 아냐. 그래. 아냐. 그래. 아냐. 그래. 아냐. 그래. 드디어 제 침대에서 그냥 같이 자기로 생각을 굳힌 저는 희정이를 데려 올려고 마루로 나갔죠. 그런데 희정이는..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그냥 잠이 들었더군요. 오늘 힘들었나봐요. 역시 애들은 잘때가 제일 귀여운 것 같아요. 아까 어질러놓은 집안 치울때는 그냥 웬수같았는데 자는 모습은 어찌나 이렇게도 귀여운지.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차츰 자기 속안에 있는 걸 잠잘때 얼굴에 나타낸대요. 그래서 애들은 자는 모습이 귀엽지만 지하철에서 자는 어른들 얼굴을 보면 왠지 불쌍하고, 뭔가 쫏기는 듯 하고, 지쳐보이는 것 같아요. 희정이의 행복한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도 행복해지는 것 같아서 그냥 쭉 보고 있다가, 곤하게 자는거 깨우기 민망스러워서 그냥 이불을 덮어주고는 저도 제 침대로 와서 잠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의 꿈을 꾸면서요. to be continued..... [5516] 제목 : [버터빵] 충격~!! 울트라면님이~!!!!!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2/01 03:34 읽음 :1659 관련자료 없음 ------------------------------------------------------------------------------ 안녕하세요? 에궁. 절 알아보시는 분이 몇이나 될까.. 예. 버터빵이라구 글 올리는 깊고푸른 양 진호 입니다. 그런데..저두 6개월 넘게 유머란에 글 올리면서 이젠 유머란 가족에 요맨큼이나마 껴 있다구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요즘엔 유머란에 글 올리기가 참...좀 그래요. 오늘 한번 lt 쿠키 해 봤는데... 30일 하루에만 글이 50개 가까이 되더군요. 거의 유머란 본래 취지인 우습고 재밌는 글들은 찾아 볼 수 없고 대부분이 쿠키님 옹호글이나 반박글..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옹호고 반박이고 말한다는게 좀 그렇구요, 단지 이젠 좀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리구 실은.. 지금 유머란에 실망도 좀 했구요. 그래서 쿠키님에 대한 지금의 사태가 진정될 때 까지 라면이와 함께 잠시 유머란을 떠나려 합니다. 제가 떠난다고 ..뭐 달라지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절 아껴주시는 몇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하지만 이런 상황의 유머란은 더이상 유머란으로서의 이름에 안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정말..예전에 재밌던 유머란을, 썰렁하지만 그래도 가끔 터져나오던 그 웃음을 다시 찾을 순 없는건가요.. 저도 라면이와 함께 빨리 여러분을 다시 뵙게 되기를 바라며.. - 버터빵 앤드 라면 올림. - [5369] 제목 : [버터빵] ### 장/독/대 ###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30 01:11 읽음 :1077 관련자료 없음 ------------------------------------------------------------------------------ <1> 내가 어릴적에 살았던 곳은 공장들이 빽빽히 모여있는 공장촌의 어느 작은 방 이었다. 엄마와 아빠가 결혼하신지 얼마 안되어 집을 장만할 돈이 없을때 회사의 사장님이 특별히 배려를 해 주셔서 그 방에서 살수 있었다고... 엄마는 가끔 창밖을 보시며 옛 이야기 하시듯 그렇게 말해주시곤 한다. 내가 그 집.. 아니, 그 방에서 기억나는 건 몇가지 밖에 없다. 아침이면 그 우렁찬 때르르릉 소리를 내어 옆집까지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야광 탁상 시계와, 가끔 조르고 졸라야 끓여주시던 라면을 담아먹던 내 전용 작은 그릇, 그리고 엄마가 결혼하실때 들고 오셨다는 학이 그려진 숫가락과.. 그리고 우리 옆집에 살았던 작은 여자아이. 그 여자아이의 얼굴은 아직도 어렴풋이 생각난다. 6살때 유치원을 같이 다 녔던 것도, 가끔 그 아이 집에 가서 유치원 숙제를 하던 것도 기억난다. 우 리 엄마가 날 데리러 그 집으로 오면 난 그 아이와 함께 옥상 장독대 뒤로 숨었었다. 그리고 한참을 키득 거리다가 엄마가 걱정하시며 찾으시는 소리 를 듣고서야 내려와서 또 그렇게..혼나곤 했다. 그래도 그 옥상의 장독대는 그 아이와 나만의 비밀의 공간이었다. 우리가 장독대 뒤에 숨을 수 없게 쑤욱 커버린 8살이 되었을때 난 이곳 잠 실로 이사를 왔다. 아직도 그때 이사하던 날이 생각난다. 공장방에서 이사 짐을 챙겨나오며 엄마는 아빠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우셨고, 아빠는 그냥 왠지 슬픈표정으로 그 방을 계속 바라보고 계셨다. 난 그저 아무것도 모르 는 채 더 좋은 곳으로 이사간다고 신나서 있었다. 아마도..지금 생각하기엔 어려웠던 시절을 보낸 그 방에 얽힌 여러 추억들이 엄마를 울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날, 그렇게 트럭에 이사짐을 싣고 잠실로 떠나던 날, 신이 나있던 나와는 달리 그 아이는 울었었다. 트럭 뒤를 쫏아오면서 가지 말라고.. 그렇게 외치 며 트럭 뒤를 쫏아오다 결국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하다. 그렇게 같이 잘 놀았으면서 난 왜 그때 헤어지는 것에 대한 슬픔 을 느끼지 못한채 마냥 즐거웠을까. 아빠가 이사한다고 사주신 태권브이 로봇때문이었을까.. 아니. 아마도 그때부터 감정을 내보이지 않으려는 나의 결벽증 비슷한 것이 싹트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2> 잠실로 이사온 것이 8살때였고, 그 뒤 계속 여기서 살았다. 이사를 몇 번 하긴 했지만 다 이 동네에서 한 거니까, 실은 이사라고 말 할수도 없겠다. 그렇게 한 동네에서 계속 살면서 학교도 이 근처의 학교를 다녔다. 그 때만 해도 아파트 단지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같은 동네 사람들은 왠만큼 다 알고 지냈었다. 지금이야 옆집에 누가 사는 지 몰라서 총으로 쏘는 세상이 지만. 처음 아파트로 이사를 왔을땐 참 무서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 높지 않 은 4층 아파트였음에도 계단을 올라갈땐 겁에 질려 다리를 후들거리며 올라 갔었다. 손은 계단의 난간을 꼭 잡은채로 그렇게. 하지만 그 무서움도 옥상 에 올라가보고 난 뒤엔 싹 사라져 버렸다. 나보다 오히려 높은곳을 안무서워 했던 내 동생의 손에 이끌려 올라온 아파트 옥상엔.... 그 아이와 숨곤 했었던 장독대가 놓여있었다.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그 뒤 얼마나 그 장독대를 볼 수 있었는지는 생각이 안난다. 더 나이를 먹 어 중학교때 까지도 가끔 그 옥상에 올라가서 장독대를 보곤 했던 것 같다. 사람은 왠지 힘들때 기억을 추억으로 삼기 쉬운가 보다. 그렇게 장독대를 보고 있노라면 그 아이랑 같이 숨어서 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마음이 차분히 안정되곤 했다. 그러던 장독대도.. 시간이 지나 플라스틱 김치통이 나오고, 냉장고가 각 가정에 한대씩 들어서면서 슬며시 사라진 것같다. 나 도 어느덧 그 장독대의 존재를 잃어버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3> 그 장독대를 다시 찾아간 건 그 뒤 세월이 훌쩍 지나버린 대학교 2학년때 였다. 그 동안 사귀던 아이.. 대학교 1학년때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된 아이와 사귀다가 헤어진 날. 갑자기 속에 멍울이 생긴듯 가슴이 아프고 괜히 혼자 있으면 외로워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들었던 그날. 그 날 나도 모르게 찾아간 곳이 그 장독대였다. 여전히 그랬다, 그 장독대를 보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건. 6살때 나의 모 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장독대. 세상이 뭔지도 잘 몰랐고, 그만큼 걱정도 없었던 시절. 언제 숨었다 내려갈껀지, 또 내려가면 엄마한테 몇대나 맞을지.. 이런게 제일 큰 걱정거리였던 시절. 그때 그 아이와 나누어 가졌던 지구를 닮은 푸른 유리구슬은 아직도 공장방의 마루 밑에 숨겨져 있을까... 눈이 내리는 추운 어느날 밤에. <끝> " 이 밤을 행복으로 물들일 물감을 당신에게 보냅니다. 이 물감이 기쁨의 강을 따라 당신께 도착할때면 아마도 담뿍 행복으로 부풀어 있겠죠. 행복하세요." [5266] 제목 : [버터빵] �벽� 황제의 꿈 �벽�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29 01:14 읽음 :1016 관련자료 없음 ------------------------------------------------------------------------------ <1> 십년 전의 일이었다. 그날 난 학교를 늦어 부리나케 뛰어가고 있었다. 손에는 신발주머니를 달랑 달랑 거리면서. 그런데 갑자기, 내 눈에 저 앞 아파트 2층에서 누군가 떨 어지는 것이 보였다. 세상에. 난 사람이 떨어진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그 곳 덤불 속에는 내 또래 로 보이는 어떤 아이가 팔 다리에 상처를 입고 누워 있었다. 떨어진 곳이 덤불이었기에 망정이지 아마 아스팔트로 떨어졌다면 죽었을 것이다. " 괜찮니? " " 응..나 좀 일으켜 줄래? " " 그래. 어떻게 된거야? 왜 떨어진건데? " " 응... 그냥. 한번 날아보고 싶었어....." ......... 그렇게.. 우린 처음 만났다. <2> 알고보니 그 녀석은 나와 같은 국민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중학교 도 같은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우연히 같은 반이 되었고, 또 우연히 짝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니 우연이지, 그 때는 그냥 어쩌다가 전에 만난 아이와 같이 앉게 되었구나 생각했었다. 이 녀석의 별명은 " 황제 " 였다. 뭐.. 요즘 도는 왕자병, 미지왕 그런 나 쁜 뜻의 별명이 아니라...정말 황제였다. 공부, 운동, 노래, 성격, 그리고 키와 얼굴까지 정말 어느 하나 빼 놓을 것이 없었다. 공부시간에 일어나서 발표하는 건 그 녀석 밖에 없었고, 체육시간에 농구를 하면 거의 팀득점의 절반을 혼자서 넣었다. 얼굴도.. 날카롭게 뻗은 콧날과 시원스레 생긴 눈이 멀리서 봐도 잘 생겼다고 느낄 정도로. 미술 선생님이 그림 그리겠다고 모 델을 해 달라고 했을 정도니까. 이러니.. 남녀 공학이었던 우리 학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지는 상상이 가지 않는가. 화장실 갔다오면 어느새 분홍색 편지가 수북히 쌓여 있었고, 복도를 지나가면 후배 여자애들이 얼굴을 한번이라도 더 보겠다고 창문가로 줄줄이 머리를 내밀곤 했다. 아직도 생생하다. 발렌타인 데이날, 그 많은 초컬릿을 어떻게 처리 할 수가 없어서 결국 우리반 애들한테 10개씩 돌리고도 남아 쇼핑백 2개에 한가득 가지고 가던걸. 그리고...우연스럽지 않게 난 이녀석과 계속 짝이 되었다. <3> 황제의 옆에선 누구라도 초라해 보였다. 더더군다나 초라한 놈이라면.. 이녀석과 계속 짝으로 지냈고, 동네도 같은 동네였으니 결국 계속 같이 붙어다닐 수 밖에 없었던 나에게 황제란 놈은..열등감. 그 자체였다. 하루에도 몇통씩 되는 연애편지를 배달하면서, 같이 복도를 걸으면서 들리 는 여자애들의 환호성에서, 월요일 교장선생님 훈화시간에 나가서 상장을 받는 그녀석의 모습에서... 난 그렇게 점점 초라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열등감을 밖으로 표출한 적은 딱 한번 밖엔 없다. 후배 여자애 들이 황제의 사진을 찍겠다고 왔는데, 그 옆에 내가 앉아 있었다. 난 자리 를 피하고 싶었지만 그냥 앉아서 같이 찍으라는 말에 사진을 같이 찍었다. 그리고 얼마뒤... 당번으로 휴지통을 비우러 내려간 소각장에서 반으로 짤 려진 내 사진을 본 그날, 난 황제에게 분풀이처럼 그렇게 말했다. 다신 너 와 같이 다니지 않겠다고. 더이상은 나도 시종이 되지 않겠다고. 그러나... 씨익 웃으며 내 등을 툭툭 쳐 주는 그 녀석과 어느새 난 집에 같이 가고 있었다. 벗어 날 수 없는 늪...이라는 생각과 함께. <4> 그렇게 그 녀석과 난 계속 같이 지내가다, 고등학교를 서로 다른 곳으로 배 정받는 바람에 헤어지게 되었다. 난.. 속으로는 같은 고등학교가 되지 않기 를 얼마나 바랬었는지 모른다. 벗어나고 싶어서. 그녀석의 악마와도 같은 매력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나도 내 삶을 찾고 싶어서.... 하지만 생각해보면 황제 그녀석은 나 말고는 학교에서 특히 친한 친구는 없는 것 같았다. 하긴... 이 녀석과 친구를 하고 싶어 하는 애들은 많았지 만 얼마 안가서 치밀어 오르는 열등감 때문에 결국 스스로 멀어져 가곤 했 으니까. 나도 황제 녀석과 하두 같이 다녀서인지 황제 말고는 친한 친구가 없었다. 서로 다른 친구는 없도록 친하면서도..만나기 싫어하는 사이. 그게 황제와 나 사이였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헤어지기를 바랬으면서도 어짜다가 길에서 만날라치 면 서로 무척이나 반가워 했다. 뭐..그렇다고 서로 얼싸 안는건 아니고, 그 저 넌지시 씨익 웃는것으로 충분했다. 그리곤 아무 말 없이 손은 슬쩍 흔들 고는 다시 제 갈길로. 그게 그녀석과 내가 나누는 우정의 표현이었다. 그래도 학교가 다르니까 얼굴 보기 힘들었고, 대학도 다른 곳으로 가게 되 어 계속 조금씩 잊어가며 살아왔다. 그러다가..다시 내 인생에 황제의 인생 이 겹치게 된 것은 대학교 2학년�㎣♧눼�. <5> 하필.... 그녀석을 다시 마주치게 된 것이 그 때 였을까. 지금 생각하면 이때 만나지 않았다면 나중에 그런 일도 없었을꺼라 혼자 생각해 보곤 한다 " 응...근데, 이제 우리 뭐 하지? " " 글쎄.. 우리 동네 온 것도 오랜만인데, 한번 우리집 구경해 보지 않을 래?" 툭! " 어? 어~! 야, 너 황제아냐! 와.....오랜만이다. 잘 있었니? " " 오랜만이다. 자식. 키 많이 컷구나. 반갑다. " " 그래....한 3년만인가..한 동네 살면서 얼굴 마주치기도 힘들다.정말." " 이 분은 누구야? " " 응. 아..인사해라. 내 친구 황제야. 그냥 황제라고 너두 불러." " 안녕하세요? " " 예, 안녕하세요? " " 뭐냐, 같은 나이인데 서로 말 터." " 그럴까. 근데..둘이 잘 어울리는데. 부럽다." " 야~ 네가 날 부러워 해? 너야..줄줄이 걸리는게 여자 아니냐." " 날 좋아하는 여자가 많으면..뭐하겠니. 내가 좋아해야지." " 아이구..그래. 잘났다. " 그리고 그날 이후로 우린 둘에서 셋이 되었다. 황제와 함께. <6> 열등감이란..마치 쾌쾌묵은 된장항아리 같다. 열어보면 된장은 다 없어 졌다 해도 항아리의 냄새는 여전히 후각을 마비시키고 만다. 정말..이젠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셋이 어울려 다니면서 느끼는 나의 불안함은 상상하기 힘든 정도였다. 내 가 얘와 사귀게 된 것도 거의 목을 매달다 시피 하면서 따라다녀 겨우 사귀게 된 건데, 혹 얘가 황제에게로 가 버린다면.. 하긴. 내가 여자라도 나보다는 황제를 택할 것이다. 황제가 선택해 주기만 한다면. 그러나..이젠 나도 열등감이란 걸 어느정도 조절할 수 있어서인지 셋이 만 나서 놀면 즐거웠다. 가만히 있어도 뭔가 말을 하는 것 같은 황제 녀석의 매력에 어쩌면 우리 둘 다 빠져 있던 걸지도 몰랐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카리스마를 목말라 하고 있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난 여전히 모순에 빠 져 있었다. 황제 녀석과 만나고 싶다는, 또 만나기 싫다는 중학교�㎣� 부터 계속 되어온 모순에. 그리고 그 날은 목요일이었다. 비가 추적 추적 내리던 목요일. <7> 오랜만에 우린 서울을 벗어나 춘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고속 버스는 평일이 라 그런지 빈 자리가 많았고, 덕분에 우리 셋은 맨 뒤의 좌석에 나란히 앉 을 수 있었다. 매일 답답하게 얽매였던 생활에서 빠져 나온 것 같아 우린 어린아이들 처럼 좋아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리로 들어서는 오른쪽 코너를 돌자마자 할머니 한 분이 길을 무단 횡단 하고 있었고 피하기 위해 핸들을 돌리다 난간을 부수며 차는 강으로 빠졌다. ........... .......... 눈을 떠 보니 난 강가에 눕혀 있었고, 황제 녀석이 날 근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 괜찮아?" " 응. 어떻게 된거야..." " 차가 강으로 빠졌다. 넌 내가 업고 나온거구. " " 다른 사람들은? " " 지금 다시 구하러 가 봐야지. 우선 네 여자친구부터." " 넌 괜찮아? " 이때.... 황제는 미리 알았을 지도 모른다..... " 그래. 짜아식. 아, 나 너한테 말하고 싶은게 있어. 내가 지금까지 부러워 한 사람은 이 세상에 너밖에 없었다는 걸." 그리고...내가 어떤 대답을 하기도 전에, 그리고 왜 하필 지금 그런 말을 하는지 물어보기도 전에, 황제는 다시 강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난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8>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왜 하필 황제가 나에게 그때, 그런 소리를 했는 지. 그리고 내가 왜 부러운 건지. 가끔 그날처럼 비가 오는 목요일이면 혼자서 가만히 앉아 황제를 생각해 보곤 한다. 그 녀석의 웃음, 그 녀석의 행동, 그리고 이젠 정말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열등감을. 하지만 이젠 열등감 보다는 죄스러운 감정 뿐이다. 날 살리고 죽었다는 것 말고도.. 황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 충실한 지에 대하여. 과연 난 황제 가 부러워 할 만한 사람인가.....아니. 그렇지 않다면 난 과연 황제가 부러워 할 만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가.. 오늘도 난 황제의 꿈을 꿀 것 같다. 어깨를 툭 치며 반가워 하던 그 녀석의 모습을. <끝> [4926] 제목 : [버터빵] �ㄽ� Though I love you .. �ㄽ�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25 03:44 읽음 :1175 관련자료 없음 ------------------------------------------------------------------------------ <1> "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제가 소개팅이 첨이라서 무슨 말을 해야 될 지.. 아, 소개 해야죠. 전 95학번 전기과 박 성현 입니다. " " 예, 저두 95학번이구요, 의류직물학과 김 주민이에요." " 소개팅 많이 해 보셨어요? " " 아뇨..저도 이번이 2번째에요. " " 그러시군요.. 아, 혹시 영화 좋아하세요? " " 예. 좋아는 하는데 자주 보지는 못해요. " " 전 영화동아리에 들었거든요. 어렸을 때 부터 영화를 참 좋아했어요. 나중에..아주 나중에 늙으면 영화도 한 편 만들어 보고 싶어요." " 그러시군요. 근데.. 저. 말 놓죠, 우리." " 아. 그럴까요? 예., 그럼 그러죠." " 응.....학교 다니는 거 재밌어?" " 응...그냥 .. 그렇죠. 아니, 그렇지 머. 겨우 그냥 맞춰 나가서 숙제나 내고 오고 그렇구...잠자다 그냥 안가기두 하구.. 그냥 그래." " 실은 나두 학교 다니는 게 별루 재미 없어서. 요즘엔 뭐 재밌는 일도 없 구 그러네. " " 흠.. 그렇구나. 아, 시간이 벌써 7시네. 우리 나갈까?" " 그래." <2> " 괜찮았어?" " 응..맛있는데. 너 볶음밥 좋아하니? " " 아니, 뭐 꼭 좋아하는 건 아니구..그냥. 다 잘먹어, 그냥. 아..과일은 무 지 잘먹는다. 귤 같은건 거의 앉은 자리에서 한..10개정도는 그냥." " 나두 과일은 무지 좋아하는데. " " 식성이 비슷한가 보구나. 혹시 못먹는 거 있니? " " 음.. 그냥 다 잘 먹어.. 넌?" " 난 굴을 못먹어. 아니, 안먹는거다. 먹을 수는 있는데 난 별루 맛이 없더 라구. 글구 개고기두 못먹구." " 아..그렇구나." " 근데 개고기는 못먹는 이유가 있어. 우리 할아버지가 어느날 처음으로 개 고기를 복 날에 드시고 오셨는데, 그날 저녁에 소를 도둑맞고 이상하게 일이 다 안풀리더래. 그래서 우리 아빠가 ' 저건 개 고기 때문일지도 몰라' 하 면서 개고기를 안드셨는데, 그 이후로는 일이 잘 풀렸댄다. 그래서 우리 집 에서는 그냥 개고기는 못먹는 걸루 되어있어." " 참 특이한 이유구나. 아, 저기 버스 온다. 나 갈께." " 그래.. 근데, 저............ 혹시...... 삐삐번호 좀 가르쳐줄래?" " 아. 그래.... 자. 여기. 네 것도 적어줘." " 그래. 여기." " 그래, 그럼 또 보자. 잘 있어. 안녕~" <3> " 여보세요? 혹시 거기 주민이네 집입니까?" " 예, 제가 주민인데요. 혹시... 전에 만난 성현이니?" " 와~ 기억하구 있었구나. 고맙다. 난 목소리도 다 까먹었을 줄 알았는데." " 나 원래 사람 목소리 잘 안잊어먹어. 그날 잘 갔구나.." " 응. 잘 지냈어?" " 그냥. 그럭저럭. 근데 왜 이제야 연락했어.. 기다렸잖아." " 응...어..아.. 그게.. 그래. 실은 .. 바로 연락 하고 싶었는데 선배형이 바로 연락하면 좀 그렇다구 그래서 좀 있다가 하라구 그러드라구. 그래서 일부러 좀 늦게 했는데. 미안해.." " 아니..뭐. 됐어. 괜찮아. " " 그래...응...근데.. 저. 혹시 너 요번주 토요일에 시간 있니?" " 토요일? 그날 나 과외 해야 되는데. " " 그렇구나.. 그래 . 됐다. 그럼 잘 있어.." " 다른 날은 시간 있냐고 왜 안물어봐?" " 어. 그래.. 그럼 다른 날은 시간 있어?" " 일요일에 시간 비거든. 그때 볼래? " " 그래. 일요일.. 아침 9시에 볼까? " " 좀 이르지 않니? " " 그래..그럼 10시는 괜찮지? " " 그래. 그럼 10시. 어디서 볼까? " " 음...신촌 독다방 앞에서 볼까? " " 거긴 너무 사람이 많지 않니? 그 앞에 창현교회 어때?" " 그래. 그럼 거기서 보자. ..그럼 잘 자~~ 안녕~ " " 그래..안녕~~ " <3> " 영화 재밌었어? " " 응. 그 사람 너무 웃기지 않니? 그..아까 주인공 옆에서 물건 팔던 사람" " 아.. 하하~ 그 사람~ 야..어떻게 그렇게 넘어지냐. 하하~~" " 꼭 넘어질때 정말 뭘 밟고 넘어지는 것 같더라. 아...지금 몇시야?" " 지금? 응...10시 30분. 아.. 너 혹시 늦엇니?" " 응.. 좀. 지금 가 봐야 될 것 같은데.." " 그래. 내가 바래다 줄께. " " 그래. 고마워. 넌 안늦었어? " " 나야, 뭐.. 내논 자식인데 머." " 정말? 왜? " " 늦게 들어가면 다른 부모님들은 걱정한다고 다 �ㄷ� 있으시다는데 우리 부 모님은 다 주무시구 계셔. 벨을 몇번을 눌러야 열어주시구." " 널 믿으시니까 그러시겠지.." " 그런가? 아닌거 같은데 ..하하. 그래.. 전에 거기서 타면 돼?" " 응. 너두 늦었으니까 그냥 가라." " 아냐. 그래두 가는거 보구 가야지.." " 그래..하여튼 오늘 덕분에 잘 놀았어. 영화두 재밋었구." " 응. 나두. 어, 저기 버스 온다. 빨리 가야겠다." " 응..." " 어, 왜 안가니? 버스 가잖아.." " 나 그렇게 빨리 보내고 싶어? " " 아니..그게 아니구.." " 우리 담에 롯데월드 어드벤쳐 가지 않을래? 나 아직 한번도 못가봤거든." " 정말이야? 한번두?" " 응.." " 그래`! 가자~ 그럼 언제 가지?" " 다음주 일요일 어때? 시간 되니? " " 응. 괜찮아. 그래. 그럼 그 때 가자. ...아. 야..너 너무 늦었다. 가라.. " " 그래. 이제 가야지. 그럼 잘 가~~ 안녕~~ " " 가서 꼭 삐 쳐줘.. 알았지? 그럼 갈께..안녕`~" <4> " 쿡쿡쿡~~. 아, 나 껌 하나만 사 줄래?" " 근데 갑자기 왠 껌? " " 이거 사서 너 씹으라구 줄려구. 너 지금 껌 씹어야 될 것 같애." " 혹시 내 이빨에 뭐라두 껴 있니?" " 2시방향에 고추가루." " 아악~~~ 야~~ 그걸 그렇게 쪽팔리게 얘기해주냐." " 그래도 나 아니면 누가 이런거 얘기해 주겠어. 다 너 남한테 잘생겨 보이 라구 알려주는 거잖아. 고맙다구는 못할 망정. 쿡쿡쿡..근데 너 뒤게 우낀 다... 얼굴 빨개졌어." " 정말? 이런... 야..근데.. 너.. 정말이야?" " 뭐?" " 내가 남한테 잘생겨 보였으면 좋겠어?" " 뭐...잘생겨 보이면 좋지 뭐." " 너한테는 어떤데?" " .... 좋아." " 그냥 좋은거야, 아님 정말로 좋은거야? " " 그거 둘이 뭐가 다른건데?" " 저... 너... 혹시..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몰라서 그러는데... 저기.. 너... 내가 듣기엔 보통 여자들은 남자들을 그냥 친구로 생각하는 데 남자들은 여자를 그냥 친구로 생각 안한다구 그러더라구.. 너두.... 내가 그냥... 친구니? " " ...네가 그렇게 생각할 까봐 걱정이었어.." " 잠깐만. 그거 무슨소리야?" " 너.... 나 좋아하니?" " 응. " " 그럼 나두 너 좋아해." " 내가 만약 너 안좋아한다구 그럼 뭐라 그럴려구 그랬어?" " 그럼 나두 싫다.머. " " 하하~~ 그래.. 나 너 좋아해. 정말이야.... 고맙다." " 뭐가 고마운데? " " 날 좋아해줘서." " 그래..근데..나 아직 할 말 있어. " " 뭔데? " " 아직 고춧가루 안떨어졌어." " 야~!!!!!!" <5> " 안녕히 계세요~" "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 " 휘유.. 저 아저씨 아까 창문으로 보는 거 같던데..봤어?" " 아니. 내가 볼수나 잇었나..뭐." " 그렇지..그래.." " 근데.....우리..이제 비디오방 가지 말자.." " 왜? 부담되니?" " 응..좀 그렇기두 하구.. 우리 이러면 안될 것 같아서.." " 나두 너 좋아하구 너두 나 좋아하는데 안돼?" " 그래두... 자꾸 겁이나.. " " 뭐가 겁이나.." " 몰라. 그냥 겁 나. 이러면 안될 것 같아서.." " 그래..뭐. 네가 싫다는데 뭐하러 가겠니. 그럼 안갈께." " 그래.." " 야, 배고픈데 뭐나 먹자. 우리 뭐 먹을까?" " 글쎄..뭐 먹지?" " 저 위쪽에 "보꼬네" 라구 피자집 잇거든. 거기서 피자 먹을래?" " 그래. 거기 맛있어?" " 나두 모르겟어. 친구가 맛있다구 그러든데...뭐 그냥 한번 가서 먹어보지 뭐." " 그래. " " 근데.... 아까 본 비디오 내용 너 생각나니? " " 뭐 봤어야 알지. 자기가 하나두 못보게 해 놓구서는..." " 그래그래.. 하하~~ 자, 배고픈데 빨리 가서 먹자." <6> " 그 동안 왜 연락 안했어?" " 그냥..시간이 좀.. 안되서." " 삐삐 쳐도 답장도 없고." " 미안해.." " 삐삐를 쳤으면 그래도 연락을 해 줘야지 그렇게 씹으면 어떻해." " 미안해..." " 계속 그러지 말고 뭐라고 말 좀 해봐..아까부터 계속 미안하다는 말만 할 꺼야?" " 저...성현아. " " 뭐? " " 저기...우리.. 이제 그만 .. 헤어지자." " 뭐?" " 계속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아.. 우리 계속 이렇 게 사귀어두 별로 서로한테 도움이 안될 것 같구.." " ............" " 미안해..." " ... 꼭 그래야만 돼? " " ......." " 그럼 이제 정말 헤어지는 거야? 이제 너 못보는 거야?" " 친구로 그냥 지내자.. 괜찮으면.." " 싫어. 차라리 그냥 헤어지지 친구로 지내긴 싫어." " .... ..........." " 그랬었구나.. 그래... " " 나 다른 남자 생겨서 이러는 거 아냐. 그냥...이제 혼자서 보내고 싶어.. 미안해.. 너한텐 아무런 악감정은 없어,," " 좋은 감정은 이제 없는 거니? 이젠 나 안좋아?" " ................" " 그래...그래... 그래. 헤어지자....그래." " ......미안해... " " 뭐가 미안한데? 뭐가? 뭐가?" " .................." " 아냐..아냐. 그래..됐어. 그래... 그럼 나 갈께.." " ........." " 이제 다시 못보는 건가... 그래..그동안 고마웠어. 그럼 나 간다. 안녕." " 미안해.... 그래....잘 가...안녕...." " .............." " .............." <7> 뚜 뚜 뚜 뚜 뚜... 다이얼이 늦었으니 다시 걸어 주십시오. dial is late. Please Call again. 뚜 뚜 뚜 뚜 뚜... Please...Call again......... < 끝 > [4829] 제목 : [버터빵] 버터빵이 우물에 빠진 날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24 10:55 읽음 :1110 관련자료 없음 ------------------------------------------------------------------------------ 1996년 8월 21일 수요일 날씨 짱짱. 따르르릉~~~ 쿵떡 쿵떡.... 음...몇시지? 9시...음...다시 자자~! 쿨쿠르르르...질질.... 따르르릉~~~ 쑥떡 쑥떡 .... 음..몇시지? 1시...음...또 자자~~!! 아니..아니지..이젠 일어나야겠다. 빰~~~~~~~~!!! 여기서부터 오늘 터빵이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사실..오늘은 정말 정말 기다리던 날이어따. 그동안 방학인데도 무지무지 바빳던 관계로 하고 싶었던 여러가지 일..이를테면 영화보기라든지 미술관가기( 안믿으실지도 모르지만..진짜에요...흑..)를 하려고 벼르고 별러서 아무런 약속도 안잡은...황금같은 방학중의 휴가여따. 갤러리지암이라는데서 10년동안 바다만 그린 조충래씨가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전화를 걸어 장소까지 다 알아놓고..영화도 " 굳바이 마이 프렌드" 나 "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나 " 히트" 중에 표 있는걸 볼려고 돌아다닐 루트까지 다 짜 놨던 거시어따~! 그리고..엄마가 아침에 동창회 가신다고 나가신 다음 계속 자다가 드디어 때를 알고 일어나 이 모든 계획을 수행하려 했던 거시어따~!!! 옷도 혼자서 돌아다니는데 청승떨면 안되지 시퍼서 아끼던 검은 반바지와 반팔티를 골라서 걸쳐입고 얼굴도 세수를 퍽 퍽 한다음 거울보고 한번 이쁘게 우서두 보고...조금 길러진 수염도 다 깎고..그리고 드디어 문을 박 차고 나가려는 순간...서랍에 열쇠가 없다??? ' 설마...엄마가 경비실에 맡기고 가셨겠지..' " 아저씨, 202호 열쇠 있어요?" " 응? 열쇠? 어머니가 아까 나가실때 그냥 나가셨는데..." " 그럼 열쇠 없어요??" " 응..없는데." !!!!!!!!!!!! !!!!!!!!!!!!!!!!!!!!! !!!!!!!!!!!!!!!!!!!!!!!!! !!!!!!!!!!!!!!!!!!!!!!!!!!! !!!!!!!!!!!!!!!!!!!!!!!!!!!!! !!! !!! ! ! @ ! ##### ###### ! @ @ %1 (0) ^^ (0) 1% @ @&%1 ~~ ^^ ~~ 1%&@ @@1 ~~ ^^ ~~ 1@@ 1 ~~ ^^^^ ~~ 1 1 00 ~~ 1 1 ~~ 1 1 _____ 00 1 1 1 1 1 111 111 ___________ 그날...송파구 잠실4동에서는 하늘을 가르는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전해진다 끼아아아아아아아악~~~~ 흑....이쩌피 이렇게 된거 누구를 원망하나...그냥..흑... 나갈려고 폼 잡고 경비아저씨 앞에 있다가 열쇠 없다고 다시 들어가기 민망 해서 집이야 도둑 맞으면 엄마한테 책임을 돌리자 생각하고 그냥 나가서 어짜피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잇어야 될거 가타서 비됴집에서 " 지독한사랑 ", "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 센스 앤 센서빌리티" 를 빌려따. 우리동네는 아직도 비됴 빌리는데 2000원인데 그나마 다행으로 요즘 500원 내려서 4500 원주고 빌려따. 기분이 슬퍼서 먹을껀 사지 않아따. 내 동생방으로 가서 비됴를 틀었다. 내 동생방에는 전용으로 33인치 텔 레비와 8헤드 소니 비디오와 켄우드 오디오가 잇어서 돌비 서라운드를 지원 해주니까 왠만한 비디오방보다 훨씬 영화보기가 더 좋다. 다만..사우나 의 자가 없는걸 빼고는. 이것도 좀 이따가 산댄다. 나두 사우나 의자만 사가꾸 동생한테 껴서 봐야게따. 하간 이거 세개 중에 "지독한사랑", "돼지가우물 에빠진날"을 봐따. 아직 센스 앤 센서빌리티는 못봐따. -- 지독한 사랑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눈으로 봤다는 유치한 소리를 지껄이 시면 방송 짜릅니다. 어게 보셨습니까? -- 거의.. "wlehrgkfurh shfurgks tkfkd" 이더군요. -- 아..독일어인가요? -- 에구궁..오타가..한글로 쳐야 되는데... " 지독할려고 노력한 사랑" 이더군요. 영화 곳곳에 김갑수와 강수연이 서로 어색함을 무쟈게 감출려고 노력한게 보입니다. 줄거리 자체도 별로 연관성이 없고...한눈에 반햇다고 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것도 이해가 안되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것만으로, 두 사람이 동거했다는 사실만으 로, 또는 둘이서 음식 먹다가 키스했다는 사실만으로, 또는 시도 때도 없이 섹스했다는 사실만으로 이게 지독한 사랑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군요. 아 마도 지독하려고 노력했지만...감독은 지독했지만 관객은 별로 지독하지 않 은 사랑같습니다. 특히 김갑수의 연기가 조금 어색하더군요. 특히 사랑장면 에서는..안 어색할려고 노력은 많이 한 것 같은데..싸우는 장면에선 리얼하 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대종상을 탈 정도의 연기력은 보이지 않더군요. 강수 연도 물론...별로 뛰어난 연기력을 보인 것 같지 않고요. 이명세 감독이 " 첫사랑" 에서 김혜수랑 공연했을때 별로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신선한 감각만은 인정을 했는데..여기서도 실제로 겪은듯한 자질구레한 사 랑의 행동들이 나타나있더군요.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인물들의 극을 달리 는 감정변화와 이러한 사실적 행동들과의 연계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 따라서 영화 자체가 어딘가 모르게 그냥 떠잇다는.관객에게 다가서지 못 한다는 느낌을 갖게 하죠. 이러한 부조화속에서 두 배우들이 사랑하거나 싸우는 것을 보면 마치 슬랩스틱 코미디로 웃기려고 몸을 던져 안달하는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서 안쓰러운 느낌마져 들었습니다. 별로...기대에 못미치는 작품이더군요.작위적인곳이 너무 많이 눈에 띄여서... -- 그렇게 말을 많이 하면 듣는 저희는 짜증납니다 좀 짧게 해 주시죠. "돼 지가 우물에 빠진날"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 너무 길게 말을 했나요? 그럼 좀 짧게 하죠.. "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은 펼온가들이 너무도 사랑하는 영화죠. 심지어는 우리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할 만큼..그러나 흥행성적만으로 볼때는 별로 신통치 않은 영화.. .물론 아주 망한건 아니지만. 영화 자체는 정말 리.얼. 하더군요. 4사람의 일상을 정말 그대로 보는듯한 영화..감정묘사도 잘 되어잇고..심리표현에도 능숙하고..배우들의 연기도 잘 되어있고...특히 우유부단하고 심적으로 불 안정한 주인공의 성격이 "지독한사랑" 의 감갑수의 성격과 매우 비슷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에서는 매우 대조적이군요. 제 관점에서는 오히려 "돼지..." 의 표현이 훨씬 더 사실감 잇던 것 같습니다. 잘된 영화라는 건 정말 인정 할 만 하더군요. 단지 영화가 뒤로 갈수록 점점 처음의 맥이 약간씩 풀려가 고 잇다는것..그리고 마지막의 살인과 이응경의 자살을 의미하는 행동들이 별로 연관성이나 새연성을 갖지 못한채 한 장면으로 그냥 흘러가 버리더군 요. 저로서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평론가들도 별로 이해가 가지 않은게 확실한게..원래 자기가 잘 모르는것은 무조껀 좋고 신비한것으 로 쳐 버리는..평론가들으 습성에 비추어 볼때 무슨 말을 하는듯은 한데 정 확히 표현되지 않은 마지막의 장면에 평론가들이 그냥 뻑이 가버린것 같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만으로는 "지독한사랑"보다 훨씬 낳더군요. 단지 마지 막 부분에서 너무 컬트쪽으로 흘러버린것이...물론 이걸 더 좋아하는 사람 도 있겠지만..저로서는 제가 이해할 수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약간은 불만 입니다. -- 말 짧게 하랫더니 또 그렇게 오래 하시는군요. 담부턴 당신 인터뷰 안할 꺼야~! -- 나두 너같은 작자와는 다시 인터뷰 안해~! -- 작자? 네가 어디서 날 봐다고 작자야 작자가`! -- 이런 나이두 어린게 어디서 반말이야! ... 보통 싸움은 이런 식으로 시작된다... 하간..이렇게 두영화를 봐따. 이구궁..그래서 시간이 6시가 되었는데 엄마 는 아직도 안오셔따. 일찍 오셨으면 그래도 나가볼려고 그랬는데..그래서 모든걸 완존히 포기하고 라면을 끓여 먹었다. 1. 물을 2컵과 2/3컵을 넣는다. 2. 물에 마늘 다진것을 조금 넣는다. 3. 식초 3방울 정도를 물에 넣는다. 4. 물을 끓인다. 5. 계란을 깨서 흰자와 노른자가 섞이도록 골고루 푼다. 6. 물이 끓으면 라면과 스프2개를 다 넣고 계속 끓인다. 7. 면이 약간 덜 익을때 쯤 해서 불을 끈다. 8. 5번의 계란을 넣고 휘젓는다. 9. 참기름 한방울을 떨어뜨린다. 10. 상에다가 냄비채로 가져와서 물과 김치와 함께 마시께 먹고 남은 국물 에는 밥을 비벼먹는다. 11. 아..마시따~! 그리고 나서는 그릇들을 설거지를 해따. 그리고 걸레를 빨아서 집안 곳곳을 방걸레질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이것도 사실이에요...착한 장남..) 그리고 나서 아빠가 오셨다. 그런데 좀 있다가 아빠도 다시 머리를 깎으신 다고 나가셨다. 그래서 또 혼자서 할 일이 없어서 방걸레질하며 노래도 부 르고 율동에 마추어 걸레질도 하고... 그러고 나니깐 이미 9시 . 오늘 하루가 다 가버려따. 아...슬프다... 랄랄랄랄 라라...슬프다. 오늘 공들여 만든 하루가 이렇게 ...설거지, 방걸레질, 밥하기, 청소하기로 다 끝나버려따. 오늘은...버터빵이 우물에 빠진 날이었다. <끝> [4502] 제목 : [버터빵] ### 어느 청년 이야기 ###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20 17:37 읽음 :1294 관련자료 없음 ------------------------------------------------------------------------------ <1> 어떤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과 별로 다를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귀여운 아기를 보면 빙긋 웃음이 나오고, 어쩌다가 맑게 갠 하늘에 무지개가 뜰 때면 그 끝에 정말 황금항아리가 있을까 궁금해 하기도 하는.. 그 청년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뭐라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그래서 우리 주위에 있더라도 쉽게 기억이 나지 않는 그런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청년은 자신도 모르게 어떤 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의사선생님도 모르는 병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1년동안을 일어나지 못하고 병을 앓던 그는 정확히 1년이 지난 어느날 기적처럼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이 청년은 자신이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것을... <2> 이 청년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청년과는 달리 특별했습니다. 머리도 좋고, 성격고 좋고, 얼굴도 이뻐서 그녀 주위의 모든 남자들은 한번정도 그녀와 사귀는 것을 꿈꾸어 보는 그런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청년도 평범하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기에 청년은 매일 밤을 새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의학, 공학, 지학, 농학, 법학, 경제학 등등의 모든 분야의 책을 읽었고, 읽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녀에 대한 모든 것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 그녀가 자주 가는 커피전문점, 그녀와 친한 친구들 이름, 심지어는 그녀가 한 모든 말들과 행동, 그리고 집에 갈때 걸어가는 발걸음 수까지 전부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도 자신의 모든것을 기억해 주는 청년이 점점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바람이 높게 솟은 나무 가지의 끝을 맴돌고 지나쳐간 날, 청년은 바람의 향기를 맡으며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그녀는 아무런 대답없이 고개를 끄떡였습니다. <3> 그 날 이후로 청년은 행복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기억력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고, 그가 사랑하는 그녀 또한 그를 매우 사랑해 주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청년은 설령 모든 것이 잊혀져도 이 시간만은 잊혀지지 않기를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행복은 영원하지 못했습니다. 청년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었기에 그녀가 속삭이는 달콤한 사랑의 말이나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의 감촉들도 기억할 수 있었지만, 그녀가 가끔 행하는 실수나 그녀에게 가지는 작은 불만들 또한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러한 기억들은 자꾸 쌓이고 쌓여만 갔습니다. 그러면서 청년은 점점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잃어간 채 그녀를 만나면 화를 냈고, 그녀 또한 변해가는 청년의 모습을 보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청년과 그녀는 헤어졌습니다. 그 날, 어스름지는 하늘 너머로 보이던 낮은 구름들도 헤어짐의 눈물과 함께 청년의 머리속에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4> 그녀와 헤어진 이후, 그에겐 모든 일이 나쁘게만 돌아갔습니다. 그를 따르던 주위의 친구들도 자신의 모든점을 기억하고 있는 청년을 짜쯩내며 떠나갔고, 청년은 단지 기억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떤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는 없었습니다. 청년도 혼란스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밤 먹던 커피가 몇방울이나 바닥에 흘렀는지, 오늘 아침에 차를 몇대나 보았는지, 내일 만나기로 한 친구가 전에 만났을때 술을 마시며 무슨 말을 했는지 모두 기억이 났기 때문에 이젠 그에게 새로운 것이란 없었습니다. 무엇이든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기억하고 있는 청년에게 변화라는 것은 단지 또 다른 기억거리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 그런 과거에 얽매인 기억때문에 그는 점점 자신을 과거에 얽매고 있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5> 청년은 이제 청년이 아닙니다. 나이를 먹어서 더이상 예전처럼 운동도 할 수 없고, 오랜시간 걸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쌓인 모든 기억들 때문에 이젠 그는 밖에 나가는 것 조차 두려웠습니다. 부모님의 돌아가실때 모습과, 친구들이 자신을 떠날때 남기고 간 차가운 눈빛들 하나하나를 그 모습 그대로 기억하고 있는 그에게 세상은 잔인한 모습만을 기억시켜 주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에 누워 될수 있는 대로 기억할 꺼리를 만들지 않으려는 그가 이제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옛날 그녀와 함께 보낸던 행복한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녀에게 자신이 얼마나 잘못했는지 기억하면서도 그 잘못을 되돌리려 하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더이상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청년은 밖으로 뛰어나가 그가 그녀에게 처음 사랑을 고백했던 장소로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장소엔 우연처럼 그녀가 하얀 머리를 이고 다소곳이 앉아있었습니다.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6> 청년은 예전에 자신이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기억하고 있는 예전 모습 그대로. 그녀와 함께 걸었던 길가의 가로등불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녀와 함께 보았던 영화의 대사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그녀와 함께 들었던 바이올린의 선율은 얼마나 오랫동안 귓가에 맴돌았는지 모두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 후, 모든일이 나쁘게만 돌아가면서 그토록 원망해왔던 자신의 기억력을 얼마나 오랜만에 감사하게 여기고 있는지 이야기 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그의 그런 이야기들을 모두 들어주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은 마치 오랜동안 함께 살아 온 것처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함께 죽어갔습니다. <7> 오늘도 바람은 또다시 차갑게 나무가지 끝을 스쳐갑니다. 어스름지는 하늘가에도 낮은 구름이 맴돕니다. 이젠 어두워 진 하늘에 별이 뜨고, 어디선가 낮게 산의 파도소리가 낙엽들을 몰고 어디론가 떠납니다. 그리고 청년의 묘비에 적힌 글들도 이젠 닳고 닳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었기에 그는 슬펐고 한가지를 잊지 않을 수 있었기에 그는 행복하였네라..... " <끝> - 오늘 또 우산을 잊어버리고 써 봅니다. 행복하세요. ..- [4319] 제목 : [버터빵] 영어에 대한 회고록.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19 00:54 읽음 :1081 관련자료 없음 ------------------------------------------------------------------------------ <1> 제가 영어...라는 걸 첨으로 입에서 뱉아낸 것은 국민학교 3학년때였어요. 저희 집 근처에 논을 얼려서 만든 스케이트장이 있었는데, 그 스케이트장에서 틀어주던 노래중에 누구드라....듀란듀란인가? 하간 누가 부른 " Words don't come easy" 라는 노래를 틀어줬는데, 그 가사는 " Words, don't come easy to me. I can'a find a way, come and to see my love, words don't come easy." 라는 가사인데( 맞나 몰라..헐. 틀리면 그냥 그러려니 하세용. ^_^) 이걸 제가 듣기엔 " 러브 똥까뮤직 투 미 아케나 판 어웨 커맨 투 씨 말 럽 래똥카뮤직~ " 이라고 들었어요. 헐... 그리고 거기서 들은 걸 또 팝송이라고 계속 흥얼거리고 다녔죠. " 레똥카 뮤직~" 그러구. 글구 이걸 제 동생한테두 영어라구 갈켜줘서 둘이 같이 가면서 " 똥카 뮤직~어쩌구~" 하며 최신 팝송을 부른다는 자부심에 큰소리로 고래고래, 그러구 다녔죠. 그러면서 " 외국 애들은 똥카뮤직이 무슨 뜻이 있나봐. 똥카는 똥차구, 뮤직은 음악이니까 똥차음악인가봐. " 그러면서 가사를 음미하기도 했었죠. 왜 " Words" 가 러브로 들리고 " don't come easy"가 똥카뮤직으로 들렸는지는.. 설/명/불/가/능. <2> 그러구 나서 본격적으로 영어에 접한건 국민학교 6학년때. 이때 귀로 흘려 들은게 알파벳이었구 "A"가 "에이"라구 발음하는거구 단어에서는 "아"로 발음된다는 등등을 어쩌다가 그냥 알게되서 ( 음..어릴땐 천재였나봐용. 이걸 어케 그냥 알았지?) 이걸 이용해서 미국사람들도 그냥 우리말을 영어식으로만 써서 말하는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사과를 " Apple" 이 아니구 " Saga" 라구 하는 줄 알았구, "뻥까지마"를 " Bbunggajima"라고 쓰는 줄 알았어요. 정말루. 근데 그때 한참을 고민했던게, 그래도 몇가지 단어는 알고 있었으니까, "음악"은 "Music"인데 왜 "umak"이라고 안쓸까 한참을 고민했죠. 결론은 둘 다 쓴다~~ 라고 혼자서 내렸구요. 그리고는 이제 전 영어를 다 배운줄 알고는 엄마한테 자랑하고, 아빠한테 자랑하고, 애들한테두 자랑하고.. 결국 중학생이 되어서야 알았어요. 영어는...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라는 걸. <3> 그러고 나서 영어에 대한 해프닝은 한참 뒤인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때 벌어졌죠. 드디어 수학여행~! 오~! 경주여, 너 참 아름답구나. ~~그렇게 우리는 차 속에서 신나게 포카판을 벌이며 경주로 가서는 불국사를 휘저으며 신라 화랑의 기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석가탑에 말뚝박기를 하며 신나게 놀던 차에 아앗~! 저기 가는것은 미국인 아닌가~! ( 무조껀 외국인은 미국인이라고..-_-) 흐흐.. 아이들은 모두 신기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왜냐면 그때만해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지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애들이..갑자기 저보구.. " 야, 반장아. 너 한번 가서 말 걸어봐라." " 내가 어케 말을 거냐? 영어두 못하는데." " 그래두 네가 개중 나으니까. 해 봐~~" 헐..개중 낫다는..그 칭찬 한마디에 맛이 가버린 버터빵, 용감하게 외국인에게 다가섰습니다. 그리고는 사진을 같이 찍자고 말할려고 성문 기본영어에서 배운 "사진을 찍다" 라는 숙어인 take a picture를 이용하야, ( 아, 이때 내가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 Do you take a picture with me?" 그랬더니, 갑자기 그 사람이 오케이~ 그러더니 내 사진기를 빼았아 가는게 아닙니가? 오옷`! 이것은 .. 외국인은 다 착한 줄 알았더니 이 놈은 아주 나쁜놈일세 그려. 내 카메라를 뺏어가? 어쭈구리. " 돌려줘~! 내껄 왜 가져가~! 줘요~!" 음..급하니까 영어도 안나오구 그냥 토종어로 막막 소리쳤는데.. 옆에 있던 무슨 통역하는 사람같은 한국인이 " Do you have a picture taken with him? " 이라구 그러니까 그제서야 알았다는듯이 웃으면서 나랑 사진을 찍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내가 한 말은 " 나랑 사진을 같이 찍어요" 긴 한데..우리나라에선 그냥 사진 같이 찍자고 해도 같이 찍히는 걸로 당연히 되는건데 이게 영어로는 같이 사진기를들고 찍자는 말로 되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같이 찍을려고 제 사진기를 가져간 거구요. 그 이후로 결심했죠. 영어를 해야 겠구나. 그래서 날마다 밤마다 에얍케얀(AFKN)을 틀어놓구선 봤죠. 하지만 역시..안들리더군요. 야속한 영어 같으니라구. <4> 대학교 2학년이 된 이젠 가까스로 영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게 되었어요. 그 나마 외국방송을 많이 본 덕분 같지만. 그런데 문제는 말하기가 엉망이라는거. 이걸..오늘 아주 절실히 느꼈죠. 실은 오늘 제 친구의 영어선생인 micch를 만나게 되었는데 으... 알아듣기는 하겠는데 무슨 답을 할 수 없으니 답답혀서 원. 근데 충격받은건 내가 말하기를 못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 친구가 우리나라에 온지 2개월 반밖에 안돼었는데 우리나라의 역사를 저보다 더 잘안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냥 저도 아는 체 하긴 했지만 속으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담에 만날땐 꼭 우리나라의 명소를 데리고 다니며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라고 오늘 집에 오면서 결심한 버터빵. 그러나 이렇게 될려면 아마도 버터에 깊고푸른 곰팽이가 슬어야 가능 할런지도.. 제가 코~ 잘때 첫눈이 왔다는데, 야속한 첫눈같으니라고. 그 첫눈 오는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며 버터빵은 물러갑니다. [3974] 제목 : [버터빵] 가/을/에/가/까/운/겨/울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14 23:09 읽음 :1050 관련자료 없음 ------------------------------------------------------------------------------ 어제 하루에 두개의 시험을 치고 나서는 괜한 상실감에 빠져 오늘은 학교를 다 빠지고 집에 있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비니까 매일 가려고만 마음먹었던 치과를 갔죠. 그런데.. 이빨이 썩은게 무려 여덟개. T_T. 그 동안 내 이는 강철보다 단단한 줄 알았건만... 이렇게 많이 썩어있을 줄은.. 게다가 그걸 금으로 메꿀 경우엔 하나당 12만원이란 거금이. 그 돈으로 내가 램을 사면 12*8=... 헐..하여간 많은 돈이니까 많은 램을 살 수 있을꺼구, 그럼 내 컴은 더 빨라질꺼구, 그럼 내가 컴퓨터를 쳐대는 주파수 F도 증가할꺼구, 그럼 내 컴은 신나서 더 빨리 돌아갈꺼구, 그럼 내 컴은 더욱 사랑스러워 지겠죠. 결국..난 내 컴의 사랑을 내 이빨에다 씌울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내 이빨을 금으로 씌운다는 건 나만의 착각이었죠. " 엄마, 나 이빨 금으로 씌워야 된대." " 금...말고 아말감이라고 아주 싸고 좋은 걸로 씌우렴." 아말감....의료보험이 되는 아말감... 회색빛의 금속냄새가 팡팡 풍기는 아/말/감. 아말감아말감아말감절망감상실감아따영감..... 그리하여 난 아말감을 오른쪽 어금니에 물고 왼쪽 어금니로는 껌을 씹으며 운전면허 학원을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창가로 보는 풍경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주황색 노을과 흩날리는 낙엽들.... 그 낙엽위로 긴 바바리 코트를 입고 걸어가는 분위기 있는 여인네. 허리를 숙여 떨어진 노란 은행잎을 하나 주워들고 자신에게 도취된듯 눈을 감고 걷더군요. 아름다워라... 눈을 감고 걸어가다 가로수에 부딛히는 그 모습도 아름다워라... 그러구 쪽팔림에 뛰어가는 여인의 뒷모습은 차라리 서러워라... 바람은 무척 차가웠습니다. 버스 창가사이로 스며드는 바깥의 냉기와 함께 버스의 창을 흔들어대는 바람은 올해 겨울도 역시 작년 여름보다 추울 것이라는 걸 온몸으로 전달해 주는 듯 했습니다. 제 생각엔 작년 여름은 재작년 겨울보다 따뜻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버스는 지하철 5호선 개통공사로 철판을 깐 도로를 잘도 기어갔습니다. 그 철판 밑에선 뭘 하고 있을까... 저 철판을 지하철 공사 다 하면 어디다 쓸까... 저 철판에다 철판볶음밥을 하면 밥을 몇공기를 퍼야 다 채워질까... 철판 한장 한장에 모양을 새겨 저걸로 포커를 치면 카드 섞을때 아마 기중기를 써야 겠지... 버스가 가다서다 하여 옆에선 사람들이 앞뒤로 구르는 와중에서도 전 그렇게 공사가 끝난 후 철판의 향방을 심도깊게 생각했습니다. 데구르르.. 낙엽도 사람들처럼 구르고 있었습니다. 데구르르.. 그러고 도착한 운전면허 연습장. 서울에선 하나밖에 없는 시험가능한 운전면허장이라고 하던 것 같은데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쪽 횡단보도 옆의 나무는 오늘도 새로이 심어져 있더군요. 운전면허 학원의 나무들은 모습이 온전할 날이 없습니다. 그냥..벙개맞은듯 그렇게 우찌끈. 기이이잉~~ 애처로운 차의 용쓰는 소리는 rpm이 5000을 넘어 5점을 깎이는 어떤 아줌마차의 애절한 비명소리였고, 그 뒤의 악쓰는 소리는 머리곱슬아줌마가 출발을 하지 못하여 실격되고는 이 차는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출발이 안된다고 따지는 소리였습니다. 결국 사람이 많아 오늘은 차를 못타고 할 수 없이 다시 집에 와야 했습니다. 자하도를 건너 저 쪽 버스가 막 갈려고 하는 것을 보고는 후다다닥~ 달려갔으나 버스는 절 못본체 하고 그냥 가더군요. 차 뒷창문으로 제가 못탄것을 안타까워 하는 아름다운 여편네의 눈길이 얼굴에 따갑게 꽂히는 걸 느끼고는 씨익 웃음으로 화답하는데 " 야, 이새캬~! 도로에서 뭐해~! 죽고싶어?" 뒤의 버스 운전사는 제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죽고싶어? 전 죽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는 무시무시한 눈으로 쌔려보며 얘기했죠. " 아저씨. ....잔돈이 없는데 1000원짜리 내두 돼요?" 그 질문의 결과는 버스 안내양이 되어 버스 돈내는 통 옆에 있는 기둥을 애처롭게 잡고는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 팔듯이 손을 내밀어 " 아저씨..동전은 여기에 주세요. 아줌마..왜 300원 내고 타요.. " 그렇게 집에 갈때까지 파트타임 버스 안내양을 하고선 집 앞에 내리니 이미 저녁 어스름이 제 발치를 감싸더군요. 오늘 하루도 그렇게 갔습니다. 아까 버스를 타고 본 저녁노을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아요. 겨울에 가까운 가을이 주는 느낌들, 뭔가 따스한 것이 그립고, 옆에 무언가 있었으면 좋겠고, 땅에 떨어진 낙엽들이 발치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고독으로 다가오는 겨울에 가까운 가을. 아니 ... 실은 가을에 가까운 겨울이지만 전 아직 겨울에 가까운 가을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 서울은 영하 1도래요.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첫눈이 오겠죠. 그토록 바라던 첫눈이었는데... 지금은 첫눈이 올까봐 겁이 나는 이유는 뭘까요. 첫눈이 오는 그 날 전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그 옆에 과연 어느 누가 저와 함께 첫눈을 맞고 있을까요. 가끔은 화장실에서도 하늘을 보고 싶고, 첫눈을 마음으로 맞아보고픈 버터빵이었습니다. 안녕히... 오늘도 겁나게 즐거운 하루 되시길. [3911] 제목 : [버터빵] 내 컴퓨터, "순돌이"를 보내며...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14 03:27 읽음 :1047 관련자료 없음 ------------------------------------------------------------------------------ <<1> 옛날 제가 국민학교때 한참 컴퓨터 열기가 돌았어요. 그때 저희 아버지가 정말 큰 맘 먹고 사주신게 애플 컴퓨터. 물론...애플 정식은 아니구 호환이긴 했지만. 덩치는 이따만해가꾸서리( 음..이건 지금 생각에 얘기구 그때는 뭐...흠 잡을 데 없었죠.) , 모니터는 녹색과 검은색밖에 안나오는 2색 모니터. 그 컴이랑 또 그냥 딸려준 5.25 인치 드라이브와 ( 3.5인치는 ... 그때는 별로 없었어요..) 울티마 5는 정말....가히, 환/상/적/이/었/죠, 그때는...그때는. <2> 그 컴을 책상 2/3을 차지하게 들여놓구선 그때부터 오락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엄마가 공부안한다구 그러심 " 책상에 자리가 없어서요`~~" 하는 ..참... 유치찬란 치사뽕짝인 변명으로 얼버무리며 그렇게 오락을 했죠. 울티마5, 바즈테일, 카멘 신디아고를 잡아라, 또 뭐드라... 음, 아`! 둘리의 모험도 있었구, 동계올림픽, 하계올림픽도 있었어요. 그때는 카피 프로그램도 없었죠. 뭐..컴퓨터야 당연히 베이직으로 돌아가는 건 줄 알았구 peek, poke ( 이거 기억하시는 분이 얼마나 될런지..) 나 좀 쓰면 컴퓨터에서 음악 아닌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뭐 프로그램 파는데 가면 카피프로그램으로 디스켓에다가 오락을 한장씩 카피해 줬는데, 그 카피한 디스켓을 들고 집에 오는 길에는 정말,..한마디로.. 신 났 죠!! 머. <3> 그때 오락은 왜 그렇게 재밌던지... 울티마 5에서 동굴안으로 들어가서 열쇠를 다 먹고는 나와서 성으로 들어가서 상자를 여니, "띠리링~" 하는 음과 함께 열리더군요~! 아, 그때의 " 띠리링"의 감동을 아직 잊지 못해요. 마치,...시험 올백 맞은 기분. 정말 울티마에 나오는 샤미노가 되어 여행을 하고 난 듯한 기분. 근데 여행이 좀 힘들었죠, 디스켓 바꿔끼느라구. 바즈테일은 또 얼마나..지금 봐두 신기한게 그 검은색 녹색 두 색과 점으로 어떻게 그렇게 멋지게 표현했는지..바즈테일3에서 처음 시작할때 악사가 노래를 부르며 연주하는 장면은 정말...전 그거 보구 넘 맛이 가서 한동안은 오락 시작도 않고 그 장면만 계속 봤어요. 올림픽. 이거 정말 또 잊지 못하죠. 이 오락때문에 아마 그당시의 컴퓨터 스페이스바는 대부분 고장나 있었을 껍니다. 투다다다다다다~! 스페이스바를 빨리 쳐야 달리기 속도가 느니까 정말 사력을 다해 스페이스바를... 그러다가 엄마가 " 재가 비싼 컴 뿌갠다 뿌개`!" 그럼 또 잠깐 울티마 하다가 엄마 시장가시면 다시 올림픽~! <4> 실은 오늘 오락을 하는데, 별로 재미가 없드라구요. 그래픽이나 소리나 정말 옛날꺼랑 비교도 안되는데...옛날에 디스켓 바꿔끼며 하던 오락의 흥분이 다시 오질 않더라구요. 그땐 왜 그렇게 그게 재밌었는지.. 이젠 그 애플 컴퓨터는 없어요. 실은....그걸 아직도 장롱속에 넣어두다가 강원도 외삼춘이 그걸 낙도 어린이들한테 준다고 오늘 가져가셨어요. 아빠는 이걸 어디다 쓰냐고 그냥 버리라고 그러셨지만 외삼춘은 이것도 좋아하는 애들이 있다고 그러시더군요. 지금 세상은 전부 빠른 시대죠. 486이다, 펜티엄이다, 8배속 씨디롬이다, 뭐다, 뭐다... 이런 시대에 아직도 흑백 8비트 애플 컴퓨터를 보고 좋아할 아이들이 있을까요? 이 아이들이 예전에 제가 좋아했던 만큼 제 컴퓨터, " 순돌이"를 사랑해 줄 수 있을까요? 아직 그런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은 들을 수 있겠죠. 제가 몇날 밤을 새면서 들을 수 있던 그 소리를... " 띠리링~" <끝> 추신: 띠리월드님이 오늘 군대를 가시네요.. 잘 가시구, 우리 한번 li 비오던밤 lt 띠리월드 해 봐용~~~ 재미가 기다립니다, 산더미처럼 그득하게. [3140] 제목 : [버터빵] 제가 버터빵을 쓰는 이유. 올린이 : 깊고푸른(양진호 ) 96/11/06 20:12 읽음 :1336 관련자료 없음 ------------------------------------------------------------------------------ 안녕하세요? 버터빵입니다. 에구...날씨가 꽤 추워졌죠? 오늘은 옷을 좀 두껍게 입고 나갔는데두 좀 춥더라구요. 가끔 이빨이 달달다르르~ 떨리는 걸 느끼면서 이제 가을도 거의 다 갔구나 싶던데요. 근데 어젠가.. 어떤분이 저한테 물어보시더라구요. 왜 대화명이고 필명이고 버터빵을 쓰는냐고. 버터빵을 좋아해서 그런거냐, 아님 얼굴이 버터빵을 닮아서 그런거냐.....그렇게. 근데 이도 저도 다 아니랍니다. 물론 얼굴이 버터빵을 닮아서 그런 거라는 분이 많지만. 헐...실은... 그럴만한 사연이 있어요. 혹시나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몇 안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제가 왜 버터빵을 쓰는 지 정도는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글을 써 봅니다. 휘유.... 한숨이 나오는 건... 에휴. 그냥 시작할께요. 참고로 이 이야기는 거의 완전한 실화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저와 그 애는 1학년 첫미팅때 만났어요. 서로 첫 미팅이었죠. 학고팅이었는 데 10대 10 미팅이었어요. 그때 전 주선이어서 원래 미팅에는 참가를 안하 게 되어있었는데 저희 애들이 빵꾸를 내서 저두 할 수 없이 꼈죠. 그런데 그 자리에서 저와 그 애는 수석을 해 버렸어요. 그러니까..서로 1지 망으로 쓴 거죠. 그 날 다른 짝 한쌍이랑 같이 레몬소주를 조금 먹고 집에 가서는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첫 미팅이었구, 정말 맘에 들었었거 든요. 그래서 애프터를 신청을 해야 되는데.. 바로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선배 왈, " 애프터 신청은 하루 있다가 하는거야." 라는 말이 떠 올라서 하루를 꾸욱 참았죠. 그리고 그 다음날 저녁 9시 정각까지 꾹 꾹 참다가 전화를 했더니, 얘의 첫 마디가 " 왜 이제야 했어, 기다렸잖아.." 혹시나 차가운 목소리로 받으면 어떡하나 무지 걱정하면서 전화를 했는데 이렇게 말해주니까 전 기분이 넘 넘 좋아서 그 다음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나요. <2> 그 주의 토요일에 우린 만나서 영화를 봤죠. 애프터였는데.. 근데 만나서 얘한테 재밌는 말을 해주려고 여기저기서 잔뜩 들어 갔는데 막상 보니까 갑자기 말을 잘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막 막 어버어버 거리다가 그냥 그 렇게 시간은 가구.. 영화는 쇼생크 탈출을 봤는데 정말 재밌던데요. 영화를 보구 나와서 서로 팔짝 팔짝 뛰면서 재밌다구 그랬어요. 그리고 집에 올�㎣� 전 또 물어봤죠. 제발 부정의 대답이 나오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 다음주 일요일에 시간있니? 혹시 자연농원 가지 않을래?" " 그래~ " <3> 우리가 친해지게 된 건 이날, 바로 자연농원을 같이 다녀온 날이었어요. 아 침 9시에 만나서 전철을 타고 가서는 계속 놀이기구들도 타고 얘기도 하고. .그 "추러스" 라고 있죠? 길고 맛있는 멕시코식 빵. 그거 사서 둘이 나눠먹 구.... 그리구 한참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보니까 시간은 벌써 8시. 집에 가는 버스를 타야 되는데, 버스가 그날 따라 일찍 끊겨서 겨우겨우 막차를 탔어요. 그리고 집에 오는데 사람이 하두 많아서 통로에 있던 사람 들이 절 자꾸 얘 쪽으로 미는 거에요. 그래서 서로 한쪽 면이 거의 달라붙은 채로 집에 계속 왔는데.. 심장 두근방 세근방. 그냥 얼굴을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하고... 정말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집에 왔어요. <4> 그리고 시간을 계속 흘러 얘의 생일이 되었죠. 그날 전 과외한 돈 탈탈 털 어서 뮤지컬 표도 사 놓구, 향수도 사 놓구, 저녁도 이대 근처의 " 메종드 필" 이라는데 가서 "미트 퐁듀" 라는 1인분에 15000원 하는 거 먹을려고 다 게획을 세웠죠. 그리고 계획대로 다 잘 되었어요. 뮤지컬도 괜찮았구, 향 수선물도 좋아했구, 미트퐁듀도 맛있었구.. 근데 문제는.. 깜빡 잊고 케익 을 안산거에요. 참... 그래서 후다다닥 가서 "미고" 라는 케익 전문점에 가 서 케익을 샀는데, 이걸 어디서 먹어야 할지. 결국 헤메다가 이대 안으로 들어갔어요. 원래 저녁 10시 이후에는 남자는 못들어가는데 그날 무슨 음악 회를 해서 운 좋게 들어 갈 수 있었죠. 이대 저쪽 구석의 숲 속으로 우리는 들어갔어요. 그리고 촛불을 켜고, 전 노래를 불렀고, 그리고 맛있게 케익 을 먹었고, 그리고..... 그냥 집에 왔죠. 머. <5> 그렇게 우린 100일도 넘게 계속 지냈는데.. 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 요. 혹시 우리가 그냥 아무 관계도 아니구 그냥, 그냥 친구관계라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애들 말하는거 들어보면 대부분 남자는 애인으로 생각을 했는데 여자는 그냥 친구로 생각하는 일이 많잖아요. 그것 땜시 만날때 마다 고민하구, 고민하구, 그랬는데.. 결국은 6월의 어느날 전 화를 할때 말하고 말았어요. " 야..근데..저기 나 할말 있어." " 뭔데? " " 저기...너... 날 그냥 친구로 생각하는 건 아니니?" ".........." " 괜찮아. 그냥...말해 봐.." " 난 .. 네가 그렇게 생각할 까봐 걱정이었어." 그날 전 잠을 못잤어요. 그냥 베게를 안고 침대위에서 덩실덩실. 세상이 다 내 것 같았죠. <6> 전 얘 손을 잡은게 만난 지 200일도 넘어서였어요. 남들은 만난지 1달만에 잡는다는데 도대체 난 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냥 잡을 기회도 없었구.. 굳이 잡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 근데 이게 점점 그렇지가 않더라구요.괜히 서로 그냥 맘에 없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 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어느날은 " 오늘은 내 손을 꼭 잡고 말리라~!" 하 고 나갔는데.. 정말 계획을 완전히 다 세워서... ' 여기선 어케 하고, 커피 를 먹고 또 저기선 어케하고 그리고는 잡는다~!' 라구. 근데 결국 또 못잡 구.. 그렇게 계속 시간은 흘러갔어요. 그러다가 둘이 시간이 나서 춘천으로 놀러갔는데..소양감 댐을 구경 하고 나오는데 쭉 뻗은 춘천거리에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등 뒤로 노을은 빨갛게 지고 있었어요. 그 길을 우리 둘이서만 걷는데... 손을 가만히 얘 가방위에 얹었죠. 그래도 아무 반응도 없길래 조금 더 올리구, 조금더 올리구,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올리다가.. 길을 다 걷고 다시 돌아서 이제 거의 춘천역에 다 왔는데 이번 아니면 안되겠다 싶어서 " 에라~! " 하고는 그냥 어깨에 손을 콱 올려버렸죠. 그랬더니.. 얘가 어깨에 올린 제 손을 살포시 잡아주었어요. 뿅~~ <7> 그리고 ..그리고... 그렇게 우린 1년 반을 만났어요. 그 동안 또 많은 일이 있었죠. 그러다가 우린 헤어졌어요. 헤어진 날은 하필 그 애의 20번째 생일날이었답니다. 그날 얘는 엠티를 갔 다 왔었구, 전 집에서 얘를 줄 장미꽃이랑 선물이랑 다 사가지구 있었는데. ... 그날.. 우린 만나서 서로 헤어지자는 말을 했어요. 헤어지자는 이유는. .. 뭐 다른 사람이 생겨서 그런게 아니구.. 그냥 그런 그런 이유였죠. 헤어지자는 말을 들으니까.. 그 동안.. 1년 반동안 사귄 그 수많았던 일들 이 갑자기 눈앞을 스쳐가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계속. 쉴새없이 눈물이 주 르륵 흘렀어요. 헤어지고 집에 혼자 오면서도 계속 울었어요. 참을 수가 없어서 계속 울었 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뭐라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방을 뒤져 봤더니 전에 사 둔 " 버터빵" 이 들어있더군요. 그 버터빵을 씹으면서 집에 오는데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이 버터빵에 스며들었어요. 그날 전 눈물 젖은 버터빵을 먹으며 집에 왔답니다. 그렇게 헤어진 날 이후로 전 필명이고 대화명이고 전부 버터빵을 쓰게 됐어요.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쓰다보니 괜히 또 슬퍼지네요. 근데 이젠 이런 얘기를 이렇게 그나마 덤덤 하게 쓸 수 있다는게..참. 헤어진 지 200일이 훨씬 넘었네요. 그 동안 정말 서로 좋아했었는데. 이젠 그냥 가을이 되면 외로움을 타는 솔로로 지내고 있답니다. 이제 제가 왜 버터빵이라고 쓰는 지 아시겠죠?. 혹시나 눈물젖은 버터빵을 드셔 본 분 계시면..언제 한번 소주나 한 잔 하죠. 가을에 소주도 꽤 어울 린답니다. 그럼 안녕히....